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Sexology | 최세혁의 섹스테라피 - 자위는 성기능 장애 요긴한 치료법

Sexology | 최세혁의 섹스테라피 - 자위는 성기능 장애 요긴한 치료법

조루, 불감증, 심인성 발기부전 치료에 활용 ... 섹스리스 부부에도 유용



‘팔이 짧아서 자위(Masturbation)를 할 수 없는 펭귄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동물’이란 말이 있다. 자위 행위를 할 수 없어서 가장 불행하다면 자위가 언제든 가능한 인간은 과연 행복한 것인가? 태아가 어머니의 자궁 안에서 자위와 비슷한 행동을 한다는 연구 보고서도 있다.

인간은 섹스나 자위를 통해 손쉽게 자신의 성적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지구상 거의 유일한 존재다. 그 성적 만족이란 성적 자극에 의한 자신의 오르가슴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파트너의 만족까지 신경 써야 하는 섹스와는 달리 자위는 자신의 성적 욕구가 있을 때 언제라도 쉽고 빠르게 오르가슴을 얻을 수 있다. 자위가 섹스보다 더 편리한 욕구충족 방법인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위를 수치스럽고 바람직하지 못한 행위로 인식하기 때문에 대부분 자위 습관이 잘못 길들여져 있다. 이 잘못된 습관으로 인하여 성인이 된 이후의 성생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거나 조루나 발기부전, 불감증 등의 성기능 장애로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자위는 남녀를 불문하고 성기능 향상을 위한 중요한 토대일 뿐만 아니라 성생활을 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초 과정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올바른 교육과 반복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남성은 사춘기 시절부터 불안한 정신 환경 속에서 순간의 오르가슴을 맛보기 위해 강하고 빠른 자위 행위를 반복적으로 되풀이한다. 방법은 대개 성기를 한 손으로 쥐고 빠르게 피스톤 운동을 하는 것이다. 실리콘 등 자위기구를 이용하기도 하고, 엎드려 침대나 방바닥에 성기를 직접 대고 비비기도 한다. 성적 쾌감을 서서히 즐기기보다 성기에 강하고 빠른 자극을 제공해 손쉽게 사정 단계에 도달하는 게 특징이다.



부도덕하고 수치스러운 행위라는 인식 벗어야최근엔 여성도 남성의 행위와 비슷한 흐름으로 바뀌는 추세다. 이런 빠르고 강한 손놀림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뇌의 중추신경이 조기에 사정을 하도록 적응한다. 성인이 돼 섹스를 할 때도 중추신경에서는 당연히 빠른 사정 메커니즘이 그대로 작동한다. 조기 사정(여성조루 포함)의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현저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이유 중 하나다.

이와 달리 맨손의 강한 자극에만 익숙해진 페니스가 여자의 질과 같이 부드러운 조임에는 별다른 쾌감을 느끼지 못해 사정에 어려움을 겪는 지루나 발기력 저하 현상 등의 성기능 장애를 보이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쟈스민 등이 함유된 마사지 오일을 사용해 여성의 질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자위를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물론 사정으로 달려가는 빠르고 강한 마찰이 아닌 고도로 여유로운 상태에서 부드러우면서도 지속적으로 느낌을 음미하면서 동시에 성적 쾌감도 확장시켜는 훈련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삽입 섹스 때도 질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성적 쾌감을 극대화하는 맛있는 성생활이 가능해진다.

여성의 자위 행위는 조금 더 다양하다. 대부분 손을 사용하지만 일부 여성은 딜도(Dildo, 남성 성기 모양의 기구)나 바이브레이터(진동기) 등의 용품을 이용하여 클리토리스(음핵)를 집중적으로 자극하거나 질에 삽입하는 경우도 있다. 또는 베개나 쿠션 등을 다리 사이에 끼워 힘을 주고 자극을 가하거나, 문짝이나 책상 또는 침대 모서리, 철봉 등을 음부에 대고 직접 성기를 비벼대는 경

우도 있다.

