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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NUMBERS - 돈이 많아야 명문대인가?

BY THE NUMBERS - 돈이 많아야 명문대인가?



미국에서 가장 재정이 탄탄한 칼리지와 대학들이 눈이 휘둥그레질 만한 속도로 부를 쌓아올리고 있다. 23억 달러의 기금을 확보해 미국 최고 부자 대학인 하버드는 65억 달러를 추가 조달하려 한다. 코넬은 45억 달러를 끌어 모으려는 중이고, 80억 달러의 기금을 보유한 공립 미시건대도 40억 달러 모금 캠페인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앞서 스탠퍼드대도 캠페인을 통해 62억 달러, 예일대 39억 달러, 펜실베이니아대 43억 달러, 컬럼비아대가 61억 달러를 확보했다.

하지만 그만한 자금을 끌어다 놓고도 수업료는 계속 인상한다. 현재 하버드대의 한 해 수업료, 제반 경비, 기숙사비 포함 공식 학비는 5만8607달러 선이다. 그리고 하버드나 예일 같은 대학은 다른 사립 칼리지와 대학이 뒤따르는 표준이 된다. 일례로 오하이오주에 있는 작은 인문 칼리지인 오벌린은 현재 수업료, 제반 경비, 기숙사 비용으로 5만9474달러를 받는다.

하버드 같은 대학의 학생 수업료는 요즘엔 거의 덤에 가깝다. 하버드는 1년에 42억 달러 안팎의 예산으로 운영된다. 수업료, 제반 경비, 기숙사 비용의 공식가 5만8607달러를 학부생 6700명으로부터 모두 받아도 3억9300만 달러, 즉 그 10%에도 못 미친다. 거기에 재정보조 목적의 수업료 감면을 감안하면 학부생으로부터 거둬들이는 돈은 예상 총액의 절반가량에 불과하다.

따라서 1년에 2억 달러 정도만 있으면 하버드는 모든 학부생에게 완전히 공짜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그 정도 금액은 대학이 기부자로부터 받는 수십억 달러에 비하면 그야말로 푼돈이다. 하버드대의 65억 달러 조달 목표는 미국 전체 칼리지와 대학 역사상 최대 규모다.

명문 칼리지와 대학의 캠페인 규모가 수십 억 달러 대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이젠 자금조달 자체가 목적이 된 듯하다. 논리는 간단하다. 기금 규모가 커질수록 대학의 파워와 권위가 더 높아져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중산층 가정은 대학 학자금 마련에 등골이 휜다. 몇몇 대표적인 지성 및 학술 기관들이 다음 기부자보다는 다음 세대를 더 많이 생각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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