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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IATION INDUSTRY - 조종사 어디 없소?

AVIATION INDUSTRY - 조종사 어디 없소?



말레이시아 항공편의 실종에서 조종사들의 잠재적인 역할에 관해 세계 곳곳에서 온갖 추측이 난무한다. 한편 미국도 나름의 조종사 문제와 씨름해야 했다. 파일럿 부족 문제다. 지난 12개월 사이 거의 모든 지방 항공사들이 채용 목표치 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조사 대상 12개 지방 항공사 중 11개사가 조종사 구인난에 시달린다.

이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조종사가 부족하면 항공편이 취소되고 어떤 경우에는 공항과 허브가 폐쇄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최근 미국 지방의 두 소형 항공사 그레이트 레이크스 항공과 실버 항공이 조종사 부족으로 인해 11개 도시로의 운항 서비스를 취소해야 했다.” 항공업계 경제전문가와 컨설턴트들의 독립적 단체인 플라이트패스 이코노믹스의 공동 설립자 매트 바턴이 말했다.

“유나이티드 항공 또한 클리블랜드에 있는 자사 기지의 폐쇄를 발표했다. 이는 상당 부분 유나이티드 지역 제휴사의 조종사 부족 사태에 기인했다고 그 회사는 주장했다.”

그 잠재적인 영향은 심각하다. 조종사 구인난이 미국인구의 최대 10%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바턴은 추산한다. “보스턴이나 LA 또는 다른 대도시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이 문제가 자신에게는 중요하지 않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다”고 그가 말했다. “그러나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하다. 이들 대다수가 누리는 논스톱 서비스 중 다수는 허브가 아닌 더 작은 공항으로부터 연결하는 소형 항공기가 지원하고 지탱해준다. 궁극적으로 네트워크에서 단 하나의 연결고리가 빠져도 네트워크 전체의 경제성이 영향을 받는다.”

지방 항공사들이 왜 조종사를 구하지 못할까? 답은 간단하다. 그 일자리가 더는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고임금, 색다른 지역으로의 비행, 매달 많은 자유시간의 향유 같은 매력적인 특전이 사라졌다. 모두가 부러워하던 은퇴기금도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요즘엔 비행기 조종의 단순한 즐거움도 크게 줄었다. 조종 기능이 많이 자동화됐기 때문이다.

면허를 가진 비행사는 많다. 그들이 민항기 조종에 관심이 없을 뿐이다. 2014년 1월 현역 조종사 및 항운조종사 면허를 가진 65세 이하의 비행사는 13만7658명이었다. 그들 중 6만6000명 가량이 대형 항공사나 더 작은 지방 항공사에 고용됐다. 그렇다면 향후 10년 동안 최대 1만 개의 빈 자리를 채울 만한 유자격 조종사 7만1000 여명이 남게 된다.

연방항공국 데이터에 따르면 이들 비행사 7만1000명 중 7858명이 외국계 항공사에서 일한다. 나머지 비행사 6만3000명에 관해서는 그들이 미군에 근무하는지, YOU’RE SO GROUNDED 항공업이 아닌 다른 업종에서 비행사로 일하는지, 항공업계의 비행사 아닌 직종에서 일하는지, 또는 완전히 항공업과 무관한 직종에서 일하는지 아무런 기록도 없다.

오랫동안 군대가 민항기 비행사의 최대 양성소 역할을 해왔다. 공군·해군·육군 파일럿들이 의무 복무기한을 채운 뒤 대형 항공사로 옮기곤 했다. 지난 10년 사이 그런 트렌드에 변화가 생겼다. 미국 회계감사원(GAO)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이전에는 항공사 비행사의 70%가량이 군 출신이었다. 지금은 그 비율이 30% 가까이로 떨어졌다. 군대의 파일럿들이 의무 복무기한을 채운 뒤 재입대하기 시작한다. 요즘은 군 복무기한이 훈련 수료 후 최대 10년에 달하기도 한다. 주요 항공사에서의 생활이 예전만큼 매력적이지 않은 것이다.

“항공사에 비해 유리한 부가급부 때문에 군에 남는 파일럿들이 늘어난다.” 유에스 항공 기장과 공군 파일럿을 모두 지내고 은퇴한 비행사가 익명으로 말했다. “돈과 부가급부 외에도 9·11 테러 공격 이후 민간 항공의 재미와 즐거움 측면 중 다수가 사라졌다. 비행사들이 지금은 승객과 거의 접촉하지 못하고 ‘조종칸 안에 갇혀 지낸다.’ 그리고 더 강화된 보안 시스템을 마주해야 한다.”

군대의 파일럿만 대형 항공사에 등을 돌리는 건 아니다. GAO 보고서에서 조사한 대다수 대학 및 직업 비행사 학교의 관계자들은 지난 10년 사이 등록자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2000~2001 학년으로부터 2011~2012 학년 사이 23% 줄었다. 졸업자가 감소하면 잠재적인 파일럿 인력도 줄어든다.

“그런 환경과 낮은 보수를 감안할 때 나라도 요즘 항공업계에서 일하려 할지 의심스럽다.” 31년간 조종간을 잡은 뒤 유에스 항공에서 은퇴한 부조종사 찰스 비티가 털어놓았다. “보수는 적고 근무시간은 늘어났다. 연금은 적어졌거나 아예 없으며 직업안정은 환경에 따라 다르다. 상황이 좋지 않다. 항공업계가 1973년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좋았지만 휴가가 줄고 임금이 깎이고 합병이 이뤄지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마지막 결정타는 유에스 항공에서의 내 비행사 퇴직 연금을 날려버린 파산이었다.”

그만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 은퇴한 비행사 중 여러 명이 다시는 그 일을 하지 않겠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사람들이 항공업계 근무를 원치 않는 주된 이유는 비행사의 낮은 보수다. 현직자와 은퇴자를 모두 포함한 일부 비행사와 항공업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비행기 조종을 배우는 데 아주 많은 돈이 든다.” 델타 항공의 한 현직 부조종사가 이름을 밝히지 않고 말했다. “빚을 8만 달러나 떠안은 채 2년간 2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데 기뻐할 사람은 거의 없다.”

항공사조종사협회도 낮은 임금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GAO 보고서에 대한 그들의 반응은 간단했다. “자격을 갖춘 비행사는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수준 이하의 임금과 빈약한 부가급부를 받으며 비행을 하겠다는 유자격 조종사는 부족하다.”

“항공사 파일럿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변함없이 많다고 생각한다. 옛날 존 웨인 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았든 그냥 비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든 말이다.” 비티가 말했다. “나는 그것을 직업으로 볼 때 책임에 맞게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백 명의 탑승객을 싣고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비행하는 일이 시내 버스 운전과 똑같이 취급돼서는 안 된다. 보수가 시내 버스 기사와 같거나 적어서도 안 된다. 10km 상공에서는 비행기를 멈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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