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투자는 계속돼야 한다

사람들은 지구온난화를 막으려면 화석연료투자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지구온난화를 생각해서 연금펀드를 화석연료가 아닌 ‘녹색 자원’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구온난화가 심각하고 , 화석연료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이 그 원인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구온난화 때문에 투자를 철회한다는 건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는 본말전도식 대응이다. 오히려 남의 돈으로 선한 사람 행세하기에 딱 좋은 일이다.

우리는 환경보호론자들의 심기를 거스르고자 화석연료를 태우는 것이 아니다. 화석연료는 우리 삶에서 거의 모든 것을 책임진다. 먹여주고, 따뜻하게 해주고, 다른 곳으로 옮겨주고, 어둠을 밝혀준다. 산업과 인터넷에 전력을 불어넣는다. 오늘날 우리는 전체 에너지의 82%를 화석연료로부터 얻고 2035년에도 에너지 소비량의 80%가량을 화석연료에서 얻을 전망이다. 저렴한 전력은 놀라울 정도로 삶의 질을 높여준다. 지난 35년 간 중국에선 5억 명이 가난에서 벗어났다. 이는 비효율적인 풍력발전기가 아니라 값싼 석탄 덕분이다.

재생가능 에너지에서 머지 않아 수익이 날 것이라는 말은 1970년대부터 나왔다. 그린 에너지는 아직도 경쟁력이 부족하고 앞으로도 한참 그럴 것이다. 2012년 녹색산업에 들어간 보조금은 총 1010억 달러(약 104조7000억원)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35년까지 매년 22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한다.

희망이 이런 현실을 억지로 바꿀 수는 없다. 화석연료 투자를 철회하라는 비현실적인 주문 대신 녹색 연구개발에 공적 투자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차세대 녹색기술이 훨씬 저렴해져 중국·인도 같은 나라들도 결국 연료를 바꾸도록 말이다.

지난 12년 동안 화석 연료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재생가능 에너지와 비교해 보자. 스톡스 글로벌 1800 석유 및 가스 지수(The STOXX Global 1800 Oil & Gas Index)는 엑손모빌과 셰브런 같은 전통적인 석유 기업을 포함한다. 2002년 만들어진 레닉스 재생가능에너지산업지수(The RENIXX Renewable Energy Industrial Index)는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모터스와 풍력발전 업체 베스타스를 포함하는 가장 오래된 녹색에너지 지수다. 이 두 지수를 토대로 살펴보면 2002년 화석연료에 투자한 100달러는 오늘날 252달러인 반면 재생에너지에 투자한 100달러는 34달러에 불과하다.

교활한 녹색 기업가들은 주식을 매각하면 수익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항상 자신들에게 유리한 날짜만 선택해 비교하며 ‘녹색 에너지’ 투자기업 목록에 지멘스, 허니웰, ABB, 필립스 같은 기업을 포함시킨다. 이 기업들이 재생가능 에너지에 쏟는 노력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위의 표는 화석연료에 투자한 돈을 재생가능 에너지로 돌렸더라면 상당 액수를 잃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주식시장 호황이 시작된 2009년 3월 이후를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한층 두드러진다. 그러니 투자철회론자들에게 던질 질문은 이 한 가지뿐이다. 도표의 두 주가 지수를 봤을 때, 당신이라면 어디에 연금을 맡기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