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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꿈꾸던 미래가 현실이 된다

어린시절 꿈꾸던 미래가 현실이 된다

스마트폰과 온라인 포털에 파묻혀 있던 IT 거인들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지난 7개월간 로봇 관련 기업 8곳을 인수한 구글이 그 중심에 있다. 2014년 전 세계를 놀라게 할 혁신 기술 5가지를 소개한다.
구글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휴머노이드(사람 같은 로봇)1970~80년대 초등학교 아이들이 미술시간에 그린 ‘내가 생각하는 21세기’ 모습에 단골로 등장했던 소재는 인간을 닮은 로봇(휴머노이드)과 하늘을 나는 자동차였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10년이 넘게 지나도록 휴머노이드는 여전히 만화영화와 과학박람회의 영역에 머물러 있는 듯했다. 대신 정보통신기술(ICT)과 이를 기반으로 미디어 관련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을 거듭했다.

이 때문에 혹자는 “과학자들이 하늘을 나는 자동차 대신 트위터를 만들었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삼성과 LG가 스마트폰 사업 ‘이후’에 대한 고민이 깊어가던 지난해 12월, 유튜브에 올라온 몇 편의 동영상이 전세계를 떠들석하게 했다.

12월 14일 구글이 인수한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만든 로봇의 움직임을 담은 영상이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동물이나 인간을 닮은 로봇을 만드는 회사다. ‘걷는 로봇의 아버지’라 불리는 마크 레이버트 전 MIT 교수가 1992년 설립했다.

미 국방성에서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방위고등연구계획국(DRAPA) 등이 주 고객이다. 이 때문에 네티즌 사이에서는 “구글이 세계정복을 꿈꾸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돌았다. 의도야 어찌됐건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의 갑작스런 변신으로 로봇공학은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맞았다.

구글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벤처기업 샤프트, 고성능 바퀴를 만드는 홀롬니, 지난해 말 개봉한 공상과학(SF) 영화 ‘그래비티’의 특수 효과 제작에 사용된 자동카메라 시스템을 개발한 봇앤돌리 등 지난 7개월간 로봇공학 관련 기업만 8곳을 인수했다.

구글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사람을 닮은 로봇 ‘아틀라스’다. 두 다리로 걸으며 손으로 물건을 운반할 수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1008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고 아틀라스를 납품하고 있다. DARPA는 2년 내에 원전사고 또는 자연재해 때 작동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밖에도 ‘빅독’이란 이름의 네 다리로 걷는 로봇과 시속 46.4km로 달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보행로봇 ‘치타’ 등에도 관심이 쏠린다. 빅독은 석유가 동력원이며, 빙판이나 언덕 등 거친 지형에서도 자유자재로 걸을 수 있다. 사람이 발로 ‘정확히’ 가격해도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잡는다.

12월 공개된 유튜브 동영상에 등장하는 ‘치타’ 로봇은 시속 45㎞의 속도로 달리는 ‘번개’ 우사인 볼트보다 빠른 속도로 러닝머신 위를 달린다. 구글은 “보스턴다이나믹스를 더 이상 군수업체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인터넷에 공개된 로봇들의 영상을 본 일부 네티즌은 로봇이 살상용 무기로 악용되지 않을까 걱정스런 반응을 보였다.

구글은 로봇 개발 사업을 앤디 루빈 수석 부사장에게 맡겼다. 루빈 부사장은 구글의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의 개발 사업을 총괄해온 인물이다. 루빈 부사장은 “10년 뒤를 내다보고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며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머지 않은 미래에 상용화를 앞둔 첨단 기술들. DHL의 소포배달용 드론


드론(소형 무인 항공기)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지난해 12월 1일(현지시간) 미국 방송에 출연해 무인기(드론)를 이용한 서비스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마존은 드론을 이용해 물류창고에서 30분 안에 주문된 제품을 구매자의 집까지 배달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무인비행 로봇이 실제로 물건을 배달하는 동영상도 공개했다.

아마존이 개발하는 소포배달용 드론은 프로펠러가 8개로 ‘옥토콥터’로 명명됐다. 무게가 2㎏ 정도로 신발 상자 크기의 소포를 배달하는데 적합하다. 물류센터에서 최대 16㎞까지 비행할 수 있다고 베조스는 밝혔다. 아마존은 4~5년 내에 옥토콥터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선 사용허가가 필요한데 미연방항공청도 1~2년 안에 관련 규정을 마련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존에 이어 미국 최대 물류 업체 UPS도 유사한 기술을 실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독일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물류 회사 DHL도 합류했다 따라서 무인기를 이용한 배달 기술이 미래 물류산업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규제와 안전성 문제다. 미 연방항공청(FAA) 규정에 따르면 현재 상업적 목적의 드론 이용은 모두 불법이다. 물품 운반용 드론이 공중납치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드론 배송은 그저 흥미로운 실험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미래의 자동 운전 모습을 보여주는 합성사진. 운전자가 잠들어도 방향 조정과 제동을 스스로 알아서 한다


