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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Tech - 하루 거래량 겨우 2300주

Money Tech - 하루 거래량 겨우 2300주

개인·기관 모두 외면 … 3억원 예탁금 과다 지적
서울 여의도 한 증권사 영업장에서 직원이 증시 모니터를 살펴보고 있다.



코스닥에 투자하는 직장인 이중식(가명)씨는 최근 코넥스(KONEX)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시장 초기라 정부의 지원과 혜택 등으로 작지만 쏠쏠한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그러나 코넥스에 상장된 기업 정보를 수집하던 그는 기대를 접고 말았다. 기업을 철저히 분석해 가치투자를 하는 그가 코넥스에 상장된 기업과 산업에 관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7월 1일 개장한 코넥스가 출범한 지 100일 넘었다. 코넥스는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성장 토대를 마련하기위해 도입한 주식시장이다. 10월 15일 현재 코넥스 시장에 상장된 기업은 총 26곳으로 시가총액은 5800억원 규모다.

코넥스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7월 4억3762만원에서 현재 3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루 평균 전체 거래량도 7월 7만1000주에서 9월 말에는 2만6878주로 급락했다. 종목별로는 하루 평균 거래량 2300주, 거래대금 1500만원 수준이다. 코넥스 개장한지 석 달이 지났지만 거래량과 거래금액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증권가에선 투자자들의 외면이 예상했던 바라고 평가한다. 구조적인 문제가 작용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사려는 사람이 없다. 개인투자자가 투자를 하려면 현재 예탁금 3억원을 맡겨야 한다. 기관투자가들의 참여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코넥스 활성화를 위해 대폭 완화한 각종 의무가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코스닥의 의무공시 사항은 64개지만 코넥스는 29개에 불과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코스닥 기업에 대한 신뢰가 두텁지 않은 상황에서 각종 공시의무까지 면제된 코넥스 기업에 기관이나 펀드가 투자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넥스 상장 기업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다. 현재 코넥스 지정자문인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IBK투자증권·키움증권 등 총 11곳이다. 그러나 코넥스 홈페이지(konex.krx.co.kr) 자료실에 올려진 기업분석 리포트는 단 13개에 불과하다. 코넥스 기업을 전담하는 팀을 가진 증권사도 거의 없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가 활성화 되고 기관 수요가 늘어나야 보고서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코넥스 활성화를 위해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예탁금 3억원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부담이다. 또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는 중소기업창업투자조합이 증권시장에 상장된 법인의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비율을 출자금 총액의 20%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창업투자조합이 이 규제 때문에 투자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영주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하면 가격이 왜곡돼 코넥스 시장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기관이나 일반투자자들의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보완책을 내놨다. 코넥스 상장 후 거래량과 실적이 일정 수준을 넘는 기업에 코스닥시장 신속 이전상장 제도를 도입한다. 또 하이일드펀드의 투자대상에 코넥스 주식을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하이일드펀드는 고수익·고위험을 추구하는 펀드로, 현재 투자대상이 ‘BBB급 이하 채권 30% 이상’으로 한정돼 있다.

이와 함께 코넥스의 주식 공급 물량을 늘리기 위해 상장기업도 늘릴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50개로 늘리는 게 목표다. 현재 11개 증권사인 지정자문인을 확대 지정해 유망 기업 발굴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서태종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코넥스는 개인투자자보다 벤처캐피털과 기관투자가들이 거래하기 위한 시장”이라며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예탁금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 놓은 예수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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