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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S | SMART CAR - LG, 스마트카 사업에 삼성 앞서 속도

AUTOS | SMART CAR - LG, 스마트카 사업에 삼성 앞서 속도

구글과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 이어 자동차 시장에도 강력히 손을 뻗치고 있다. LG는 IT와 자동차의 융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완성차 업계는 복잡한 속내를 드러낸다.
7월 15일 재규어 랜드로버가 발표한 가상 윈드스크린 콘셉트. 차량 전면의 윈드스크린을 통해 안전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한다.



“차는 최고의 모바일 기기다.” “IT 기술이 미래 자동차 시장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차량기술 분야의 저명한 분석가인 가트너(Gartner)의 틸로 코스로브스키 부사장이 미국 미시건에서 열린 ‘텔레메틱스 디트로이트 2014’ 컨퍼런스에서 한 말이다. IT 기술과 자동차의 융합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사실을 코스로브스키 부사장이 확인해 준 것.



구글·애플 자동차 전용 플랫폼 내놓고 경쟁IT와 자동차업계의 움직임을 보면 이를 금방 알 수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의 전시면적 30%는 자동차 부품 관련 업체가 차지했다. 가전전시회에 자동차 관련 업체가 대규모로 참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LG전자는 지난 4월 열린 베이징모터쇼에 처음 참여해 부스를 마련했다. 자동차와 IT의 영역 구분이 갈수록 무의미해지는 것.

IT 기술이 자동차에 적용되면서 다양한 첨단장비도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구글의 무인자동차다. 지난 5월 28일 구글은 운전대 없이 스위치로 움직이는 무인자동차를 선보였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없이 자동차에 탑재된 센서와 소프트웨어만으로 차가 운행하고 멈췄다. 지난 1월 열린 CES에서는 스마트워치로 자동차 시동을 걸거나, 음성으로 음악을 틀고 문자를 보내는 기술도 선보였다. IT와 자동차의 융합이 만들어낸 현실이다.

ICT의 선두주자인 구글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는 자동차용 운영체제(OS)를 내놓으면서 완성차 업체와 연합을 하고 있다. 모바일 분야의 주도권을 스마트카에서도 이어가려는 포석이다. KDB산업은행 조사분석부 조윤정 선임연구원은 ‘스마트카 시장 확대와 국내 ICT 업계의 대응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스마트카를 “전기·전자·통신 기술을 융합해 고도의 안전과 편의를 제공하는 자동차”라며 “통신망에 상시 연결된 커넥티드카를 의미한다”고 정의했다.

지난 1월 5일 구글은 아우디·GM·혼다·현대 등의 완성차 업체가 참여한 개방형자동차연합(Open Automotive Aliance, OAA)을 결성했다.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 회의(Google I/O)’에서 LG전자는 AVN(Audio Video Navigation) 디스플레이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음성과 영상을 전송해 송출하는 기술을 시연하면서 구글 연합군에 참여했음을 알렸다. LG전자 VC사업본부 임종락 상무는 “텔레매틱스, 차량 AVN 기기, 스마트폰 등 분야 간 시너지를 창출해 커넥티드카 부품 시장을 선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지난해 3월과 5월에 각각 카플레이 기능을 탑재한 운영체제 iOS7.1과 ‘카플레이’를 발표했다. 음성인식 기능인 시리를 이용해 운전 중에 말만하면 문자메시지를 읽어주고, 원하는 음악을 틀어준다. 페라리,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등의 완성차 업체는 카플레이 기능이 탑재된 자동차 판매를 시작했다. 올 하반기에는 현대차를 포함한 6개 완성차 업체가 신차에 카플레이를 장착한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윈도우 기반 자동차용 OS를 내놓고 피아트 등 완성차 업체와 개발 협력을 맺고 있다. 코스로브스키 부사장의 주장이 현실화되고 있다.

삼성과 LG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LG가 삼성보다 스마트카 시장 공략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 주목받고 있다.