이렇듯 젊은 시절 잘못된 방식으로 자위 행위를 반복해 혼자만의 쾌감을 습관화하게 되면, 향후 섹스 파트너를 만나도 원만한 성생활을 영위하기가 어렵다. 파트너와의 성행위에서 얻는 만족보다도 자위에서의 성적 쾌감이 더 강하기 때문에 성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다수의 성 클리닉에서는 성기능 장애인 조루나 불감증, 심인성 발기부전 등을 치료하는 중요한 첫 단계로 자위 훈련을 행동 요법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몇 해 전 경기도 모 산부인과에서 불감증과 오르가슴 장애 등 성 트러블을 겪고 있는 주부를 대상으로 섹스테라피 강좌를 진행한 적이 있다. 당시 첫 수업의 화두는 주로 자위에 대한 질문이었다. “혼전에 자위 경험이 있습니까?” “결혼 후 최근까지 자위를 해 본 경험이 있나요?” 등의 질문에 “사춘기 때는 물론 현재까지 자위를 해본 경험이 거의 없다” “배우자가 있는데 왜 그걸 하지요?”와 같은 대답이 많았다. 아직까지도 대다수 주부들은 자위를 부도덕하고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끼는 행위로 인식한다는 생각을 했다.

성 트러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다수의 주부는 자신보다는 남편에게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을 충분히 배려하지 않고 남성 위주의 강하고 빠른 섹스만을 반복하는 남편으로 인해 자신이 오르가슴을 즐기기는커녕 행복한 성생활과의 거리가 점점 더 멀어져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남편 역시 폐쇄적인 성 문화 환경 속에서 자신을 위한 섹스교육을 한번도 받아 보지 못한 성교육 부재의 피해자일수 있다.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섹스 행위로 서로의 사랑을 나누며 키워나가는 방법을 모를 뿐이라는 의미다.



성감 개발하고 성적 흥분 조절하도록 도와자위는 단순히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만이 아니다. 꾸준한 성적 훈련을 통해 자신의 성감을 개발하고, 성적 흥분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 섹스에서도 능동적으로 흥분을 통제하며,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성생활의 매우 중요한 토대다. 킨제이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두 사람의 의견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워델 포메로이 박사는 자신의 저서 <소년들과 성(boys and sex)> 에서 “소년들이 자위를 할 때 천천히 오랜 시간 동안 행위를 지속시키는 법을 배워서 성인이 되었을 때 섹스를 오래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알프레드 킨제이 박사는 “자위를 자주 한 사람일수록 왕성한 성생활을 더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노후에도 성생활을 계속 영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자위는 성숙한 성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성기능의 기초 훈련이다. 올바른 방법대로만 한다면 자신의 성감을 꾸준히 개발하는 동시에 파트너와의 원만한 섹스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만일 남편과의 섹스에서 원하던 오르가슴을 얻지 못했다 해도 자위를 통해 자신의 흥분 메커니즘을 충분하게 이해할 수 있다. 오랜 부부관계에서 오는 ‘의무 방어전에 익숙해졌다면, 혹은 섹스리스에 가까워져 간다면 자위를 통해 새로운 길을 찾아보자. 부부 관계 전반에 엉켜있는 복잡한 실타래가 자연스레 풀릴 지 모를 일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중동서 전쟁 확산 우려에 국내 건설사들…이스라엘·이란서 직원 철수

2크로커다일 캐리어, 국내 최다 4종 캐리어 구성상품 런칭

3이스라엘-이란 전쟁 공포 확산에 환율 출렁…1380원대 마감

4노용갑 전 한미약품 사장,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으로

5KB금융, 홀트전국휠체어농구대회 지원…“장애인 인식 개선”

6SK하이닉스, 파운드리 세계 1위 ‘TSMC’와 협력…차세대 HBM 개발

7LG전자, 에어컨에 AI 탑재하니 판매량 30% ‘쑥’

8하나은행, 1분기 DC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 15.8%…“시중은행 1위”

9코인원, ‘3억 원의 주인공은 누구?’ 거래 이벤트…11만 위믹스 지급

실시간 뉴스

1중동서 전쟁 확산 우려에 국내 건설사들…이스라엘·이란서 직원 철수

2크로커다일 캐리어, 국내 최다 4종 캐리어 구성상품 런칭

3이스라엘-이란 전쟁 공포 확산에 환율 출렁…1380원대 마감

4노용갑 전 한미약품 사장,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으로

5KB금융, 홀트전국휠체어농구대회 지원…“장애인 인식 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