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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S CORPORATE ETHICS - 여성 경영자가 더 윤리적인 이유

FEATURES CORPORATE ETHICS - 여성 경영자가 더 윤리적인 이유

남성은 의사결정을 할 때 윤리적으로 더 ‘관대한’ 반면 여성은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경향 강해



맞다, 여자들도 나름 적잖이 정치적 성추문에 휘말렸다. 수 미릭 전 하원의원과 크리스털 볼 하원의원 후보자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여성의 스캔들은 기혼남과의 장기적인 불륜(미릭)이나 가끔씩 ‘음란한’ 핼러윈 의상(볼)에 국한된 듯하다.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앤서니 위너처럼 섹스팅 스캔들에 휘말리거나, 오랫동안 함께 생활한 가정부 사이에 사생아를 낳거나, 아르헨티나까지 정부를 쫓아간 여성 정치인은 분명 없다.

인구 전체적으로는 여성이 남성만큼이나 파트너를 두고 바람을 피운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그렇다면 어째서 유명인사 여성들은 이 같은 소란스러운(때때로 믿어지지 않는) 스캔들에 휘말리지 않는 듯할까? 워싱턴 정가와 관련해선 애당초 남녀의 정치입문 동기가 다르다는 사실에 근거한 이론이 지배적인 듯하다.

러트거스대 ‘미국여성과 정치 연구소’의 데비 월시 소장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조사에서 여성은 어떤 이슈를 위해 열정적으로 일하다가 정치에 뛰어든다. 말하자면 외부에서 변화를 일으키려고 애쓰다가 어느 순간 정치 주체가 돼야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입후보를 결정한다. 반면 많은 남성은 정치를 평생의 업으로 삼고자 하는 측면에서 자신들의 동기를 설명한다.” 그러나 이 이론은 정계의 여성들과는 관련성이 있지만 그들이 민간부문에서 더 윤리적으로 행동하는 듯한 이유는 설명하지 않는다.

지난 4월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워싱턴 주립대 연구팀이 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83건의 기업사기 그리고 ‘기업사기특별조사반’에 기소된 피고인 436명을 대상으로 했다. 여성은 기업사기에 가담할 기회가 적었다(고위직 여성이 많지 않았거나 또는 위법활동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사기 4건 중 3건 가까이가 남성들만의 조직이 관련된 반면 여성이 단독으로 작업을 하거나 여성들이 공동 모의한 일은 단 한 건도 없었다. 그리고 여성이 우두머리를 맡은 혼성 그룹은 단 하나뿐이었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왜 민간부문에서 여성이 남성들보다 더 윤리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을 보이는지는 대단히 어려운 수수께끼다. 이 기사를 위해 인터뷰한 한 명 이상의 전문가가 그런 반응을 보였다. 이는 많은 과학자가 답을 얻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는 문제이기도 하다. 버클리대 하스 비즈니스 스쿨의 로라 크레이 교수도 그 중 한 명이다. 최근 동료 마이클 하셀헌과 함께 4건의 조사를 잇따라 내놓았다. 다양한 협상 시나리오에서 남성은 의사결정을 할 때 윤리적으로 더 ‘관대한’반면 여성은 눈에 띄게 일관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협상의 남성적인 성격(협상은 남성이 참여하는 남성적인 영역이라는 남성들의 믿음을 의미)은 남성성이 여성성보다 더 위험에 노출된다는 뜻이다. 성별 중립적인 과업에서 모든 변수가 같을 때도 남성성은 분명히 여성성보다 더 취약하다. 따라서 남성이 자신의 남성성 입증에 신경 쓰는 영역에 있을 때 윤리적으로 더 관대한 협상전술을 선택하게 된다.” 그녀의 말이다.

남성의 경우 한 시나리오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맡느냐 또는 예컨대 누가 거짓말을 하느냐에 따라 윤리적 기준이 달라졌다. 반면 여성의 윤리 규범은 시나리오가 달라져도 내내 일관성을 유지했다. “여성은 사적인 이해와 무관하게 높은 수준의 윤리적 기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크레이가 말했다.

