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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 미래 수 읽기로 새로운 직업 탐구

Management - 미래 수 읽기로 새로운 직업 탐구

고령화·친환경 등 현상 주목할 만 … 한 쪽으로 몰리는 ‘중복형’ 피해야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청년실업이 심각한 경제적 문제가 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다양한 자격을 취득했는데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이 늘어난 것이다. 앞으로는 기업이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 사업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청년실업 문제는 개선되지 않고 고질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해 사업을 확장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일자리가 나올 가능성이 크지않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장차 대학생의 상당수는 졸업 후에 부모에게 얹혀 살아야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런 상황은 우리 사회를 우울하게 만들 것이다.

자녀 교육에 모든 걸 걸다시피 하는 한국인들은 백수 신세인 자식을 보며 많은 스트레스가 쌓일 것이다. 또한 경제적으로도 압박을 받을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할 묘수는 없을까? 각국의 지도자들은 일자리 창출에 고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단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어려운 가운데도 나름대로 효과적인 전략을 있을 것이다.



청년실업 문제 풀 뾰족한 묘수 없어다가오는 미래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한 직업이 생길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지난 10여년 간 IT산업이 부상하면서 인터넷 기반의 멀티미디어 분야 직업인이 많이 나온 것처럼 신종 직업이 계속 나올 것이란 얘기다. 그렇다면 이에 부응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이 문제와 관련해 바둑에서는 두 가지 시사점을 던져 준다.

하나는 중복형을 피하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미래에 대한 수읽기를 해서 새로운 직업인을 만들라는 것이다. 중복형이란 바둑돌이 어느 한 곳으로 과다하게 몰려 있는 것을 말한다. 몇 가지 인기 있는 직종에 과도하게 몰리는 현상에 비유할 수 있다. 삼성그룹 신입사원 채용에 20만명이 몰린 것은 바둑으로 치면 인력시장에서 엄청난 중복형이다.

[1도]의 이런 모양에서 단수 당한 흑 네점을 흑1로 이었다고 하자. 흑돌들이 포도송이처럼 뭉친 꼴이다. 이렇게 바둑돌이 어느 한 곳으로 지나치게 몰린 걸 중복형이라고 한다. 이런 모양이 되면 능률이 떨어져서 좋지 않다. 그래서 고수들은 중복형을 극력피하려고 한다.

[2도]에서는 흑1로 살려내고 백2를 허용하는 것이 낫다. 차라리 흑돌 네 점을 버리는 것이 유리한 것이다. 그 다음 흑3에 다른 곳에 간다면 이것이 더 효율적인 진행이 된다.

특정 분야에 중복 투자하는 것보다 이처럼 인력을 분산시키는 것이 유리하다는 얘기다. 진로 선택에서 의사나 판검사 등의 직업에 너무 많은 지원자가 몰리는 것도 중복형이다. 좋은 직업을 택하려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손가락에 꼽을 몇몇 직업이나 대기업에 몰리는 것은 사회적 낭비다.

이런 중복형을 피하기 위해서는 인력시장의 수급과 배치를 담당하는 정부 부서가 있어야 할 것 같다. 바둑판에서 적재적소에 돌을 배치해 능률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처럼 인력을 균형 있게 안배하는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정부에서 직업 현황을 수시로 알려주고 잘 모르는 직업을 홍보해 인력을 고르게 배치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미래를 위해 스펙을 쌓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여러 가지 직업이 갖는 특성에 대해서는 무지한 것이 젊은이들의 현실이다. 직업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은 성인도 마찬가지다. 필자가 바둑팬이나 일반인으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바둑학과 나오면 뭘 하나요?’란 말이다. 바둑팬들조차도 바둑 분야의 직업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알고 나면 놀라겠지만 바둑계의 직업은 열 가지가 넘는다. 이와 같은 직업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미래에 새로 나올 직업군을 예측해 신종 직업인을 배출하는 방안도 추진하면 좋을 것 같다. 요즘은 세상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10년 후의 생활방식이나 문화가 지금과 같지 않을 것이다. 달라지는 사회환경에 맞는 새로운 직업의 출현을 수 읽기 할 필요가 있다. 사실 깊은 수읽기를 하지 않아도 우리는 몇 가지 새로운 직업의 출현을 예상할 수 있다.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 노인들의 건강이나 여가 등을 관리하는 직업이 인기를 끌 것이다.

지구촌의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을 보면 앞으로 환경문제를 다루는 전문직이 요긴할 것이다. 식량이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되니 쌀이나 물을 생산하는 사업이 각광을 받을 것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런 변화를 예측해 인력을 새로운 분야로 배치한다면 청년실업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직업에 대한 미래 예측을 제대로 한다는 전제에서 대학도 변화시켜야 한다. 지금과 같이 대부분의 대학이 영문과·경영학과·디자인학과 등으로 구성한 천편일률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다원화된 구조로 바꿀 필요가 있다. 시대가 변하면 학문적 틀도 그에 맞게 변해야 할 것이다. 기업인들도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돈을 벌어 장롱에 넣어두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벤처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새로운 투자를 하고 혁신해서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성장을 꾀해야 한다.



프로기사 키우듯 벤처기업 많이 배출해야기존의 기업들이 성장을 하지 못한다면 새로운 벤처사업가를 많이 배출할 필요가 있다. 바둑과 같은 승부세계에서 신진 고수들이 나와 정상을 정복하듯이 신흥 기업들이 출현해 경제계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벤처기업을 새로운 강자로 만드는 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다.

바둑에서는 프로기사를 배출하기 위한 전문도장들이 있다. 우리 사회의 부담이 될 청년실업 문제를 생각해 봤다. 다양한 해결책을 찾지 않으면 미래에 큰 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젊은이들이 특정한 분야나 대기업으로 몰리는 중복형을 방지하도록 하고, 미래의 신종 직업을 예측해 발 빠르게 대응하는 전략을 강구할 때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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