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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RISING - 불균형 성장이 반드시 나쁘진 않다

CHINA RISING - 불균형 성장이 반드시 나쁘진 않다

소비 부진은 통계의 착시현상일 뿐



중국이 불균형 성장을 하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반드시 나쁜 건 아니다. 회의론자들은 중국의 앞날을 비관하는 기본적인 이유로 대규모 투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국내총생산(GDP)을 지목한다. 일반적인 논리는 이런 식이다.

“투자 비중이 GDP의 50%에 육박하는 나라는 없다. 이는 중국의 투자 중 상당부분이 낭비되고, 과잉설비가 많으며, 가계소비가 질식 당한다는 뜻이다. 이 모델의 수정이 필요하지만 쉽게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중국이 과잉설비를 흡수하고,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적절한 재조정에 착수하는 동안 투자 급감(즉 ‘경착륙’)이나 수년 간의 초저성장(가령 3% 안팎)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현재의 투자 의존 성장 모델의 대안으로 내수 주도의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 그리고 투자를 지원하는 결정은 모두 개혁으로 부터의 위험한 후퇴나 다름 없다. ”

하지만 스탠더드 차터드 분석가 스티븐 그린과 웨이 리의 생각은 다르다. 중국의 GDP 대비 가계소비 비중이 35% 이하로 떨어진 건 맞다(주요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 반면 투자 비중은 45% 이상으로 증가했다. 그들의 통계를 신뢰할 경우에 말이다. 중국의 통계품질이 결코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은 그 동안 여러 차례 입증됐다.

국가통계국조차 지난 8월 “업종별 데이터가 정확성 요건에 모두 부합한다고 장담하지 못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업종별 데이터의 정확성이 우려된다며 발표를 보류했다. INET 중국경제 블로그의 첸 롱은 ‘중국의 의심스러운 GDP소사(A Short History Of China’s Doubtful GDP)’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린과 리는 보고서에서 유럽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스쿨 주티안과 푸단 대학 장준의 연구결과를 내세웠다. 저자들은 국민계정 데이터 산정의 세 가지 문제가 내수의 중대한 과소평가를 초래했다고 주장한다.



우선 통계국의 주택 임대료 산정이 정확하지않다.대다수 가구가 주택을 소유하지만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그들은 그 주택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대가를 지불하고 이용한다. 이처럼 ‘(이미) 투입된’ 임대료를 가계 소득과 소비로 계산해야 한다고 주와 장은 주장한다.

그들이 통계를 분석한 결과 총 주택 임대료는 통계국의 추정과 달리 GDP의 6%가 아니라 12%에 달했다. 이런 식으로 재산정하면 GDP와 GDP 대비 소비 비중이 증가하게 된다.

중국 가구는 소득의 절반 이상을 초저금리의 은행계좌에 넣어둔다. 따라서 중국의 가계소비가 충분하지 않다고 회의론자들은 주장한다. 중국의 2012년 저축률은 54.3%로 세계에서 가장 높으며 중국의 투자율보다 높다. “그러나 중국에서 살아본 사람이라면 어떤 가구든 가장 먼저 아파트 구입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안다. 사람들이 저축을 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라고 스탠더드차터드의 이코노미스트들이 말했다. “공식 통계보다 집값 상승이 가계소득과 지출에 관해 더 많은 사실을 말해준다.”

중국 가계는 매년 GDP의 9~10% 안팎을 주택에 지출한다. 이 같은 지출은 투자로 분류된다. 하지만 또한 소비로 간주될 수도 있다.



중국의 소비는 상당부분 기업과 정부가 돈을 댄다.그 모두가 사실은 가계 소비다. 관료와 기업 간부들은 관용차를 개인적으로 이용한다. 외식을 하고 노래방에도 간다. 고용주들은 또한 직원의 가스 요금으로부터 휴가비까지 모든 비용을 부담한다. 이 같은 활동을 적절히 산정한다면 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럴 경우 그 중 많은 부분이 개인 소비 항목이 된다고 연구원들은 말한다. 이같은 소비가 연간 GDP의 1~1.5% 포인트에 해당된다고 주와 장은 조사자료에 근거해 추산한다.



