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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LISTENING - 트윗 메시지도 팔린다

SOCIAL-LISTENING - 트윗 메시지도 팔린다

이용자가 올리는 메시지를 트위터가 분석업체에 팔아 기업체의 마케팅에 활용하도록 한다
애플 아이폰의 트위터 앱.



트위터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 회사의 성공적인 광고 기반을 입증하는 데 신청서 양식(Form S-1)의 많은 공간을 할애했다. 2012년의 수입 3억1690만 달러 중 광고가 어림잡아 85%를 차지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납득할 만한 일이다.

트위터는 수입 중 나머지 15% 즉 4750만 달러에 관한 보고내용을 양식의 한 구석에 눈에 안 띄게 배치했다. 그 돈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 업체에 라이선싱하는 방법으로 벌어들인다. 광고만큼 매력적이거나 수익이 크지는 않지만 트위터로선 상당한 수익 흐름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트위터 공동창업자 잭 도시는 비공개 기업 스퀘어사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이기도 하다. 그가 2006년 3월 21일 첫 트윗을 띄웠다. 그뒤로 트위터 이용자들은 140자 이하의 메시지를 3000억 건 이상 올렸다. 그 트윗들은 그야말로 온갖 주제를 망라한다. 그리고 메시지마다 이용자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어떤 곳에 있는지, 언제 트윗을 보냈는지에 관한 소중한 정보가 담겼다.

생각해 보라. 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개인적 관심사를 간단명료하게 발표한다. 저마다 특정한 관심사를 가진 아주 다양한 부류의 다른 사람들에게 연결되는 링크가 딸린 경우가 많다. 자신들이 팔로하는 사람들과 팔로워들, 그리고 언제 어디서 트윗을 보냈는지의 기록이 포함된다. 그리고 모두 간략하고 종종 참조 메시지가 상호 연결된 요약 형태로 제시된다.

한때 그런 데이터의 확보가 광고주와 시장조사 담당자들의 꿈이었다. 문제라면 트위터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그 정보를 소화하기란 소방호스로 물을 마시려 애쓰는 격이라는 점이다. 소셜미디어의 모니터와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하나의 산업이 생겨날 정도다. 그 데이터 흐름을 유용한 자료로 변환하려는 목적이다.

이른바 이 빅데이터 산업의 성장속도가 정보기술 분야 전체보다 7배나 빠르며 2년 후에는 169억 달러의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산된다. 비공개 기업인 인터내셔널 데이터사가 월스트리트저널에 밝힌 전망이다. 알기 쉽게 비교하자면 2012년 실시된 페이스북의 블록버스터 IPO보다 10억 달러 가까이 많다.

이처럼 트윗 정보를 분석하는 소셜리스닝(social-listening) 업체들이 수십 개에 달한다. 하지만 트위터에 ‘공식 데이터 재판매사’로 인정받는 곳은 4개사뿐이다. 샌프란시스코의 톱시 랩스사, 콜로라도주 불더의 니프사(Gnip Inc), 도쿄의 NTT 데이터사, 런던의 미디어시프트사 산하 데이터시프트 사업부 등이다. 이들 4개사는 데이터 소방 호스를 통해 배출되는 모든 트윗에 직접 접근하며 그 정보를 유용한 데이터로 변환하는 특유의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톱시는 모든 트윗을 자동적으로 수집하고 분류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구글이 웹사이트를 분류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텍스트, 사진이나 동영상, 링크, 언급된 트위터 계정, 해시태그(주제어), 트윗 시간 이용자 정보 별로 트윗을 정리할 수 있다. 이용자 정보로는 트위터 아이디, 위치, 이용자가 팔로 하는 계정, 그 이용자를 팔로 하는 사람 등이 있다. 톱시에는 또한 한 제품에 대한 느낌을 감지하는 데이터 언어 알고리즘이 있다.

“톱시가 가공한 정보를 구입하는 회사들은 트위터 내의 어떤 정보든 검색할 수 있다.” 톱시의 한 중역이 말했다. “(브랜드들은) 트윗이나 주제의 양, 반응의 비중, 노출별로 분류할 수 있다.”

차기 배트맨 영화에 벤 애플렉이 주인공을 맡게 됐다는 발표에 대한 대중의 반응을 영화사가 측정하고자 한다고 치자. 톱시 같은 회사를 이용해 트위터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배트맨이나 벤 애플렉에 관해 트윗을 하는지 알아볼 수 있다. 그 사람들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어떤 종류의 계정을 팔로 하는지, 그리고 누가 그들을 팔로 하는지를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그 트윗들이 긍정적인 지 또는 부정적인 편인지를 판단한 뒤 그에 따라 마케팅 전략을 조정할 수 있다.

이들 소셜리스닝 업체들은 신문방송사들이 시사 사건들의 실시간 영향을 파악하고, 정치인들이 효과적인 캠페인을 펼치는데 어떤 이슈가 가장 중요한지를 판단하고, 금융기관들이 거래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시장동향과 중요한 사건들을 확인하도록 돕는다.

