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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한국의 전망대 ③ - 154개 섬 펼쳐진 다도해 진면목

Travel 한국의 전망대 ③ - 154개 섬 펼쳐진 다도해 진면목

해발 230m의 도리산 정상에 자리 잡아 … 자동차로 오를 수 있어
도리산 전망대에서 남쪽으로 바라본 조도 군도. 왼쪽 큰 산이 있는 섬이 하조도, 그 뒤로 관매도가 아득하다.



다도해(多島海)라지만 가장 섬이 많은 남서해 바닷가에 실제로 가보면 진짜로 섬이 많은 건지, 반도나 만 같은 지형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건지 눈으로는 구분이 어렵다. 큼지막한 섬들이 서로 엇갈려 있어 수평선이 잘 보이지 않으니 이렇게 오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비행기를 타거나 높은 산에 올라야 비로소 수많은 섬이 따로 흩어져 있는 다도해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진도의 조도군도(鳥島群島)는 그런 점에서 특기할 만한 다도해다. 연안의 큰 섬이 아니라 작은 섬이 154개나 모여 있어 작은 산에만 올라도 엄청난 다도해의 장관을 보여준다. 새떼 같이 모인 섬이라고 해서 조도(鳥島)인데, 섬무리를 뜻하는 군도까지 덧붙이면 이름부터 그야말로 섬 천지다.

가장 큰 하조도가 길이 7㎞ 정도이고 나머지는 가까이서도 한눈에 쏙 들어오는 작은 섬들이어서 더욱 많아 보인다. 이들 섬 전체가 진도군 조도면을 이루며, 가장 크고 중심이 되는 하조도와 상조도는 다리로 연결돼 있다. 푸른 바다를 향해 하얗게 서 있는 하조도 등대와 함께 주변의 섬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도리산 전망대가 가장 특별한 볼거리다.

2. 하조도 등대 뒤편 산 능선에 높직이 자리한 운림정. 3. 진도 남단의 팽목항에서 조도 행 카페리가 출항한다. 30분 소요. 4. 바다로 돌출한 바위절벽 위에 서 있는 하조도등대는 경관이 매우 아름답다. 뒤쪽으로 구름이 걸린 진도 여귀산(457m)이 보인다.


작은 섬도 하나의 지방이 땅에 4000개의 섬이 있다는 것은 국토의 다양성과 여행지 측면에서 큰 축복이다. 섬의 기본적인 특성은 고립과 단절이기 때문에 아무리 작은 섬이라도 그 섬만의 독특한 자연과 식생, 생활방식이 있는 ‘지방’ 개념을 갖는다. 면적 10㎢의 섬도 육지의 500㎢ 시군과 맞먹는 독자성을 갖는다는 뜻이다. 4000개의 섬 중에서 사람이 사는 유인도만 450개 정도 된다.

지방의 단위를 이루는 전국 230개 시군구와 더하면 680개의 지방을 가진 다채롭고 큰 나라가 그려진다. 국토의 면적을 수치로만 보면 남한이 10만㎢로 미국이나 중국의 100분의 1 정도로 터무니없이 작아 보이지만 감성적으로는 미국이나 중국의 서부, 호주, 몽골 같이 광활하지만 단조롭고 거친 땅에는 비할 수 없는 확장감과 다양함을 준다.

한반도의 남서단에 있는 진도는 육지와 겨우 500m 떨어져 있는데도 진도아리랑과 진돗개 등에서 보듯 뭍과는 확연히 다른 풍습을 보여준다. 처음 진도 여행을 하면 ‘우리나라에 이렇게 특이한 곳도 있구나’ 싶어 놀라게 된다. 이런 진도에서 다시 바다로 떨어져 있는 조도군도는 더욱 이채롭다.

해맑은 대자연, 소박한 사람들, 아름다운 바닷길과 절벽 위의 등대 등은 우리땅의 다채로움에 새삼 느끼게 만든다. 군도의 핵심인 상조도(8.6㎢)와 하조도(10.6㎢)를 합해도 20㎢가 되지 않지만 해안도로를 돌다 보면 44㎞나 되고 잔잔한 볼거리가 많아 하루 여정으로 짧게 느껴진다.

그중 백미는 도리산 전망대다. 조도에서는 아무 산에나 오르면 다도해의 장관을 볼 수 있으나 그중 압권은 도리산 전망대다. 해발 230m의 정상 바로 옆에 있는 전망대는 해안에서 바로 솟아올라 수치보다 훨씬 높게 느껴지고 조망권도 매우 넓다. 조도군도 전체와 진도 서쪽, 멀리 신안군의 섬들도 볼 수 있다.

상조도 북쪽으로 진도까지 비취빛 바다에 마치 징검다리처럼 띄엄띄엄 놓인 섬들은 이곳이 우리나라가 맞는지 의심하게 만드는 풍광이다. 전망대까지 시멘트길이 나 있어 자동차로 오를 수 있다. 조도 여행에서 반드시 들러야할 필수 코스. 조도군도에서 가장 높은 돈대산(272m)도 멋진 조망을 선사하지만 30분 정도 등산을 해야 한다.



찾아가는 길 조도행 배는 진도의 명소인 남도석성 가까이 있는 팽목항에서 출항한다. 진도의 최남단이어서 섬을 종단해야 한다. 자동차를 실을 수 있는 카페리가 하루 5회(겨울은 4회) 왕복한다. 30분 소요. 편도요금 승객 4200원, 승용차 1만9000원(운전자 포함). 배가 닿는 창유항(어류포항)에서 도리산 전망대까지는 약 11㎞. 자가용을 실어가거나 섬 내 택시를 이용한다. 배편 문의(진도매표소 061-544-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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