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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도요타 ‘렉서스 ES300h’ - 안락한 요트 타듯 탁월한 승차감

Car | 도요타 ‘렉서스 ES300h’ - 안락한 요트 타듯 탁월한 승차감



렉서스는 세계화의 아이콘이다. 미국 저널리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렉서스와 올리브나무(the lexus and the olive tree)> 에서 렉서스를 최고의 제품이자 진보적인 기술의 상징으로 내세웠다. 특히 렉서스 브랜드 중 가장 유구한 ES 시리즈는 글로벌 시장에서 누적 판매 대수 140만대를 넘어서며 세계적 성공을 거뒀다. 렉서스 열풍은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01년 12월 국내 판매를 최초로 시작한 렉서스는 2000년대 중반 ‘강남 쏘나타’란 별명까지 붙을 정도로 국내 자동차 시장을 주름잡았다.

하지만 이후 디젤차 열풍으로 트렌드가 바뀌면서 일본차는 국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다. 디젤차 라인업을 대거 선보이며 승승장구한 독일 자동차와 대조되는 행보다. 독일차에 대항하는 일본차의 비책은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차는 가솔린이나 디젤 등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엔진과 전기모터를 동시에 사용해 구동하는 자동차다.

고급 하이브리드 세단을 대표하는 렉서스 ES300h는 독일차 대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연비와 승차감, 실내 디자인 등 감성적인 부분에서 주요 독일 차량 대비 경쟁력이 충분했다. 이와 달리 운전의 재미나 안정성 측면에서는 독일차보다 약간 밀리는 느낌이다.

블랙, 브라운, 베이지색의 조화로운 배색과 클래식한 아날로그 시계는 산뜻하고 세련된 클래식 이미지를 구현했다.


독일의 디젤 vs 일본의 하이브리드렉서스 ES300h는 서울 서대문~강동 왕복 52km 시내구간과 서울 강동~분당 왕복 60km 고속도로 구간에서 차량 성능을 확인했다. 풀하이브리드의 저속 주행 성능테스트를 위해 시내 구간은 통일로~종로~천호대로로 이어지는 신호등이 많은 구간을 이용했고, 고속도로는 분당수서간도시고속화도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주행했다. 주행하면서 가장 관심을 둔 부분은 연비다. 그간 독일차가 국내 시장에서 질주한 배경엔 고유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L당 2000원에 육박하자 운전자들이 부담을 느낀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승차감과 소음을 개선한 디젤 차량이 인기를 구가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인 ES300h 역시 디젤처럼 기름값 부담을 어느 정도 줄이면서 독일차와 한 판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일단 승산은 있어 보인다. 시내 구간에서 평균 연비는 L당 16.5km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 배터리가 충전된 경우 전기모터의 힘만으로 약 40km/h까지 가속이 가능하다. 엔진소음과 진동이 없는 데다 연료 사용량이 제로(0)다. 시내주행 연비에서 ES300h는 경쟁력이 충분했다.

특히 엔진이 꺼진 신호대기 상태에서 배터리가 에어컨을 작동하고 있지만 기름은 소모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하이브리드 차량이라는 사실을 실감케 했다. 일반 차량 주유등이 점멸하는 상황에서 신호대기 중 자동차 공회전 소리를 들으며 심장이 쫄깃해졌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쾌감까지 느낄 수 있다.

차량이 많지 않은 평일 고속도로에서는 가속페달을 마음껏 밟아봤다. 연비는 L당 14km. 경쟁차종이 공인연비와 실제 연비 차이가 크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꽤 괜찮은 연비다. ES300h 공인연비는 L당 16.4km다. 물론 디젤차에 비해 하이브리드차는 운전습관이 연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역시 정숙성. 서스펜션은 부드럽게 세팅되고 무단변속기로 변속 충격은 전혀 없다. 저속 전기차 모드에서는 아예 엔진 소리 자체가 들리지 않는다. 3중 고성능 방음 유리, 흡차음 카펫, 진동 흡수와 흡음을 감안한 차량 재질 등이 맞물려 매우 조용했다. 브레이크는 밟을수록 부드럽게 민감해지는데, 덜컥거리지 않고 탄성 있고 부드럽게 제동이 된다. 마치 동물 잔등에 올라탄 느낌. 정숙성은 역시 렉서스라는 주장에 고개를 끄덕일 만했다.

다만 고속 주행 중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충전하는 소리는 생각보다 큰 편이었다. 물론 정숙성으로 워낙 유명한 렉서스라서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또한 에코모드(eco mode)에서 시속 100km를 넘어서면 엔진소리가 커지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급경사에서 정지했다 출발할 경우 미세하게 차량이 밀리는 현상도 두어 차례 경험했다.

운전의 재미 측면에서는 독일차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스포트모드(sport mode) 도 서스펜션이 부드러운 편이다. 아우디 등 동급 독일 차량의 스포트 모드는 모드를 바꾸는 순간 일단 엔진소리가 크게 달라지며 달리고 싶다는 충동을 준다. 이에 비하면 렉서스는 특유의 부드러운 승차감이 스포트 모드에서도 어느 정도 유지된다. 차선 급변경이나 추월 과정에서도 왠지 탄성있고 부드럽게 끼어든다는 느낌을 준다.

그럼에도 시내 주행과 고속 주행 모두 핸들링은 안정적이었다. 전륜구동이면서 무거운 하이브리드 배터리가 차량 후미에 위치하다 보니 차량 무게가 앞뒤에 적절히 배분된 상황이 영향을 미친 듯하다. 이런 배치는 기존 모델보다 축간거리를 45mm 늘려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확보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



내비게이션 조작 편리실내 디자인은 고급스러운 소형 요트를 연상케 했다. 블랙(검정색)과 브라운(갈색), 베이지색의 조화가 산뜻하고 세련된 클래식 이미지를 구현했다. 산뜻함을 잘 살려 고급스런 클래식 느낌을 준다. 천정을 밝은 베이지색으로 선택한 부분도 세련된 배색이다. 이런 조화로운 배색에 클래식한 아날로그 시계가 어울려 고급 요트를 떠올리게 했다.

더불어 의외로 놀란 부분 두 가지. 긍정적인 의미에서 놀란 부분은 내비게이션이다. ‘2세대 리모트 터치 콘트롤러’라는 이름이 붙은 운전석과 보조석 사이의 한국형 내비게이션 조작 버튼은 생각 이상으로 편리했다. 컴퓨터 마우스를 움직이듯 직관적으로 내비게이션 조작이 가능하면서도 원하는 지점에 정확히 클릭이 가능했다. 메르세데스-벤츠 등 주요 수입차 내비게이션에 불편을 느꼈던 소비자라면 ES300h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불만을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와 달리 부정적 의미에서 놀란 부분은 오디오 시스템. 15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마크레빈슨 오디오의 12채널 서라운드 시스템은 의외로 음질이 아쉽다. 상당히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베이스도 약하고 입체음향 조절도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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