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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 日 4050 세대 수요에 도심 아파트시장 들썩

Retirement - 日 4050 세대 수요에 도심 아파트시장 들썩

40대는 양육·교육, 50대는 임대수익 목적 도쿄 도심·부심 역세권에 수요 몰려
에비스에서 바라본 도쿄 시내. 아베노믹스 시행 이후 도심 맨션의 구매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아베노믹스의 성공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적어도 지난해 일본경제 성적표는 기대 이상이다. 과거 20년 동안 실패 전철만 밟아온 것과 대조적이다. 플러스 성장에다 ‘디플레→인플레’로의 기대심리가 커졌다. 미리 움직인 곳은 자산시장이다.

직주성을 갖춘 역세권인 시부야에 건축 중인 맨션 공사 현장.
주식·부동산이다. 특히 도심 부동산 시장에 활기가 살아났다. 일부 물건은 출시 직후 견본주택에서 ‘완판’ 기록까지 세웠다. 우량 물건이면 시세 차익에 고정 임대료 수입까지 쏠쏠해서다. 특히 은퇴 세대는 부족한 노후 자금의 벌충 수단으로 매달 월세를 받는 임대물건에 관심이 많다.



아베노믹스 훈풍 불어포인트는 ‘적지만 꾸준한 현금 수입’이다. 예전 같은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저성장 시대여서 매월 꾸준히 들어오는 현금수입이 최고인 까닭이다.

은퇴 이후의 생활비 부족분을 기존 자산을 헐어 쓰지 않으면서 메울 수 있다. 적지만 꾸준한 현금수입을 확보하는 방법으론 배당투자, 우량 채권, 리츠 등이 있다. 부동산에도 구미를 맞춘 상품이 있다. 임대형 수익 부동산이다.

매달 월세라도 챙겨 받는 도심 역세권의 소규모 주거 물건이 대표적이다. 40~50세라면 본인의 축적 자산에 은행 대출을 더하면 충분히 매입할 수 있다.

수익형 부동산의 투자환경은 최근 우호적으로 변했다. ‘금융완화→공공투자→엔저 유도→물가상승→수출 증대→투자(소비) 증대→경기회복’의 아베노믹스 효과 덕분이다.

특히 잠자던 부동산을 깨운 직접적인 수혜 정책은 광범위하다. 엔저 유도와 물가상승의 거시환경이 거들어주는 가운데 직접적인 부양정책이 속속 발표됐다.

먼저 5년 연장된 주택대출 세제 감면이다. 감면 규모는 가구당 200만~500만엔으로 확대됐다. 또 연 소득 600만엔 이하로 대출액이 적어 감면 혜택이 별로인 서민계층에는 현금(포인트)을 챙겨준다. 집을 사면 공돈을 주니 서둘러 사라는 얘기다. 8%로 오르는 소비세율을 감안한 조치다.

주택 구입 움직임도 분주하다. 당장 모델하우스로 향하는 발길이 늘었다. 일부 물건은 분양광고 직후 매진 사태까지 보도된다. 업계는 기억조차 가물한 100% 판매 행진을 기대한다. 대화에서 사라진 부동산이 화두로 떠오른 것도 변화다. 주택 대출과 관련된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 변동금리가 많기에 금리 인상 이전에 빌려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다.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0~0.1%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이후 대출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변동금리를 선택한다. 이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서다.

부동산 시장의 온기는 2012년부터 퍼지기 시작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지진 피해의 후폭풍이 일단락되면서 경기회복의 기대감이 꿈틀거렸다. 거기에 ‘분배→성장’, ‘디플레→인플레’, ‘수요→공급’, ‘내수→외수’의 친시장적인 정책을 내세운 아베 정권이 들어서면서 결정적인 훈풍을 안겨줬다.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이 줄면서 임대료도 상승세로 전환했다.

도심 역세권을 필두로 일급지에 내진 설계를 강화한 신축 빌딩 착공 현장도 늘었다. 임대 수입 배당상품인 리츠(REITs) 시장도 달아올랐다. 세계적인 저금리 와중에 4.7%(2012년 말) 수준의 짭짤한 배당 수익이 매력적이다. 노인 전용 주택을 포함해 정부가 8조5000억 엔(2011년)의 리츠시장을 2020년까지 두 배 수준으로 키울 것이란 계획도 힘을 보탰다.

