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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 카카오보다 무서운 건 中기업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 카카오보다 무서운 건 中기업



이해진(47)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6월 25일 제주도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다. 대표적인 ‘은둔형 경영자’ 중 한 명인 그가 기자들을 만난 건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모바일 메신저 ‘라인’ 가입자 3억명 돌파 기념행사가 마지막이었다. 이날 포럼에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특강을 한 이 의장은 온라인 분야에서 글로벌 히든챔피언을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네이버가 큰 어려움을 겪었다. ‘네이버 때문에 사업 못하겠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컸고, 골목상권 논란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고, 반성도 많이 했다. 15년 가까이 회사 운영하면서 매년 망할 위기를 겪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매년 창업 첫 해라는 생각도 들고. 솔직히 1등 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누가 알았나? 노키아가 이렇게 무너질지, 닌텐도가 이렇게 적자에 시달릴지.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많은 고민을 한 시간이었다.”

강연에서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강조했는데.

“검색광고는 다른 마케팅 수단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운영이 간편해 중소기업에 더 효율적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상품을 판매할 상권이나 마케팅 수단이 제한적인데, 온라인은 그런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게 해주는 유용한 수단이라 생각한다. 이들이 ‘글로벌 히든챔피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 올해 2월 중소상공인희망재단도 설립한 만큼 그분들이 온라인을 통해 사용자들과 잘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라인이 선전하고 있다.

“일본과 남미 등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문제는 수익모델인데 아직 게임이나 광고 등 기본적 플랫폼 외에는 새로운 모델이 없다.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일단 사용자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 매출 걱정은 없지만 어떤 수익 모델을 만들어 갈 지는 더 고민해야 한다(이 의장은 라인의 기업공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고 답했다).”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했는데.

“정말 두려운 경쟁자가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모바일 시장에서 카카오는 강자다. 좋은 콘텐트를 갖춘 다음과 결합해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더 큰 경쟁자는 해외에 있다고 생각한다. 페이스북이나 구글도 그렇지만 중국 기업은 더 무섭다. 성장 속도가 빠르고, 돈도 많다. 게다가 넓은 중국 시장에서 콘텐트 사업을 도와주겠다고 한다. 어떤 기업도 그 제안을 거부하긴 힘들 거다. 다음-카카오와 열심히 경쟁해 더 좋은 서비스 만들고, 더 큰 무대에서 글로벌 업체와 싸울 수 있는 체제가 됐으면 좋겠다.”

국내 기업 역차별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최근 많은 언론이 국내 기업 역차별 문제를 다뤘다. 고맙게 생각한다. 컴퓨터 검색 시장에선 네이버의 점유율이 높지만 동영상은 유튜브가 거의 다 갖고 있다. 페이스북 사용자도 급격히 늘고 있다. 이들의 점유율이나 매출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으니 국내업체들만 규제의 타깃이 된다. 이미 무게 중심이 모바일로 옮겨간 상태에서 정확한 데이터로 시장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외국 기업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

강연을 계기로 대외활동을 늘릴 계획인가?

“그동안 어디 숨어 있었던 게 아닌데 ‘은둔형 경영자’ 이런 말은 좀 억울하다. 직원들에게 축구를 빗대 말한 적이 있다. 스트라이커가 있으면 후방을 든든하게 지키는 선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좋은 후배들이 좋은 서비스 많이 만들고 있다. 라이트윙 정도의 위치에서 센터링을 열심히 올려 주고, 후배들이 멋진 골을 넣을 수 있게 도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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