크레이는 또한 남녀간 감정처리 방식의 차이로 윤리적 행동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추정한다. 크레이는 현재 펜실베이니아대 워튼 스쿨과 런던정경대의 동료들과 그 관련성을 연구 중이다. “연구에서 도덕과 윤리를 결정하는 요인은 비용효과 분석이 아니라 공감과 동정심을 처리하는 능력임이 밝혀지고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 감정적이고 이 같은 감정을 더 강하게 느끼는 것은 분명하다. 거기에 남성은 자신의 남성성이 다칠까봐 걱정한다는 사실을 결합하면 윤리성과 반비례하는 등식이 성립된다.”

롤린스대 크러머 경영대학원의 메리 콘웨이 데이턴 조교수는 남녀 윤리성의 차이는 생물학적 성별보다는 심리학적 성별의 요소와 더 깊은 관계가 있다고 강조한다. 캐서린 매카비와 리 잉그램이 실시한 조사에서 비윤리적인 행동을 식별하는 능력은 대체로 여성적인 ‘표현적(expressive)’ 특성의 존재에 좌우됐다(표현적 특성은 ‘다정한’ ‘인정 많은’ ‘이해심 있는’ 등 전형적으로 여성적인 성격이 강한 반면 남성성을 나타내는 ‘도구적 특성’은 ‘공격적인’ ‘분석적인’ ‘지배적인’ 같은 요소들로 이뤄진다).

데이턴의 관점과 후속 연구에 근거할 때 이상적인 윤리적 지도자는 반드시 여성 특유의 ‘표현적’ 특성만 보유하지는 않으며 두가지 유형이 결합된 형태를 띤다. “조사 결과 남성이든 여성이든 관계 없이 남성과 여성적 특성이 혼합된 중성적인 사람들이 가장 윤리적이면서 동시에 최고 수준의 사업적 자기효능감(self-efficacy, 어떤 행동이나 과제를 스스로 달성할 수 있다는 신념이나 자신감)을 갖는 경향을 띤다”고 그녀가 말했다. “따라서 그것은 개인이 어떻게 사회에 적응했느냐, 그리고 그 사회화가 개인으로서 사람을 어떻게 발달시켰느냐와 더 깊은 관계가 있다.”

여성 지도자와 정치인의 비윤리적인 행동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와 관련해 과학자들이 거론하는 경향이 한 가지 더 있다. 이는 남성이 여성보다 위험한 행동을 더 많이 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다수의 연구결과에 기초한다. 쉽게 말해 가령 한 그룹을 대신해 의사결정을 내릴 때 여성이 남성보다 위험을 더 회피한다는 점이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지도자로서 남성이 여성보다 유리한 점으로 해석하기 쉽다. 그리고 리더십 위치에 오르는 여성이 적은 이유로 내세우기 쉽다. 남성은 비윤리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더 크지만 또한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하려는” 의지가 더 강하다고 인식될지 모른다. 유럽 은행들의 이사진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대표적인 예다. 그 결과 위험과 차입비율이 낮은 은행의 이사진에 여성의 비율이 더 높았다. 그리고 이는 고용주의 성향에서 기인한다고 추측했다.

그러나 최근의 조사에선 기업 경영진의 성별 다양성이 더 광범위한 기업 자원, 생산성 제고, 긍정적인 재무실적과 관련성을 나타냈다. 여성들이 지도자 위치에 있으면 회사에 윤리적 행동과 경영이 확대될 뿐 아니라 수익성도 향상된다는 결론도 도출됐다.

그리고 오늘날의 기업경영에선 윤리성이 수익성에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에게서 그런 말을 많이 들으며 나도 그들과 생각이 같다”고 월시가 말했다. “리먼브러더스가 아니라 리먼시스터스였다면 그 회사가 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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