적십자사 같은 비영리 단체들도 효과적인 구호활동을 위해 트위터 데이터 흐름 분석방법을 이용한다. 소셜리스닝업체들은 페이스북, 그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사진공유 서비스), 야후의 텀블러(마이크로블로깅 서비스) 사업부에서도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간 정보에 관한 한 트위터가 여전히 앞서간다.

방대한 양의 트윗 데이터를 유용한 자료로 변환하는 빅데이터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TV 방송사들도 마찬가지로 트위터 데이터 흐름의 분석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네트워크 방송사들은 과거 소셜미디어에 시청자와 광고주들을 빼앗길까 우려했다. 지금은 팬들에게 공식 해시태그를 이용해 프로그램에 관해 대화를 나누도록 권장한다.

그뒤 가령 CBS 같은 네트워크 방송사들은 분석 서비스를 이용해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How I Met Your Mother)’나 ‘투브로크 걸즈(2 Broke Girls)’ 같은 드라마에 관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트윗을 하는지, 그리고 그 시청자들의 반응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를 파악하는 한편 그들의 연령·지역·관심사를 알아낼 수 있다. 닐슨 시청률 조사는 시청자 그룹에 관해 그런 자세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와 같은 분석 정보는 CBS가 트위터를 포함한 각종 플랫폼 전반에 걸쳐 표적광고 메시지를 전달할 때 광고를 미세 조정하도록 돕는다.

트위터는 IPO 신청서에서 그 데이터의 유용성을 인정하면서도 문구에는 절제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우리는 파트너들이 올바른 고객층으로부터 올바른 신호를 찾아내는 데 필요한 도구와 데이터를 제공한다”고 그들은 썼다. “우리 이용자들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해 트윗으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표현한다. 그렇게 생성된 데이터를 분석해 추세를 파악하고 기타 의미 있는 통찰을 얻어낼 수 있다.”

트위터는 2013년 상반기 중 데이터 라이선싱으로 322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수치다. 데이터 라이선싱 매출이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장기적으로 감소하리라 예상한다고 트위터는 밝혔다. 하지만 그것은 트위터가 그 사업의 비중을 축소해서라기보다 광고수입의 확대가 원인으로 작용할 듯하다.

그렇다면 트위터는 왜 IPO에서 그와 같은 점을 더 크게 부각시키려 하지 않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데이터 재판매가 대외적으로 썩 매력적이지 않으며, 광고사업만큼 수입이 많지도 않고, 직접적인 매출이 아니라 여러 단계의 판매사슬을 거친 다는 점이다. 에드워드 스노든이 정부의 국민사찰 정보를 유출하고 디지털 프라이버시에 관한 우려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트위터의 의도적인 PR 전략일 수도 있다.

“누군가 ‘내 데이터가 이용되고 있다’는 말을 꺼내는 순간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도 있다.” 브랜드들의 성공적인 소셜미디어 활용법을 연구하는 노스캐롤라이나대 전략 및 창업학과 아빈드 말호트라 교수가 말했다. 트위터의 두 가지 수익 흐름이 별개라기보다는 서로 연관성을 갖는다고 말호트라는 평했다. 데이터 분석은 좋은 광고에 필수적이며 그 막후에서 데이터 라이선싱 사업이 탄탄한 광고기반을 이룬다. IPO 신청에서조차 그 사업을 드러내지 않는 방법으로 더 매력적이고 이익 많은 수익 흐름을 투자자들에게 부각시킬 수 있다.

“그것은 배관, 말하자면 목적에 이르는 수단”이라고 말호트라가 말했다. “표적 고객집단에게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목표다. 트위터는 부정적인 반발을 피하고 더 큰 수익을 만들어내는 제품을 부각시킨다.” 실제로 데이터 라이선싱에는 대중의 반발을 유발할 가능성 외에도 여러 가지 위험이 따른다.

트위터에서 공유된 정보의 75%가 미국인에게서 비롯되며 그 데이터의 30%가 30세 이하 집단에서 나온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이는 그 이용자의 인구구성이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트위터에는 스팸, 봇(데이터를 수집하는 소프트웨어), 가짜 트위터 계정, 해커의 문제도 있다.

모두 부정확한 정보의 공급에 기여한다. 이들은 트위터의 이용자 수를 왜곡하며 인구통계, 메시지의 인기도, 이용자 반응을 측정하도록 설계된 소셜리스닝 알고리즘을 저해한다. 그런 함정들이 트위터가 데이터 라이선싱 사업을 노출시키려 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트위터가 이용자 기반을 계속 확대해 나갈 수 있는 한 그들이 생성하는 데이터 가치가 계속 높아지리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그 데이터 소방호스를 140자 이하의 트윗 메시지에 상응하는 극히 유용한 마케팅 정보로 압축하려는 사업체들도 꾸준히 늘어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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