LG는 그룹 차원에서 스마트카를 미래성장엔진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공략한다. 첫 행보로 LG전자는 지난해 7월 자동차 부품 관련 조직을 모아 VC(Vehicle Components)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인천 서부산업단지 내 9만9000㎡(3만 평) 대지에 스마트카 관련 연구단지 ‘LG전자 인천캠퍼스’를 건설해 운영 중이다. VC 사업본부의 첫 행보는 구글의 OAA에 참여한 것이다.

LG디스플레이도 신사업으로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를 선정했다. 내년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세계 1위를 목표로 사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이노텍도 스마트카의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등의 통신모듈을 자동차 부품 업체에 수출하면서 IT와 자동차 융합 흐름에 적극 뛰어들었다.

이에 반해 삼성은 스마트카 부품보다 인포테인먼트 솔루션 분야에 초점을 맞춘다. 삼성전자는 BMW, 인도 타타모터스와 스마트기기 연동 솔루션 탑재 제휴를 맺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CES에서 스마트워치 갤럭시 기어로 BMW 최초의 전기 자동차 i3를 제어하는 다양한 상황을 시연했다. 음성인식 기능인 ‘S보이스’를 이용해 스마트워치에 저장된 주소를 차량의 내비게이션으로 보내기도 했다.

삼성 SDI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급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7월 14일 삼성SDI는 BMW그룹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을 대폭 확대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수조원대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 것이다. SK텔레콤도 스마트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월 SK텔레콤은 스마트폰 앱으로 차량을 원격 제어·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 ‘티 카(T car)’를 출시했다.

IT 기업이 자동차 분야에 적극 뛰어들고 있지만, 자동차 완성업체의 속내는 복잡하다. 자동차 산업의 운명을 IT 기업이 결정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한국GM 관계자는 “구글과 애플의 움직임에 자동차 완성업체가 쉽게 손잡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1t이 넘는 물건이 100㎞ 속도로 달리는 게 자동차다. 안전이 그만큼 중요하다. IT 기술이 좋다고 하지만, 아직은 불안한 점이 많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도 “유명 자동차 브랜드는 독자적으로 첨단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의 기술에 종속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카 산업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완성차 업체의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월 GM과 포드는 스마트카 애플리케이션 제작 프로그램을 외부 개발자에게 오픈했다. 조윤정 선임연구원은 “스마트카 생태계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완성차 업체는 첨단기술의 독자적인 개발도 늦추지 않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구글의 무인자동차 기술은 완성차 업체가 예전부터 개발해 오고 있다”며 “상황에 따라 IT 기업과 연합하지만 독자적인 노선을 취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체에 ‘애플인지 구글 노선인지’를 묻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설명이다.



LG전자 VC사업본부 중심으로 스마트카 시장 공략지난 6월 한국에 출시된 메르세데스-벤츠의 5세대 ‘더 뉴C클래스’에는 사각지대 어시스트, 충돌방지 어시스트 플러스, 프리 세이프 등의 첨단 안전 기술이 탑재됐다. BMW의 첨단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적외선 카메라가 전방 300m 범위 안에 있는 물체를 감지해 디스플레이에 영상을 전송하는 ‘나이트 비전’, 도로 상황에 따라 스스로 제동을 하는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 등의 첨단 기술이 장착된 차량을 내놓고 있다.

아우디는 스스로 주차하고, 스스로 다시 운전자가 있는 곳으로 오는 ‘자동주행 시스템’으로 기술력을 뽐내기도 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출시한 신형 제네시스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스마트크루즈컨트롤을 탑재했다. 차량용 레이더를 통해 앞차와의 간격을 인식하고 속도를 스스로 조절하는 시스템이다.

자동차 첨단장비가 쏟아지는 이유는 자동차의 빠른 전장화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2005년 자동차에서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19%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 50%로 확대된다. 2020년 이후에는 파워트레인으로 상징된 자동차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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