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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 미리 오른 주가 부담···널뛰기 심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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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양적완화 하반기에 본격 축소 … 유럽 살아나도 중국은 글쎄



올해 주식시장의 고민은 세 가지다. 첫째는 시장이 미국의 정책 변화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미국의 금융완화 정책 축소는 올해에 속도가 더 붙을 것이다. 이 때 나타날 재균형 과정이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가 될 수밖에 없다.

둘째 중국경제의 고민과 가능성이다. 올해 중국경제는 장밋빛이 아니다. 외부적으로는 선진국 금융정책 변화에 따른 악영향이 예상되고, 내부에서는 구조조정에 따른 혼란이 있을 걸로 전망된다. 그만큼 중국경제가 운신할 수 있는 폭이 좁다는 얘기가 된다. 셋째, 유럽의 경기회복 가능성이다. 회생이 늦었던 만큼 기대가 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현재까지 미국의 신용 창출 사이클이 하락하고 있다. 위기 발생을 계기로 경제 주체들이 부채가 과다하다는 걸 인식했고 정책 당국 역시 일정한 제재를 취해 왔다. 양적완화가 시작된 배경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미국의 경제주체들은 이자 부담을 줄이는데 급급해 제대로 된 경제활동을 하지 못했다. 경제전체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었는데 이를 메우기 위해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양적완화라는 예외적 자금 공급에 나섰다.



2014 증시의 세 가지 고민거리올해에는 이런 상황에 변화가 예상된다. 이미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기 시작했다. 상반기 채권 매입 축소에 이어 하반기에 보유 채권을 매도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미국의 경기회복에도 경제정책은 2009년 수준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정책금리가 똑같이 0.25%를 기록하고 있다.

당시에 1차 양적완화를 시행했다면 지금은 3차 양적완화를 시행하고 있는데 정책의 정상화라는 차원에서 긴축으로 선회가 불가피하다.

다행인 건 이 과정이 조심스럽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정책 시행 과정에 현재 신용 창출 사이클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반기에 현재 보유한 채권을 매도하는 상황이 온다면 미국 주식시장이 경기 수준에 맞춰 하향 조정될 것이다. 주식시장이 경기를 위로 끌어올릴 수도 있지만 이 과정은 이미 오랫동안 진행됐기 때문에 오히려 반대의 경우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된다.

중국 경제는 상반기에 고민이 깊어지는 형태가 될 것이다. 초점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선진국 정책 변화에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지난해에 중국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만약 미국이 금융정책을 바꾼 영향으로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빠진다면 중국의 부동산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 정책 당국이 이를 막기 위해 지난해 중반부터 유동성 조절에 나섰는데 이 여파로 경기가 눌리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

또 다른 고민은 중국경제의 구조조정이다. 조정은 산업과 거시경제 모두에서 나타날 것이다. 산업 구조조정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 2000년대 중반 선진국 수요 증가로 급증한 중국의 생산시설이 이제는 유휴화돼 제조업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중국경제 성장의 한계를 규정짓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거시경제 구조조정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

직전 두 차례 중국의 재고 사이클에서 하락기는 평균 17.5개월이었다. 이번 재고의 정점이 2011년 10월이었으니까 지금까지 26개월의 조정기간이 흐른 셈이다. 예외적으로 긴 재고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데 선진국 수요가 회복된다면 조정기간이 더 빨리 끝날 수 있다.

또 하나 생각할 부분이 중국 통화정책의 변화 가능성이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미국이 통화완화 정책을 강하게 추진할 때 중국은 긴축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 미국이 본격적인 완화 정책 축소를 고민할 전망이어서 중국은 반대 정책을 펼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시기다. 상반기에 여전히 긴축기조를 강화한 후 완화 정책으로 전환할 텐데 부동산 급등에 따른 우려가 불식돼야만 다른 정책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더 이상 유럽에서 재정위기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이 강등됐지만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시장 참여자가 없었던게 그 증거다.

올해 유럽은 위기를 넘은 안도감으로 소비회복이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금융위기 이후 유로존 소비는 사실상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따라서 경기가 일정 궤도에 진입할 경우 억압 수요가 활성화돼 필수재에 이어 내구재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설비투자 증가가 이어질 텐데 미국의 설비 투자가 상당 부분 진행된 것과 달리 유럽은 금융 위기 당시보다 하락한 상태여서 늘어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유럽은 미국과 달리 통화완화 정책을 강화할 것이다. 미국의 긴축 강화는 유럽 경기에 충격을 주는 요인이다. 소비 확대와 투자 촉진에 나서야 되는 유럽의 입장에서 미국의 유동성 축소 정책은 경기 활성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밖에 없다.

유럽은 투자사이클을 진행하기 위해서라도 자본조달 비용을 통제할 필요가 있어 미국의 양적완화가 축소된 부분을 통화 정책을 통해 메우려 할 것이다. 유럽은행이 다양한 이해 관계자를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정책 시행이 더디게 나타날 수는 있어도 일관되게 완화 방향으로 나아갈 거란 사실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상반기가 하반기보다 나을 수도이런 환경을 반영할 때 올해 우리 시장은 상단이 지난해보다 높지만 변동성이 큰 형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시기상으로는 상반기가 하반기보다 나은 형태가 될 것이다. 지금 시장은 주가수준을 제외하고 나무랄 데가 없는 상황이다. 경제가 회복국면에 있고, 아직 본격적으로 유동성을 회수하는 것도 아니어서다.

문제는 주가가 이를 반영해 미리 올랐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이 가격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순간 주가가 갑자기 급변할 수 있다. 2000년 IT 버블이 그 예에 해당했다. 당시 주가 하락은 IT기업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 아니다. 주가가 올라 가격 부담이 커지자 이를 한번에 조정하려는 욕구가 생겨서였다.

글로벌 경기 모멘텀이 하반기 들면서 약해질 수 있는 점과 미국의 긴축 정책이 하반기부터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가 하반기보다 더 나은 시장이 될 것이다. 경기와 정책이 함께 어우러진 기간이 그렇지 않은 때보다 주가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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