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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Tech - 원천기술 가진 중소형주 노려라

Money Tech - 원천기술 가진 중소형주 노려라

박홍식 ING자산운용 CIO … 유럽 회복에 큰 기대 말아야



박홍식(46) 전무는 LG전자·일은증권·대한지방행정공제회 등을 거친 다채로운 이력의 소유자다. 2010년부터 브레인자산운용에 합류했으며 최근까지 헤지펀드운용본부장을 역임했다.

올해 3월부터 ING자산운용의 신임 주식운용본부장(CIO)으로 선임돼 운용을 총괄한다. 운용 경력을 쌓은 건 1996년 대한지방행정공제회에서 주식팀장을 맡으면서다.

그는 절대수익을 추구하고 개별 기업의 이익과 기업가치(펀더멘털)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투자를 강조한다.

그는 “개별 기업 이익이 주가와 같이 움직인다”며 “따라서 철저한 기업 탐방으로 기업을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기금에서 운용사로 넘어오면서 투자철학에 변화는 없었나?

“경력을 떠나 투자철학이 바뀌지는 않았다. 시종일관 펀더멘털에 기초해 절대수익을 추구한다. 다만 운용사로 넘어오면서 바뀐 게 하나 있다. 전에는 절대수익 펀드를 운용하면서 모든 영역을 다다룰 필요가 없었다. 정말 중요하고 잘 될 것 같은 산업만 집중했다. 운용사에서는 변동성을 완화하길 원하는 수요가 있다. 산업별로 자본을 배분·순환시켜야 한다.”

ING자산운용 합류 후 어떤 운용전략을 세웠나?

“산업별로 자산을 배분하면서 동시에 성장성이 있는 중소형 종목도 찾는다. 1990년대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이 글로벌 경제에 편입되면서 세계 경제가 ‘캐펙스(Capex, 설비투자)’ 사이클에 의해서 성장했다. 그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설비 투자를 통한 경제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 각국은 캐펙스에서 컨슈머(소비재)를 통한 성장을 하겠다는 정책으로 선회했다.

한국도 새 대통령 취임과 함께 미래창조과학부를 만든 게 비슷한 맥락이다. 설비투자 시대를 거치면서 국내 산업재, 즉 철강·석유화학은 공급과잉이 심해졌다. 이를 대체할 영역이 어딜까. 박근혜정부가 추진하는 바이오·미디어콘텐트 산업 쪽에서 성장 종목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이 영역에 투자를 집중하고 연구·분석도 많이 한다.”

정책 수혜주를 찾는 것인가?

“그런 쪽에서 실제로 성장주가 나올 것이다. 미국에서 미디어 콘텐트, 바이오 주식이 많이 올랐다. 일본의 예도 있다. 일본 경제의 ‘잃어버린 20년’ 기간을 보면 아주 작은 중소기업의 주가 상승이나 실적 성장이 많았다. 원천기술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새먹거리를 찾는 한국에도 충분히 의미 있는 분석이다.”

돈이 산업재에서 소비재로 옮겨갈 거라는 얘기인가?

“산업재의 공급 과잉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빠지는 자본을 흡수할 수는 있다. 다만 자본이 그렇게 많이 이동할 만큼 큰 영역은 아직 아니다. 대박이 나지는 않을 것이다. 추가 수익률을 내는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중소형주 고르기가 쉽지 않다.

“펀더멘털이 중요하다. 기업에서 이익이 나지 않으면 설령 성장산업에 있다 하더라도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 그 산업에서 충분히 이익을 내고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그래서 발로 뛰는 기업탐방과 분석을 통한 투자를 가장 중요한 투자철학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일본의 사례처럼 원천기술을 가진 중소형주도 주목한다.”

올 초 이미 중소형주가 많이 올랐는데.

“올해 초에 한 번 중소형주 강세가 있었다. 그러다 5월 말부터 크게 주저앉았다. 횡보하는 국면에 접어들다가 최근 다시 관심이 커졌다. 연초에는 구분 없이 중소형주 전부 올랐다. 지금은 그중 제대로 된 회사 주가만 올라가는 상황이다.”

펀드에 편입한 관련 종목 비중은?

“20% 정도다. 눈에 띄는 종목이 더 늘면 30%도 갈 수 있다. 그 정도가 적당하다고 본다.”

나머지는 대형주로 채우나?

“그렇다. 대한민국 시가총액을 설명하는 건 정보기술(IT)과 자동차다. 한국 기업 이익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리고 그 종목들이 지금 굉장히 싸다. 펀더멘털이 괜찮고 이익도 내고 있다. 이 쪽에 자산배분을 많이 하는 게 옳다. 신성장동력이 되는 중소형주로는 플러스 알파 수익을 노린다.”

국내 기업의 2분기 실적발표가 있었다. 실적은 비교적 선방했는데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모멘텀 부재다. 외국 기관투자가에게 ‘왜 삼성전자가 싸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니까 ‘올해 이익은 작년 대비 60% 정도 늘었지만 내년에는 이익이 더 늘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반도체 실적이 좋아져도 스마트폰에서 줄어드는 부분을 메우지 못할 거라는 관측도 있다. 자동차도 2005년부터 굉장히 긴 주가 상승 랠리를 했다. 이익도 정체 구간에 들어갔다.”

더 좋아질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큰가?

“외국인 투자자의 생각이 그렇다. 하지만 나는 성장 가능성이 남았다고 본다. 모멘텀이 죽은 건 맞다. 그렇다고 해서 기업이 저렇게 싸게 거래된다는 건 이들 기업의 잠재력을 무시한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터보차저 같은 선진 기술을 내재화시켜 생산원가를 낮추고 제품 성능을 높이면 또 한번 도약할 수 있다.

삼성전자 주가도 저렇게 싸야 할 이유가 없다. 미국 시장에 있었으면 저 가격이 아니었을 거다. 출시 계획 중인 애플의 스마트TV나 플렉서블(휘는) 스마트 기기 등 차세대 시장에서 제대로 대응할 능력이 있는 것도 삼성전자밖에 없지 않나.”

글로벌 증시의 주요 이슈는 뭔가?

“유럽은 경제성장률이 아직 마이너스인 상황이다. 그런데 주가는 올 초에 비해 10% 이상 올랐다. 경기 회복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된 결과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기준이 정해졌다고 본다. 9월 정도에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유동성이 줄어들고 유럽·중국 성장률 회복 기대감도 이미 반영된 상태라서 미국 시장도 주춤할 수 있다.”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게 고민이다. 미국 시장이 안 좋아서 상대적으로 싼 한국 시장으로 돈이 들어올 것인지, 아니면 같이 주저 앉을 것인지. 그러나 주저앉을 것 같지는 않다. 지금 너무 싼 시장이 돼서 더 이상의 하락도 무리가 있다. 미국의 유동성이 그대로 흘러오는 걸 기대하긴 힘들겠지만 미국 시장이 둔화되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는 낫지 않을까 싶다.”

유럽 모멘텀은 없을까?

“이미 그 모멘텀 덕에 석유화학·철강 주가가 45~50% 올랐다. 기대감은 유럽이 좋아져서 중국이 유럽에 수출하고, 한국은 중국에 수출하는 구조기 때문에 이 업종이 좋을 거라는 논리다. 하지만 수출 구조가 변했다. 한국은 더 이상 중국에 중간재를 팔아서 이익을 내는 구조가 아니다. 과거처럼 유럽이 돌아서면 중국이 돌아서리라 생각하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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