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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Book | 『미친듯이 심플』 - 다르게 그리고 단순하게

Business Book | 『미친듯이 심플』 - 다르게 그리고 단순하게



“인생은 기술과 운의 조합이다. 내가 이 업계에서 가장 노련한 사람이라고 내세울 생각은 없지만, 가장 운 좋은 사람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애플과 넥스트를 오가면서 10년 넘게 스티브 잡스와 일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켄 시걸의 회고담이다.

켄 시걸의 <미친듯이 심플> 은 잡스가 어떻게 애플을 경영했는지 그리고 작업을 어떻게 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지나칠 정도로 ‘단순화’에 초점을 맞춘 잡스의 집념이 어떻게 실천됐는 가를 확인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흔히 생각하듯 단순화는 애플의 디자인에만 적용된 원칙이 아니라 잡스의 삶 전체에 적용된 것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잡스의 철학과 실천을 모두 11가지의 핵심 메시지로 나누어서 흥미로운 사례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냉혹하게 생각하라, 작게 생각하라, 최소로 생각하라, 가동성을 생각하라, 상징을 생각하라, 표현 방식을 생각하라, 평소처럼 생각하라, 인간을 생각하라, 회의적으로 생각하라, 전쟁을 생각하라, 앞서 생각하라, 그리고 마무리 하는 글에서 저자는 다르게 생각하라는 제목으로 책을 끝내고 있다.

책의 서문에는 이 책 전체에서, 잡스의 인생 전체에서, 애플이란 회사 전체에서 적용된 ‘그 무엇’이 소개돼 있다. 바로 ‘심플 스틱’이란 것이다. 애플의 모든 것에 지독하리만치 단순함을 적용하고자 했던 잡스의 경영 원칙을 상징하는 말이다. 저자는 시간이 지난 후 늘 잡스의 방식이 옳았다고 말한다. 더 심플하고, 더 빠르고, 더 효과적인 것을 스스로 지키려고 노력하고, 직원들이 최고의 상태를 추구하도록 만든 잡스는 심플 스틱으로 뭘 하려했을까?

“심플 스틱은 애플 내부의 핵심 가치를 상징한다. 심플 스틱은 영감을 자극하기도 하고 원시인의 몽둥이처럼 위협이 되기도 한다. 애플이 여타 기술회사들과는 다르다는 점을 언제나 상기시키고 이 복잡한 세상에서 애플을 돋보이게 한다. 그만큼 애플은 ‘단순함’의 힘을 거의 종교처럼 신봉한다.”

그가 만나본 많은 사람은 단순함을 실천하는 일이 뭐가 그렇게 어려운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저자는 그게 그렇게 쉽지 않을뿐더러 솔직히 아주 어렵다고 말한다. 지식이 있다고 해서 단순함을 그저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단순함을 제대로 실천하려면 투지가 있어야 하고, 원칙을 위해 싸울 수 있어야 하고, 단순함의 쌍둥이 악마인 복잡함의 유혹을 거부할 수 있을 만큼 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심플 스틱은 애플이나 잡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일까? 단순함을 받아들이는 것은 개인과 조직에게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남을 뜻하기 때문에 모두에게 중요한 것이다. “단순함의 가치를 받아들일 때 당신은 변화를 추진하고, 동료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회사에서 당신의 가치를 입증하는 존재로 나날이 거듭날 것이다.”

그러면 단순함이 왜 중요하며 가치가 있는 일일까?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사람들은 태생적으로 복잡함보다는 단순함에 끌리기 때문에 비용을 지불할 만큼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단순함은 힘이 될 수 있고 승리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이 잡스와 함께 일하는 시기가 편안하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왜냐하면 지나친 솔직함 때문이다. 마음에 들면 마음에 든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솔직하게 ‘노’를 말해 버리곤 했기 때문이다.

회의든 평가이든 잡스는 상대방이 어떻게 느낄지에 대해 조금도 개의치 않은 인물이다. 그의 단도직입적인 솔직함은 상대방이 이것저것 복잡하게 고민하는 일을 크게 줄여준다. 잡스는 자신이 그렇게 하듯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명확한 의사소통을 요구했다.

그는 애매하게 둘러대는 사람들을 참지 못했다. 왜, 그는 냉혹함을 단순함의 열한 가지 요소 가운데 하나로 꼽고 이를 집요하게 추구했을까? 당신이 속한 팀의 시간을 미래를 향해 진보하는 것에 100% 집중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팀이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단순화의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 잡스의 뜻이었다.

단순함의 원칙은 회의나 프로젝트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저자는 수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갖게 된 원칙 즉, ‘프로젝트의 성과와 질은 프로젝트에 투입된 인력의 수에 반비례 한다’와 ‘프로젝트 성과의 질은 최종 의사결정권자의 관여도에 정비례해 증가한다’는 것이다. 잡스는 통념과 달리 자신이 반드시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할 일에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중요한 일이 여러 사람의 고민이나 논쟁의 대상이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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