물론 전체적으로는 예전만 못하다. 특히 버블 붕괴의 기억은 처절하다. 다만 예외가 있으니 바로 맨션(아파트) 바람이다. 짓는대로 팔려나가면서 도쿄 도심은 확실히 공급자 중심으로 재편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새로운 기현상이다. 언론도 맨션시장 부활 스토리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20년째 기다리던 내수회복의 신호탄일 수도 있어서다. 특히 도쿄 도심을 도는 JR순환선(山手線) 부근 신규 맨션은 인기 절정이다. 몇몇 물건은 ‘순간 증발’로 표현될 정도다. 직주(職住) 근접성이 좋고 역세권에 편의시설이 구비돼 고가에도 예약이 넘쳐난다.

이유가 뭘까. 원래 맨션시장은 전체 시장과 다른 길을 걸어왔다. 때문에 이번 호황 장세가 그리 특별나진 않다. 실제로 1994~2008년은 신규 맨션 르네상스였다. 수도권의 경우 착공 10만호, 판매 8만호의 황금시대였다. 부동산의 증권화와 외국계 펀드의 용지취득 경쟁으로 가격도 급등했다. 여기에 찬물을 끼얹은 게 금융위기였다. 업계는 생존 차원에서 가격을 내렸다. 금융위기와 맞물려 자산 평가손이 계속되자 보유 물건을 저가에 내놓았다. 2008년 가을부터 ‘떨이 판매’가 목격됐다. 그래도 수요는 별로 없었다.

수요가 늘기 시작한 건 대지진 때부터다. 2011~2012년 신규 판매 계약율이 현격하게 늘었다. 신규 공급이 증가한 것도 이때부터다. 인기 상품은 2500만~3000만엔대로 역세권 소형 물량이 이에 해당한다. 맨션 수요를 이끈 주역은 40대 안팎의 세대다. 그중에서도 세대 연봉이 1000만엔 전후의 비교적 고소득층이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은 양육·교육 등으로 주택 구입을 마지막으로 검토하는 세대다. 다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구입을 주저하거나 미뤘다. 이들이 요즘 움직이기 시작했다.

와중에 도쿄 도심으로의 인구 유입이 늘었다. 도쿄는 1996년 이후 3대 대도시권 중 인구 유입이 유일한 곳이다. 2000년대 이후 매년 10만명 가량 들어온다. 이들 인구가 그간 임대 수요에서 매수 수요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또 다른 구입 주역은 50대 중년 세대다. 이른바 ‘은퇴 예비군’답게 은퇴 이후의 생활자금 확보 차원에서 임대가 잘 되면서 월세 수입이 탄탄한 소형 물건에 관심이 많다.



도쿄 도심으론 인구 계속 유입맨션시장 호황 장세는 차별적이다. ‘도심 회귀’란 말처럼 붐은 도쿄 중심의 도심·부심 역세권에 한정된다. 도심 맨션은 투자 차원에서도 전망이 밝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도심이라 더 지을 땅이 부족하다. 도쿄 물건의 경우 전매(양도)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실제로 잘 팔려나가는 맨션 물량의 절대다수가 통근에 편리한 부도심 주변이다. 시내 도심과 떨어진 교외 물건은 여전히 불황한파에 시달린다. 교외는 단독주택이 대세다. 교외 지역은 업계 부도로 맨션 공급이 급감한 가운데 편리함보다 쾌적한 환경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토지가 딸린 2층 건물을 3000만엔 이하로 공급하는 형태가 대세다.

맨션시장의 전망은 엇갈린다. 호조세가 국지적이고 정책 효과가 줄어들면 급제동이 걸릴 것이란 신중론과 고령화·저성장 추세를 감안할 때 도심의 소형 맨션 인기는 계속될 것이란 낙관론이 팽팽하다. 인구 구성이 탄탄하고 구매 욕구가 큰 40대 전후 현역세대의 매수 행진이 끝나면 시장은 재차 식을 것이란 의견은 정책 효과가 줄어들 때를 분기점으로 본다.

반면 고령자의 편의 추구와 일자리를 찾는 인구 유입, 핵가족, 단신 세대 증가 등을 감안하면 적어도 도쿄 도심의 소형 맨션 수요는 계속 늘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설득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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