무인자동차자율주행자동차(무인자동차) 선두 주자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아닌 구글이다. 2010년 도로에서 자율주행차량을 운행했고 2012년에는 48만㎞ 무사고 주행에 성공했다. 이 중 5만㎞는 사람의 조작이 전혀 없이 운행했다. 구글 때문에 자존심을 구긴 자동차업체들도 속속 무인자동차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 포브스는 최근 독일 폴크스바겐이 자동차 제조업체로서는 세계 최초로 무인 자동차 도로 운행 허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무인 자동차 운행 허가를 받은 것은 구글과 글로벌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 콘티넨털오토모티브에 이어 폴크스바겐이 세 번째다.

폴크스바겐 계열사인 아우디는 최근 무인 자동차 기술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왔다. 2010년부터 미국 콜로라도주 로키산맥 인근 파이크스피크힐에서 무인 자동차 ‘아우디 TTS’를 시험 운행했다. 여기에는 폴크스바겐 그룹 기술연구소와 스탠퍼드대,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공동 참여했다.

아우디와 도요타는 지난해 1월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의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3’에서 무인 자동차 기술을 선보였다. 도요타는 ‘렉서스LS600’에 카메라와 각종 센서를 부착해 개조한 ‘첨단 능동형 안전 강화 차량(AASRV)’을 공개했다. 차선은 물론 자동차, 사람, 표지판을 스스로 인식하면서 주행한다.

GM은 2012년 ‘슈퍼 크루즈’라고 불리는 반자동 주행 자동차 기술을 개발해 시험 주행에 성공했다. 방향 조정과 제동을 스스로 알아서 하고 고속도로에서도 완전 자동 차선 변경이 가능하다. GM은 반자동 주행 자동차를 2020년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브랜드 중에서는 현대·기아차가 무인 주행 기술개발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소니가 출시한 ‘스마트워치2’
무인 주행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관련 기술의 개발을 위해 2015년까지 연구개발(R&D) 분야에 총 1조8000억원을 투입하고, 전문 연구인력도 2300여 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무인 자동차 기술이 빠르게 실용화 단계를 거치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네바다 주와 플로리다 주에 이어 캘리포니아 주에서도 지난해 9월 무인 자동차 운행 및 주행안전에관한 법이 발효됐다.



웨어러블 기기미국의 IT전문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2년 3%에서 지난해 13%로 확대됐고 올해는 40%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IMS 리서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시장 규모가 2016년까지 60억 달러(출하량 1억7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에는 글로벌 IT기업들이 앞다퉈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봄 갤럭시기어의 후속작을 공개한다. 애플도 소문만 무성하던 손목시계 형태의 ‘아이워치’를 오는 10월 아이폰 후속모델과 함께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지난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4’에서 팔찌 형태의 ‘라이프밴드 터치’를 공개하며 본격적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라이프밴드 터치는 나이키의 퓨얼밴드와 비슷한 헬스케어 제품으로 움직인 거리, 칼로리 소모량 등 활동량과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터치 디스플레이를 적용했으며 iOS와 안드로이드 모두 지원한다. LG전자는 상반기 중으로 ‘G워치’로 알려진 손목시계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3%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3%로 확대됐고 올해는 40%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다른 시장조사기관인 IMS 리서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시장 규모가 2016년까지 60억달러(출하량 1억7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4를 통해 공개한 화면이 휘어지는 55인치 OLCD TV


휘어지는 TV국내 가전 라이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빠르면 올해 상반기 중으로 화면이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가변형(bendable)’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TV시장에서 LED와 3D에 이은 ‘3차 전쟁’이다. 양사는 올해 CES에서 화면이 휘어지는 55인치 OLED TV(140mm)를 경쟁적으로 공개하면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먼저 치고 나간 것은 삼성전자다. 개막 직전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부스소개 행사에서 ‘55인치 커브드 OLED TV’를 깜짝 공개하고, 올 상반기쯤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OLED TV에 곡선형 패널을 구현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라며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 부사장은 “몰입감이 높아져 2D 영상을 봐도 3D를 보는 듯한 영상효과를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LG전자 역시 곧바로 55인치 곡면 OLED TV를 깜짝 공개하면서 맞불을 놨다. LG전자는 전시장 내에 곡면 OLED TV 3대를 나란히 놓아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LG 측은 자사 디자인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화면과 일체감을 살린 크리스털 소재 스탠드는 시각적으로 TV 화면을 제외한 요소를 제외해 몰입감을 극대화했다”며 “두께도 5㎜대로 스마트폰보다도 얇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출시 시기에 대해 “올해 안”이라고만 밝혔다. 양사가 이처럼 휘어지는 OLED TV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이유는 기술경쟁력을 뽐내기 위해서다. 휘어진 화면을 구현하고 고정하는 기술은 TV 관련 기술 중 가장 어려운 기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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