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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E - 미국산 체리의 중국 직거래 실험

TRADE - 미국산 체리의 중국 직거래 실험

미국 농무부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간의 제휴로 갓 수확한 미국산 농산물이 중국인의 식탁에 오른다



미국 소비시장에 중국산 제품이 범람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미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을 상대로 만성적인 대규모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무역은 일방통행이 아니다.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커지면서 그들도 일부 미국산 제품에 대해 왕성한 소비욕을 과시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바로 체리다.

식품은 미국의 주요 수출품이다. 중국에선 농경지가 부족하고 식품안전 문제가 계속된다. 따라서 미국산 식품 수입에 열을 올린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 농산품의 대중(對中) 수출은 2012년 260억 달러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지금껏 식품거래는 주로 기업간 상거래였다. 유통기한이 긴 곡물과 대두가 식품 가공업체와 생산업체로 대량 판매됐다.

거기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미국 농무부산하 상하이 주재 농산물무역사무소와 중국 인터넷 대기업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업체 티몰닷컴(Tmall.com) 간의 제휴 덕분이다. 티몰은 지난 6월 26일~7월 11일 예약 판매를 실시했다. 갓 수확한 미국산 체리의 중국 내 수요를 테스트하려는 목적이다.

수요는 상당히 많다. 첫 판촉행사에서 티몰닷컴은 110t의 체리를 팔았다. 어림잡아 보잉 757 한 대 중량이다. 3일 만에 마감된 2차 세일에선 판매량을 60t으로 제한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대다수 미국 고객들보다 더 빨리” 그 제품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고 한 관계자가 말했다.

미국 서부로부터 중국인들의 주방에 과즙 많은 잘 익은 체리가 도착하는 데 48~72시간이 소요된다(체리는 워싱턴·오리건·아이다호·몬태나·유타주에서 재배된다). 170t은 20파운드(9㎏) 짜리 상자 1만7000개 가량이다. 전체 생산량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 그러나 소비 수요가 부진한 요즘 조금이라도 늘어난다면 환영할 일이다.

“미국 입장에서 이 같은 대량 수출은 더 많은 기회와 일자리를 의미한다.” 상하이 주재 미국 농산물무역사무소의 마케팅 전문가 리앤 왕이 말했다. “중국 입장에선 소득수준 증가와 경제개발 확대로 중국 소비자들이 품질 좋고 안전하고 영양 많은 미국산 수입 식품을 사먹을 수 있게 된 셈이다.”

구매자들이 소액의 선금을 내고 예약주문을 하면 나중에 배달해주는 방식이다. 사실상 나무에서 체리를 따기도 전에 판매되는 셈이다. 미국 내 재배자들은 소비 수요를 측정할 시간적 여유를 얻어 필요한 양만큼만 출하한다.

미국 농무부와 티몰닷컴 간의 제휴는 2012년 12월에 시작됐다. “미국 농산품을 중국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채널을 제공한다”고 왕이 말했다. “최초의 협력은 2013년 중국 설 직전에 이뤄졌다. 미국 식품으로 구성된 색다른 선물 바구니를 중국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려는 구상이었다. 그들에겐 선물이 대단히 중요한 전통이기 때문이다.” 2013년 상반기 티몰닷컴의 수입품 판매가 500% 늘어났다. 그리고 판매량은 계속 증가세를 보인다.

알리바바 그룹은 해외에서 높은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체리를 수입하는 방안을 모색한다고 알리바바의 플로렌스 쉬가 말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품질 좋은 수입 식품 수요가 늘어난다. 미국 농무부와 티몰닷컴의 협력은 미국 기업들에게 그런 추세에 부응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그녀가 말했다. “C2B(소비자와 기업 간) 모델은 거의 모든 유형의 제품에 적용될 수 있으며 공급자들이 실제 수요를 정확히 예측해 팔리는 양만 출하할 수 있다.”

미국 북서부체리재배자연합의 국제사업 책임자 키스 후에 따르면 체리의 원산지는 추적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 단체는 워싱턴·오리건·아이다호·몬태나·유타주의 재배농가를 대표한다. 워싱턴과 오리건 주가 그 그룹 전체 생산량의 95% 선을 담당한다. 농산물은 대다수 다른 미국 수출품과 달리 부패하는 제품이다. 따라서 신선함이 항상 중요하다. 후에 따르면 체리의 유통기한은 30일 안팎이다.

“체리의 신선함이 큰 장점이었다. 이런 농산물이 현재는 중국 전역의 소비자들에게 널리 공급되지 않는다”고 쉬가 말했다. “공급망을 단축함으로써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 저장·운송·중개수수료 등과 관련된 비용을 절약해 상생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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