신고되지 않은 가계소득과 소비이처럼 데이터의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통계국만 탓할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중국인들도 통계왜곡에 한몫을 했다. ‘음성소득(grey income)’을 올리고 신고하지 않는다. 중국의 도시 부유층은 그들이 공식 신고하는 액수보다 훨씬 더 많은 소득을 올린다. 베이징에 있는 국가경제연구소의 학자 왕샤오루가 논문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 같은 ‘음성소득’은 뇌물로 받은 불법자금으로부터 미신고 소득과 선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도시 가계 조사에는 이 같은 통계가 잡히지 않는다(통계국은 도시가계조사에 근거해 연간 가구소득과 지출 증가율을 추산한다).

9월 23일 왕은 2011년 최신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그는 2011년 총 가계소득을 34조7000억 위안으로 추산한다. 공식통계는 19조7000억 위안이었다. 이 같은 소득을 GDP에 포함할 때 GDP 대비 가구 소득 비율은 42%에서 68%로 크게 늘어난다.

주와 장은 이 같은 3가지 요인을 종합해 2009년 중국의 가계소비가 발표된 바와 달리 GDP 대비 35.3%가 아니라 49.8%였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중국의 가계소비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고도 성장기 때와 같은 수준이 된다”고 스탠더드 차터드(SC)의 이코노미스트들이 말했다.

수십 년 동안 GDP 대비 소비 비중은 꾸준히 감소해 20~30% 포인트나 떨어졌다. 일본에선 1970년, 한국에선 1988년 50% 선으로 바닥을 찍었다. 생산자 가격지수를 감안해 조정했을 때 1인당 소득수준이 대략 비슷한 시점이다. 소비 비중의 이 같은 변동은 GDP 대비 투자의 지속적인 증가로 나타나 40% 선에서 절정에 달했다.

주와 장의 계산방식을 적용해도 GDP 대비 소비 비중이 여전히 투자 비중보다 낮다. 하지만 중국의 불균형 성장 패턴으로 보이는 현상은 실상 고부가가치 활동을 촉진하는 성공적인 도시화 및 산업화 과정의 결과라고 카네기 재단의 유콘 황은 주장한다.

소득이 낮은 농민은 공장으로 이동한다. 그 과정에서 소득이 2~3배 뛴다. 동시에 공장주는 저임 이주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기때문에 이익 마진이 커진다. 따라서 총소득 중 가계 비중에 비해 총소득 중 기업 비중이 상승한다. 그러면 공장주는 신규투자를 통해 설비를 확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주 노동자는 소득 증가분의 큰 몫을 저축하는 데 만족한다. 따라서 GDP 대비 전체 소비는 감소한다고 SC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설명했다.

황은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일례로 전형적인 중국 농민이 1년에 1만 위안 어치의 쌀을 생산해 원료비를 공제한 뒤 9000위안의 순이익을 올린다고 치자. 그 뒤 2000위안을 저축하고 7000위안을 소비한다. 국가회계에서 그의 활동은 생산가액대비 70%의 소비 비중으로 환산된다.

그가 선전으로 이주해 애플(팍스콘)에 들어가서 통상적인 3만 위안의 연봉을 받는다고 하자. 대다수 이주 노동자들처럼 소득의 절반 즉 1만5000위안을 저축하고 절반을 소비한다. 애플은 그의 노동에 자본과 수입 부품을 결합해 부가가치 관점에서 6만 위안에 상당하는 아이패드를 생산한다. 산업 부가가치 대비 그의 소비는 이제 25%가 된다.

도표에서처럼 이 같은 특정한 노동이동은 국민계정에서 GDP 대비 노동의 비중이 90%에서 50%로, GDP 대비 소비 비중이 70%에서 25%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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