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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이끄는 ‘소프트 파워’의 힘

혁신 이끄는 ‘소프트 파워’의 힘



당신은 건강한가? 건강한 사람은 몸에 갑작스런 이상이 잘 생기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항상 건강하다. 면역체계가 위험을 물리치기 때문이다. 기업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날까? 그렇다. 혁신은 갑자기 일어나지 않는다. 연구실이나 개발자 모임, TED 강연 등에서 혁신이 일어난다고 생각하지 마라. 혁신을 회사 어디에서나 항상 일어나는 체계적이고 자동적인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왜 어떤 기업은 다른 기업보다 혁신적일까? 그 활력은 어디서 나올까? CEO가 만드는 걸까? 일부 기업에선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기업이라도 CEO가 영원히 그 회사에 머무르진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뛰어난 전략은 어떨까? 만약 그렇다면 기업은 항상 올바른 전략만을 수립해야 한다. 그러나 역사를 돌이켜보면 그 어떤 회사도 항상 훌륭한 전략만 있지는 않았다. 누가 봐도 탄탄했던 기업이 잘못된 전략과 도박으로 갑자기 무너진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이스트먼 코닥을 보라.

매끄러운 경영일까? “월간지 ‘던스 비즈니스 먼스’는 애봇 라보라토리즈, 디지털 이큅먼트, H.J. 하인즈, 마스코, JP 모건앤컴퍼니 등 5개 기업을 최우수 경영 기업으로 선정했다.” 1986년 12월 1일 LA타임즈에 실린 한 기사의 첫머리다. 디지털 이큅먼트가 최우수경영 기업에 선정됐다는 점에 주목하라. 당시 그 회사의 면역력 체계는 이미 붕괴되고 있었다.

연구개발(R&D)에 많이 투자하는 것일까? R&D예산 규모를 자랑스레 떠벌리는 기업 연간보고서를 읽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R&D는 혁신에 필수적이긴 하지만 충분요소는 아니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소셜미디어 등 최첨단 기술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기술자 군단일까?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다시 생각해 보라. 하드 파워는 그리 오래 못간다. 수 년, 수십 년이 아니라 기껏해야 몇 주에서 몇 달이다. 건강한 혁신은 보다 깊은 곳에서 나온다. 바로 ‘소프트 파워’다.



신뢰(Trust) 투자수익률 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모호한 개념이다. 그러나 신뢰가 없다면 지속적인 혁신은 일어나지 않는다. 신뢰가 없는 직원들은 자신이 가진 최고의 아이디어를 절대 공유하지 않는다. 신뢰가 없는 고객들은 당신에게 혁신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신뢰가 없는 주주들은 주식을 팔거나 당신을 고소할 것이다. 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여러 여론조사는 공적 부문과 사기업, 비영리 부문을 막론하고 경제 분야에서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신뢰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



스마트(Smarts) 실리콘밸리와 월스트리트는 대학입학시험에서 수학 800점 만점을 받은 모범생을 선호한다. 그러나 그곳은 IQ가 뛰어난 소수정예를 필요로 하는 알고리즘적 사업체다. 대다수 조직에서 스마트함은 지능지수가 아닌 다른 데서 나온다. 투지, 기개, 감정이입, 결단력 같은 것이다.



팀(Teams) 최고의 팀은 상호보완적인 능력을 갖춘 2~12명 소규모 집단이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사실이다. 비틀즈는 4명이고, 예수는 열두 제자를 뒀으며, 미 육군 특수부대의 최소 작전단위도 12명이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피자 두 판을 나눠 먹을 수 있는 6~10명 정도의 팀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피자 두 판의 법칙’을 내놓았다. 스티브 잡스의 진짜 천재성은 스티브 워즈니악, 팀 쿡 등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완벽한 팀원을 찾아냈나는 데 있다.



취향(Taste)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고유하면서도 보편적인 매력을 묘사할 때 사용한 단어다. 자전거 제조업체 스페셜라이즈드의 수석 디자이너 로버트 이거는 취향을 “자료가 제시하는 진실과 인간적인 진실 사이의 아주 섬세한 지점”이라고 했다. 아무런 개성 없는 상품을 팔고 싶지 않다면 취향이 필요하다.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취향은 시장조사나 분석에서 나오지 않는다.



이야기(Story)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은 끊임없이 이야기로 호소한다. 실수하고 실패한 경험이 있는 사람의 도전기는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예전과 달라진 점도 있다. 소비자들이 그 이야기를 소셜미디어에 퍼트린다는 점이다. 뭘 해야 하냐고? 당신의 영웅서사시에 소비자들을 참여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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