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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S ENVIRONMENT - 해파리의 역습

FEATURES ENVIRONMENT - 해파리의 역습

바다 생태계 파괴의 주요인 생명유지 체계의 확보에 가치를 두고 파괴 속도 늦추면서 해결책 찾아야



해파리 증식은 인간이 바다에 미치는 영향으로 초래되는 의외의 원치 않는 결과다. 대량증식 현상은 해파리의 정상적인 생명주기의 일부다. 하지만 진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인간의 행동들은 해파리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많이 증식할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을 제공한다.

하찮은 해파리가 생각지 않은 곳에서 불쑥 나타나 생태계 변화의 주범이 됐다. 우리가 의도적으로 혹은 우연히 바다에 가하는 변형 거의 모두가 해파리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되거나 다른 종에 큰 스트레스를 줌으로써 해파리를 최후의 승리자로 만들고 있다.

어업은 해파리의 포식자와 경쟁자들을 제거하고 해수 온도의 상승은 해파리의 성장과 번식을 촉진한다. 연안의 건조물은 해파리 유생(폴립)이 서식할 장소를 늘려준다. 또 물속의 산소 농도 감소는 어류나 갑각류처럼 산소를 많이 필요로 하는 종에 비해 해파리에게 유리한 입지를 제공한다. 해수 오염은 어류와 다른 종에 해를 끼치지만 해파리에겐 별 타격을 입히지 않는다. 한편 선박의 평형수와 함께 탱크 속에 유입된 해파리는 선박에 실려 이전에 가지 못하던 곳까지 자유롭게 갈 수 있다.

우리 대다수는 인간이 바다나 자연 전반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잘 안다. 하지만 여전히 자연보호는 도덕이나 양심의 문제로 여긴다. “내가 더 양심적으로 행동할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 하지만 사실 인간은 자연을 지배하도록 지구상에 보내졌다. 인간으로 태어난 게 내 죄는 아니지 않나?” 이런 식이다.

그러나 자연은 인간의 생명유지 체계다. 우리가 거기에 입히는 손해 하나 하나가 우리나 우리 자손들의 삶의 질을 그만큼 떨어뜨린다. 하지만 우리 대다수는 자연이 인간에게 보복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러는 동안 해파리는 야금야금 생태계를 망가뜨리고 있다.

해파리 대량증식이 인간에게 해가 될까?

해파리의 대량증식은 생태계의 균형이 깨졌다는 가시적인 증거다. 건강한 생태계에서 해파리가 대량증식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어류는 지능이 높고 몸집이 크며 속도가 빠르고 개체수가 많기 때문에 해파리가 우위를 차지하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어류의 체계가 불안정해지면 그 틈을 타 뭔가가 그 빈틈을 헤집고 들어갈 수 있다. 그 뭔가가 해파리가 될 확률이 높다.

해파리는 생태계를 지배하고 유지하는데 필요한 놀라운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해파리는 먹이사슬에서 상위에 있는 어종의 알과 유충뿐 아니라 그 유충의 먹이가 되는 플랑크톤을 잡아먹는다. 포식자와 경쟁자에게 가하는 이런 ‘이중 타격’으로 먹이사슬의 맨 아랫부분에 심각한 손상을 입힌다.

게다가 해파리는 인간과 다른 종이 좋은 먹거리로 여기는 고품질 먹잇감의 알과 유충을 잡아먹음으로써 먹잇감의 품질을 떨어뜨린다. 이런 먹이 전환은 큰 걱정거리다. 결국 인간이 먹거리를 놓고 해파리와 경쟁을 하게 되며 해파리에게 홈코트의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파리의 대량증식은 인간에게 위협이 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인간을 위협하는 건 해파리가 아니라 해파리가 증식할 만한 환경을 제공하는 인간의 행동이다.

미래의 바다는 어떤 모습일까?

세계 곳곳의 만과 항구를 둘러보면 심각하게 손상된 생태계 대부분이 어류보다는 해파리의 지배를 받게 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게다가 손상된 생태계 대부분이 정상으로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현재 인간은 생태계에 이미 입힌 손상을 되돌릴 만한 기술을 갖고 있지 않다. 물고기를 잡는 것이 생태계에 해가 되는 줄은 알지만 안 잡고 살아갈 방법을 찾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또 오염된 환경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런 노력은 대체로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인간이 이렇게 파괴적인 방식으로 계속해서 정신 없이 달려간다면 상황은 갈수록 악화한다. 하지만 건강한 생명유지 체계의 확보에 가치를 둔다면 파괴의 속도를 늦춰 누군가 해결책을 찾아날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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