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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U.S. ECONOMY - 셧다운으로 경제 통계가 오염됐다

THE U.S. ECONOMY - 셧다운으로 경제 통계가 오염됐다



월스트리트 트레이더의 하루가 탄식으로 시작됐다. “오염된 경제 데이터 1번 타자가 나갑니다!” 전적으로 우스갯소리는 아니었다. 문제의 데이터가 뭘까?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미국 노동부 발표 고용증가율 월간 보고서다. 오염됐다고 간주하는 이유? 그 데이터는 보름 전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으로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기초 경제의 가시성이 지금은 크게 훼손됐다”고 한 헤지펀드 트레이더가 말했다. 최근 워싱턴에서 동시에 발생한 비상 사건들로 야기된 시장과 데이터의 왜곡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 동안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협으로부터 정부 기관들의 휴업에 이르기까지 별난 일들이 많았다. “주요 데이터의 변동 범위가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12월까지 발표되는 보고서는 대부분 도를 넘게 나쁘거나 지나치게 좋아 실질적인 지침으로 삼기 어려울 듯하다.”

지난 9월 고용시장 데이터에선 미국의 실업률이 7.2%로 불과 1% 포인트 하락했음을 보여줬다. 이 자료는 10월 4일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2주간의 의회 교착상태로 야기된 정부의 부분 업무정지로 연기됐다. 셧다운 중 미국의 연방 공무원 중 대다수가 귀가했다. 미국의 상거래 데이터로부터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예상치에 이르기까지 온갖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업무의 담당자들었다.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통계들이다. 요즘 그들은 밀린 업무를 처리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중이다.

뒤죽박죽된 전망 속에서 월스트리트가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데 애를 먹는다. 따라서 정부 셧다운으로 야기된 피해가 앞으로 몇 달 간 지속될 듯하다. 9월의 고용 데이터는 횡보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이후 탄력을 잃었다는 신호다. 하지만 그 고용현황은 미국 경제가 정부 셧다운의 직격탄을 맞기 전인 9월 12일이 포함된 주에 발표됐다. 따라서 필경 앞으로 나쁜 소식이 더 전해질 듯하다.

“셧다운에 돌입하기 전인 9월에 이미 탄력을 잃었다면, 경기가 정체돼 있던 셧다운 중에는 얼마나 문제가 심각했을까?” 뉴욕의 헤지펀드 매글란 캐피털의 공동창업자이자 포트폴리오(투자구성) 관리자인 데이비드 토일이 말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한심할 정도로 인식하지 못한다. 우리는 심사숙고는커녕 극적인 드라마와 반사적 행동의 시대에 살고 있다. 정말 끔찍하다.”

10월 하순 크레디 스위스 은행이 발표한 보고서가 이를 뒷받침하는 듯하다.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실질 경제활동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려면 몇 주가 걸릴 듯하다. 더욱이 10월 경기동향에 대한 미국 통계자료가 11월 이후에 발표될 듯하지만 그 품질이 떨어질지도 모른다.”

노동통계국은 “평소처럼 처리된 극히 정상적인 데이터 집합”에 근거해 9월 고용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한다. 게리 스타인버그 대변인은 또한 통상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인구조사국의 노동 통계를 포함한 월간 인구 조사, 그리고 미국 전역의 40여개 지역에서 기업들이 자동으로 신고하는 급여 데이터다. 업계별 고용 증감을 상세히 보여주는 통계다.

16일 간의 셧다운 중 원상복구가 불가능하게 어긋난 데이터가 있는가? “아직은 모른다”고 스타인버그가 말했다. “더 조사를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아직은 그런 단계가 아니다.”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산정작업이 대부분 12월까지 밀릴 것으로 예상된다. 3개 연방기관 중 한 곳에서 작성되는데 그들 중 다수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공동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노동통계국(노동부 산하), 인구조사국 그리고 경제분석국(BEA, 상무부 산하)이다.

기관들은 필수적인 데이터 줄기를 공유하며 보고서를 상호 보완한다. 따라서 전달과정에 문제가 생길 경우 정부기관 전체에 영향을 미쳐 언급되지 않은 도미노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우리는 대다수 다른 기관들이 작성한 데이터를 이것 저것 사용한다”고 BEA의 대외지원 책임자 자닌 애버사가 말했다. BEA는 10월 하순 3분기 GDP 데이터 발표가 연기됐다고 발표했다. “GDP 예상치만 해도 수백 개 출처의 정보를 이용한다. 인구조사국의 소매판매 데이터, 노동통계국의 고용 데이터, 재무부의 정보 등이 포함된다”고 그녀가 말했다.

“각 기관의 현재 업무 진척상황이 천차만별”이라고 스타인버그가 덧붙였다. “일부는 데이터를 갖고 있고 일부는 없다. 일부는 그것을 아직 분석하지 못했고 일부는 수집작업조차 손을 대지 못했다.”

셧다운이 시작된 10월 1일 92쪽의 정부 문서가 발표됐다. 그에 따르면 정부 셧다운으로 거의 모든 공무원이 일시 휴가를 떠났다. BEA에선 “주요 지적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국장, 최고정보책임자, 그리고 정보기술 전문가 3명만 남았다. 노동부에서 자리를 지킨 직원은 더 적었다.

연기된 보고서가 시장에 무더기로 쏟아지지는 않으리라고 스타인버그와 애버사는 말한다. 밀린 과제를 해치우기 위한 ‘벼락치기 발표’는 없으리라는 의미다. 대신 그 정부기관들은 정상적인 일정과 비슷하게 일정한 간격을 두고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어느 정도 실행 가능한 수준까지는 말이다.

“지연됐다고 해서 두 개의 GDP 보고서를 한꺼번에 발표하는 일은 분명 없다”고 애버사가 말했다. “보통 한 달의 간격을 둔다.”

10월 하순, BEA는 중요한 3분기 GDP 데이터의 발표일을 10월 30일에서 11월 7일로 변경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이 유동적이라고 애버사가 말했다. “우리는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고 그녀가 말했다. “업무 복귀 후 국장 이하 전 직원이 야근 작업을 해 왔다.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

언제 발표될지도 모르는 보고서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정부 기관들은 앞으로 몇 주 동안 내내 진척상황을 보고할 것이다. “우리는 현황이 파악되는 대로 곧바로 발표하고 있다”고 스타인버그가 말했다. “연말을 얼마나 남겨둔 시점에서 밀린 숙제를 완전히 끝낼지 곧 감이 잡히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새해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예 언급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셧다운이 끝났지만 연방업무의 기능마비가 재개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워싱턴의 불안한 평화와 그들이 말하는 이른바 “대단히 불투명한 시계”를 지목하며 크레디 스위스가 말했다. “우리는 순식간에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토일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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