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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 멀고도 가까운 이웃

TRAVEL - 멀고도 가까운 이웃

역사적 적대감과 영유권 분쟁에도 중국인들은 일본 여행을 좋아한다
(좌측부터)베이징의 맥도널드 가게. 베이징에 들어선 루이뷔통 스토어.



아시아의 이웃나라이자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이 중국인들에게는 댜오위다오, 일본인들에게는 센카쿠로 불리는 작은 섬을 두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면서 양국 관계는 계속 얼어붙어 있다. 이를 비롯해 다른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은 일본 여행에 갈수록 큰 관심을 보인다. 새로운 조사 결과는 일본이 중국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여행지 중 하나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세계 유명 인터넷 관광업체 트래블주의 중국 지부가 조사한 결과에서 일본이 미국과 함께 1위의 인기 여행지로 부상했다. 중국 본토 거주인의 29%가 선호하는 여행지로 두 나라를 꼽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단 1년만에 거의 두 배가 됐다(96% 증가). 일본은 오랫동안 홍콩과 대만 거주자들이 선호하는 여행지였지만 중국 본토 거주자의 일본 여행 관심 증가는 비교적 새로운 현상이다.

같은 조사에서 1년 전에는 일본이 중국 관광객의 인기 여행지 10위였다(18%가 일본을 선호했다). 그러나 가치가 하락한 엔화 덕분에 일본은 중국 본토의 쇼핑객들에게 이상적인 여행지가 됐다. 그중 다수는 계속 늘어나는 가처분 소득 덕분에 명품을 좋아하는 취향을 가졌다. 일부 중국인은 도쿄의 고급상점에서 루이뷔통 백과 비싼 주방용품을 구입한다. 트래블주 중국 지부대표 비비안 홍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들이 더욱 세련되면서 일본이 풍부하게 제공하는 역사, 음식, 문화를 과거보다 더 즐긴다.

오스터아우트 커뮤니케이션 앤 디자인사의 CEO 셜리 쉬는 월스트리트저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춘절을 일본에서 보내기로 결심한 이유는 그 외에도 많다고 말했다. 샹하이에 거주하는 쉬는 “영유권 분쟁은 별도로 치고 일본은 문화와 자연을 고루 갖춘 매력적인 나라”라고 말했다. 비비안 홍은 2012년 비자 제한이 완화된 것도 중국 관광객의 일본 방문을 용이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중일 외교관계와 군사분쟁 방지라는 훨씬 큰 이슈에서 공통의 경제적 목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시아의 양대 강국인 중국과 일본이 절대로 서로 전쟁을 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가 얽히고설킨 경제 관계일지 모른다. 토머스 프리드먼의 ‘분쟁 예방의 황금아치 이론’과 비슷하게 중국과 일본 사이의 심화된 정치적 경제적 연결이 상호간의 전쟁 발발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양국은 서로 적대적 도발과 으름장을 주고 받는다. 또 프리드먼의 이론이 완벽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경제 대국인 두 나라는 너무도 영악해 서로 싸우지 않는다는 지적은 동중국해에서 진실로 판명될 듯하다. 황금아치 이론이 부분적으로 틀렸을지 몰라도 루이뷔통 같은 명품 브랜드를 자랑하는 두 나라가 파괴적인 전쟁을 할 이유는 별로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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