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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 | ‘PTC 라이브 글로벌 2014’ 현장 - “사물인터넷, 2025년 6조 달러로 성장”

Repo | ‘PTC 라이브 글로벌 2014’ 현장 - “사물인터넷, 2025년 6조 달러로 성장”

미국 보스턴 컨벤션센터에서 6월 15~18일(현지시간) PTC의 연례 행사인 ‘PTC 글로벌 라이브 2014’가 열렸다.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열리면서 제조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변화로 상품의 가치 및 차별화의 원천이 소프트웨어·클라우드·서비스 등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생겨나고 있다. 제조업체들도 이에 맞는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로벌 제조업 솔루션 기업 PTC의 연례행사인 ‘PTC 라이브 글로벌 2014’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짐 해플만 PTC 대표의 말이다. 6월 16일~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컨벤션센터에서 PTC 라이브 글로벌 2014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는 마이크로소프트·미국항공우주국(NASA)·폴크스바겐 등 주요 글로벌 제조업체 관계자 2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사물인터넷을 비롯한 새로운 제조업 환경 변화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 현지에서 변화하는 제조업 환경에 대한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고민과 대응을 취재했다.

PTC는 제조업 솔루션(소프트웨어)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1985년 설립돼 CAD(컴퓨터지원설계) 시스템인 ‘프로엔지니어’ ‘크리오’와 생산관리 시스템 ‘윈칠’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쉽게 말해 설계용 소프트웨어와 공장에서 쓰는 생산관리용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당연히 고객은 제조업체들이다. 현재 36개국에 진출해 삼성전자·현대자동차·도요타·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 등 2만7000여개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번 행사에 동행한 PTC 한국지사 관계자는 “PTC 라이브 글로벌은 PTC 제품을 사용하는 제조업체들이 해당 시스템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행사”라고 설명했다. 고급 카메라를 구입한 사람들이 그 제품의 활용도를 높이려고 기능이나 사용 팁을 공유하는 모임을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1989년 처음 시작해 올해가 25번째 행사다. 처음에는 사용자들 중심으로 개최하다가 자사 프로그램의 개발과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PTC가 참여 비중을 늘리면서 현재는 PTC가 주도하는 형식으로 열리고 있다.

3일 간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총 230여개의 세션이 마련됐다. 각각의 미팅룸에 마련된 세션마다 20~50명, 많게는 100여명의 인원이 참석해 정해진 주제에 대한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각 계각층에서 온 참석자들은 원하는 주제를 다루는 세션을 자유롭게 찾아 다녔다. 마치 대학에서 원하는 수업을 듣기 위해 강의실을 찾아 다니는 것과 같은 모습이다. 세션에 따라 PTC뿐 아니라 고객사 관계자도 발표자로 나서 자신들의 활용 방식을 발표했다.



전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탄생이번 행사에서는 제조업계 환경 변화와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제조업체가 주요 고객인 PTC 입장에서는 제조업 환경 연구는 유통업체의 시장 트렌드 조사와 마찬가지다. 그 일환으로 PTC는 지난해 영국 옥스포드리서치에 의뢰해 전세계 주요 제조업체 임원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이를 분석한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를 발표하기도 했다. 고객인 제조업체들에게 업계의 최근 변화를 설명하고, 스스로도 한발 앞서 트렌드에 맞춘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런 내용들이 매년 열리는 PTC 라이브 글로벌 등을 통해 공유된다.

올해 행사에서는 특히 사물인터넷이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제조업계에 큰 변혁을 일으키고 있어서다. 해플만 대표는 행사 첫 날 기조연설에서 “2010년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의 수는 70억 개로 세계 인구를 넘어섰고, 2020년에는 500억개로 인구의 6배, 2030년에는 1조개의 개체가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회가 된다”며 “2025년 사물인터넷이 가져올 경제 규모는 6조2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이런 세상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혁신을 단행하는 과정은 비즈니스 모델 붕괴와 창조의 토대가 될 것”이라며 “이렇게 하지 않은 기업은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제조·판매·서비스 등 모든 영역에서 차별화 방식을 재고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기조연설과 주요 고객사 발표 등을 종합해보면 사물인터넷이 제조업에 불러올 변화는 크게 세 가지다. 제품의 제작 방식과 서비스 방식, 그리고 수익 모델이다. 프린터 산업을 예로 들면 이렇다. 우선 프린터 제조업체들은 설계·생산 과정에서 인터넷에 연결된 소프트웨어·프로세서·센서 등을 탑재한 프린터를 고안하고 제작해야 한다. 이에 따른 투자와 개발이 필요하다. 최근 한 스포츠용품 업체가 운동량 관리를 위한 위치추적 기능을 탑재한 운동화를 출시하는 등 이미 많은 제조업체들이 이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런 제품들이 출시되면 제조업체의 서비스 방식도 바뀐다. 현재 많은 프린터 업체들은 대여·수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런데 사무실에서 프린터가 고장 났을 때를 떠올려보자. 업체에 전화를 한다. 한참 뒤 수리 기사가 오고 점검을 한다. 바로 고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때때로 필요한 부품이 없어 재방문 하기도 한다. 시간이 더 걸리고 그만큼 서비스 질은 떨어지는 것이다.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상황이 다르다. 제품에 문제가 발생하면 수리 기사의 방문 없이도 자체 소프트웨어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다. 사용자가 연락하기 전에 이미 업체에서 고장 사실을 알 수도 있다. 이 경우 수리에 시간이 덜 든다. 용지나 잉크 토너 같은 소모품 관리도 쉽다. 비단 프린터뿐 아니라 많은 제조업 서비스에서 비슷한 방식이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 또 제조업체들은 여기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제조업체에게는 새로운 시장이 생기는 셈이다. 변화 초기에는 이런 방식의 개발이 다른 업체와의 차별화 기회가 된다.

실제로 냉·난방 시스템 회사 ‘트랜’은 이와 관련한 자사의 사례를 발표했다. 트랜은 처음엔 냉·난방 제조 브랜드였다. 처음엔 제작만 했지만 이후 판매 촉진을 위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다 서비스를 통한 수익 창출에 나섰다. 트랜은 현재 빌딩의 클라우드 데이터를 활용한 공조시스템의 원격 모니터링·경고·제어 기술을 도입 중이다.

이 회사의 댄 태이벌 부사장은 “트랜의 수익을 보면 서비스에서 나오는 매출이 이미 절반 정도”라며 “수익성에서는 제품 판매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이미 제조업계는 서비스를 통한 수익 창출 시대에서 서비스의 경쟁 시대로 돌입했기 때문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사물인터넷을 통한 서비스 경쟁력을 제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사물인터넷 관련 빅딜로 미래 먹거리 마련행사를 주최한 PTC 측도 이런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씽웍스(ThingWorx)를 1억12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씽웍스는 사물인터넷 플랫폼 관련 글로벌 선두 업체다. 이를 통해 향후 사물인터넷을 도입하려는 제조업체들에게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행사 기간 동안 많은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씽웍스 관련에 세션에 참가하면서 사물인터넷 플랫폼에 관심을 보였다. 미래 제조업 시장에 대한 고민과 대응책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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