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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S | FERRARI - 한국의 신흥부자 향해 질주한다

AUTOS | FERRARI - 한국의 신흥부자 향해 질주한다

페라리의 극동아시아지역 총괄책임 주세페 카타네오는 “한국의 슈퍼카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페라리의 꿈을 공유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주세페 카타네오는 페라리의 극동아시아지역 총괄책임자다. 그는 한국 수입차 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페라리에게 기회라고 말했다.



지난 4월 20일 열린 베이징모터쇼에서 최고 화제는 페라리의 새로운 슈퍼카 ‘캘리포니아T’였다. 3.8ℓ 트윈터보 8기통 엔진이 장착돼 최대 560마력의 힘을 내는 ‘괴물’로 불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이 3.6초에 불과하고 최고 속력은 시속 316㎞에 이른다. 접이식 하드롭(RHT) 기능이 장착돼 14초 만에 쿠페에서 스파이더로 모습이 바뀐다.

당초 4월 29일은 페라리의 ‘캘리포니아T’ 한국 출시 행사가 예정된 날이었다. 하지만 페라리·마세라티 국내수입원 포르자모터스코리아(FMK)는 행사를 잠정 연기했다. 세월호 참사 탓이다. 당분간 온오프라인 홍보 활동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4월 30일 만난 주세페 카타네오 페라리 극동아시아지역 총괄책임은 인터뷰에 앞서 “세월호 사건 희생자·유가족에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타이어 회사 피렐리(Pirelli)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의 총괄 책임자를 역임한 그는 지난해 1월 페라리 극동아시아 지역의 총괄책임자가 됐다.

‘캘리포니아T’에 대한 반응은?

우리는 자동차의 콘셉트를 판다. 다양한 용도, 뛰어난 주행 성능이 페라리의 주된 콘셉트다. 캘리포니아 모델에 터보엔진을 창작한 캘리포니아T는 아름다운 외관은 물론이고 강력한 성능이 돋보인다. 이전 모델에 비해 70마력을 높인 진정한 슈퍼카다. 앞으로 4주 동안 전 세계에 론칭할 것이며 이미 예약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국내엔 4월말 출시했고 가격은 3억원 수준이다.)

한국 시장 마케팅 전략은?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큰 시장이 한국과 일본이다. 최근 한국의 럭셔리 차 시장이 커지고 있어 자주 방문한다. 페라리의 독특한 비즈니스모델은 파트너사들과 하나의 회사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우리 마케팅의 큰 장점이다. 몇 해 전부터 ‘프리미엄 오너십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에서 목표 판매량은 있지만 그것보다는 페라리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컨버터블, 최고 속도가 한국에선 무용지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차를 선택할 때 실용성을 따지는 것은 세계적인 트렌드다. 하지만 페라리는 생애 최초로 구입하는 차가 아니다. 기존에 세단을 두고 여유 있게 구입한다. 페라리의 브랜드 이미지는 ‘성인 남자의 럭셔리 장난감’이다. 자신이 간직한 꿈을 위해, 열심히 일한 보상으로 구입하는 브랜드가 바로 페라리다. 페라리를 산다는 것은 꿈을 사는 것이다. 물론 한국에서 페라리의 기능을 모두 실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신모델을 출시할 때마다 고객과 의견을 나눈다. 캘리포니아T를 제대로 즐기려면 서킷을 찾는 것이 좋다. 매일 몰고 다닐 수 있는 실용적인 모델을 원한다면 4인승 페라리4(FF)가 있다.

흔히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를 라이벌로 여긴다.

450마력 이상 최상급 슈퍼카 생산 규모는 한 해 2만4000대 정도다. 페라리는 해마다 7000대 정도를 팔며 슈퍼카 시장의 리더가 됐다. 그만큼 우리는 독보적이다. 우리가 신경쓰는 라이벌 브랜드나 모델은 없다. 오만해 보일지 모르지만 공급자가 만드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고객의 니즈를 좇는 것이 아니라 먼저 기획해 시장에 내놓는다. 그래서 늘 흥미로운 차가 탄생한다. (라이벌 브랜드를 언급하자 그는 정색하며 페라리 회사를 지칭하는 ‘we’에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한국의 수입차 시장의 특징은 디젤 엔진을 앞 세운 독일차의 성장과 일본차의 부진으로 요약된다. 럭셔리카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FMK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0% 가까이 뛰었다. 현재 ‘페라리FF’와 ‘458 스파이더’ ‘458 이탈리아’ ‘캘리포니아’ 등을 판매하고 있다. 카타네오 총괄책임은 “개별 모델의 지역별 판매량은 영업 비밀”이라며 “페라리의 영업 전략은 한정판매”라고 밝혔다.

페라리는 지난해 제품의 희소성을 높이기 위해 생산량을 줄이고 다른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사업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옷, 가방, 향수, 테마파크 등 여러 사업을 진행해 지난해 브랜드 사업부에서만 5400만 달러(약 56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테마파크는 현재 중동 아부다비에 운영 중이며 스페인에도 세우겠다는 계획을 최근 밝혔다. 사업 구조를 다변화해 기업의 명품 이미지를 강화하고 수익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한국 수입차 시장 전망은?

현대차의 시장 점유율이 한국에서 상당히 높지만 대부분 중간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입차 시장은 가격면에서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상위층의 정점에 페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페라리는 자동차 브랜드이자 럭셔리 브랜드다. 우리는 페라리를 라이프스타일 산업이라고 본다. 한국은 수입차 시장의 전반적인 성장세와 함께 신흥부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페라리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을 자주 찾는 이유다.

한국과 주변국 시장 차이점은?

일본과 호주, 홍콩은 일찌감치 산업이 발달한 나라여서 ‘올드 패밀리 머니(재력가)’가 많다. 이들은 자신의 삶을 즐기기 위해 페라리를 구입한다. 뒤늦게 성장한 중국과 동남아시아는 ‘뉴 머니(신흥부자)’가 많다. 이들은 페라리 구입을 지위의 상징으로 여긴다. 한국과 대만은 그 중간지대다. 두 나라 모두 경제적으로는 크게 성장했지만 그에 비해 럭셔리 수퍼카의 매출은 높지 않다.

당신은 페라리의 어떤 모델을 타는가?

페라리 직원들은 페라리를 몰지 않는다. 고객과 동일한 차를 소유할 수 없는 내부 규정이 있다. 페라리의 가치, 페라리의 꿈을 높여 고객에게만 존중의 의미를 담아 판매한다.(싱가포르에 살고 있는 그는 페라리 모기업인 피아트 크라이슬러의 지프를 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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