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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YPTOCURRENCY - 라이트코인이 제2의 대박 통화?

CRYPTOCURRENCY - 라이트코인이 제2의 대박 통화?

비트코인 시세가 오를 대로 오르면서 그와 유사한 제2의 암호통화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이 민망했을지도 모른다. 2013년은 단연 비트코인의 해였다. 언론매체들은 그 암호통화의 경이적인 부상을 앞다퉈 보도했고 비트코인 시세는 한 해 동안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 분권화된 디지털 통화는 불과 13달러로 출발해 무려 1250달러까지 날아오르며 몇몇 사람을 알부자로 만들어 줬다.

그 직후 다시 미끄럼을 타 지금은 800달러 선에 머물러 있다. 투자자들은 이미 가격이 오를대로 오른 비트코인 게임에 이제야 뒤늦게 뛰어들려 할까, 아니면 또 다른 통화 종목을 찾아서 자신의 운을 시험하고자 할까? 말하자면 2014년이 과연 라이트코인의 해가 될까?

라이트코인은 비트코인과 아주 유사한 대안 통화다(흔히 알트 코인으로 불린다). 비트코인을 금이라고 할 때 라이트코인을 은에 비유하는 사람도 있다. 둘 다 과잉 유통되지 않도록 발행 한도가 정해져 있다. 모두 ASIC(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s, 주문형 반도체 채굴기)와 고성능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이용해 채굴한다. 그리고 둘 다 결제수단으로 이용되며 공개시장에서 수익을 올리기 위한 투자수단으로 거래된다. 비트코인은 다른 어떤 대안 통화보다 더 널리 통용되지만 일반 법정통화로 인정받는 데 필요한 보편성을 갖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라이트코인 시세가 2013년 이맘때 비트코인 시세 수준이라는 점이다. 현재 라이트코인은 24달러 안팎에 거래된다. 2013년 1월 비트코인 거래가보다 약간 높다. 관심은 있지만 비트코인 막차를 놓쳤거나 큰 수익을 올리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라이트코인을 새 유망 종목으로 주목한다. 라이트코인을 일찍 잡아둔 뒤 그 통화가 비트코인과의 더 밀접한 유사성을 반영해 급등할 때 한 몫 챙길 만한 기회가 아직 있다고 말이다.

그러나 비트코인 시세가 오를 당시엔 나타나지 않던 흐름이 라이트코인 세계에 존재한다. 특히 채굴기술에서 그런 추세가 두드러진다. 앞서 언급한 GPU와 ASIC 채굴기가 많은 매장에서 동났다. 이미 라이트코인을 염두에 두고 새로 특수 제작된 채굴 컴퓨터가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알파 테크놀로지사는 라이트코인 전용 ASCI 채굴기의 예약주문을 받기 시작했다고 1월 초 발표했다. 비트코인의 경우 가치의 상승에 따라 채굴과정도 진화했기 때문에 채굴자들이 직접 기기를 제작해야 했다.

사람들이 비트코인에서 학습효과를 얻어 현재 라이트코인에 적용하고 있다. 그 중에는 우리에게 해로운 것도 있다. 시장 수요가 늘면서 GPU 가격도 따라 올랐다. AMD 라데온과 엔비디아 같은 그래픽 카드 회사들은 통상적으로 서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려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치열하게 가격인하 경쟁을 벌여 왔다. 하지만 새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업체들이 가격을 내리키는커녕 오히려 인상했다. 그것이 라이트코인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라이트코인은 또한 비트코인 거래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의 통념과는 정반대다. 1월 2일 라이트코인의 거래량이 증가하자 비트코인 거래량도 그 뒤를 따랐다. 일반적인 실태와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통상적으론 비트코인이 시장을 선도한다. 하지만 새해 들어 라이트코인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는 투자자가 증가함에 따라 변화가 생길지도 모른다.

올해엔 또 다른 대안 통화 붐이 일거나, 아니면 많은 열성 투자자들에게 헛된 희망을 안겨줄지도 모른다. 어쨌든 비트코인이 거품, 또 다른 네덜란드 튤립(16세기 후반 최초의 투기열풍)일 가능성이 있다고 폴크루그먼이 말할 때 귀를 기울여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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