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AUTOS | pirelli winter tire - 눈(雪)을 움켜쥐는 똑똑한 타이어

AUTOS | pirelli winter tire - 눈(雪)을 움켜쥐는 똑똑한 타이어

이탈리아 피렐리가 개발한 윈터 타이어의 눈길·빙판 테스트 현장을 가봤다. 3차원 나비 모양의 타이어 트레드 디자인은 놀라운 제동력과 코너링을 보여줬다.



7월의 한국은 최고 기온이 영상 33도를 넘나드는 푹푹 찌는 한여름이다. 밤에도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 현상이 종종 나타나 숙면을 방해한다. 그렇다면 지구 남반구 뉴질랜드의 기후는 어떨까. 여기는 완연한 겨울이다. 특히 남위 45도에 위치한 뉴질랜드 남섬 퀸스타운은 최저기온이 영하 3, 4도까지 떨어진다. 산악지대는 최고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지 않는다.

지난 7월 초 퀸스타운에서 이탈리아 타이어 메이커인 피렐리가 주최한 윈터 타이어 ‘아이스 아시메트리코’ 테스트 드라이브 행사가 열렸다. 올해 9월부터 판매될 신제품의 제동력과 접지력을 눈길·빙판에서 시험해보는 행사다. 서울에서 퀸스타운까지 가는 길은 멀었다. 11시간을 날아가 호주 시드니 공항에 도착, 여기서 퀸스타운 편으로 갈아탄다.

5시간을 더 남쪽으로 내려가 퀸스타운에 도착했다. 인천공항을 떠난 지 22시간 만이다. 오후 5시경 비행기 트랩에서 내려 터미널까지 걸어가는 데 공기가 싸늘하다. 외부 기온은 영하 2도다. 눈까지 내리기 시작한다. 묘한 기분이다. 불과 20여시간 전만 해도 찌는듯한 여름이었는데 말이다.



눈길에서 시속 80㎞ 코너링다음날 오전 7시 프루빙 그라운드(주행 시험장)로 출발이다. 퀸스타운 부근 산악지대를 2시간 동안 버스로 올라간다. 해발고도 500m를 넘어서자 길가에 눈이 50㎝ 이상 쌓여 있다. 버스는 결국 체인을 끼우고서야 운행할 수 있었다.

눈 쌓인 도로를 1시간 가까이 더 올라간 끝에 목적지인 주행 시험장에 도착했다. 이곳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스키장으로 사용됐다. 방문객이 점점 줄면서 겨울철 신차의 주행성능과 윈터 타이어를 시험하는 용도로 바뀌었다. 7∼9월 3개월 동안 이런 테스트를 관람하기 위해 연간 1000명 이상이 방문한다.

피렐리 아시아태평양 본부장 카를로 코스타는 “아이스 아시메트리코는 고무의 물성을 조절하는 실리카와 냉 합성수지의 조합으로 추운 겨울에도 최적의 접지력을 확보했다”며 “내구성도 보강돼 한국 같은 겨울 환경이라면 최소 3~4년 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사무엘라 브락코 개발담당 디렉터는 “타이어 트레드(접지면)의 디자인을 3차원 나비 모양으로 바꾸고 트레드의 미세 기포가 수분을 더 흡수하게 해 빙판에서 미끄러짐을 줄였다”며“기존 제품보다 눈길에서 접지면이 8% 증대돼 그만큼 제동거리가 줄어들었다”고 했다. 이 제품은 타이어 구경 13~18인치, 총 35개 사이즈로 나온다. 중대형 세단부터 스포츠카, 중형SUV까지 모두 사용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올해 9월부터 예약 판매된다.

주행 시험장은 경사도가 최고 14도에 달하는 언덕출발 및 가속력, 핸들링을 시험하는 눈 비탈 트랙, 빙판에서 제동력을 알아보는 빙상 트랙으로 구성됐다. 아이스 아시메트리코를 장착한 도요타 하이브리드 프리우스, 아우디 4륜구동 SUV Q5, BMW 5시리즈, 수바루 임프레자 승용차로 테스트를 한다. 우선 50m 빙판에서 제동력 시험이다.

정지선에서 엑셀을 끝까지 밟아 스타트해 시속 40㎞ 정도에서 급제동 성능을 평가한다. ‘드르륵’ 소리와 함께 차가 멈춘다. 제동거리는 4~5m 정도로 브레이크를 밟으면 제동력이 놀라울 만큼 정확히 전달된다. 일반 타이어였다면 10m 이상 미끄러졌을 게다. 다음은 시속 80㎞까지 속도를 올리면서 언덕길과 급선회 곡선을 달리는 고속 주행 시험이다. 시속 80㎞를 넘어서도 민첩한 핸들링이 가능해진다. 눈을 움켜쥐는 윈터 타이어의 물성이 핸들까지 전달된다. 특히 높낮이 격차가 있는 곡선구간에서 접지력은 생각을 넘어서는 상상 이상이었다.

운전자가 겨울철에 가장 많이 하는 착각 가운데 하나가 “사륜구동 차량은 눈길에서 안 미끄러진다”는 것이다. 천만의 말씀이다.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전륜이나 후륜, 사륜구동의 미끄러짐은 똑같다. 단지 사륜구동은 네 바퀴에 접지력이 전달돼 눈길에서 스타트할 때 후륜구동에 비해 덜 미끄러지면서 힘을 전달할 뿐이다. 눈길에 가장 약한 후륜구동에 윈터 타이어를 끼우면 언덕길까지 아무런 걱정 없이 올라갈 수 있다. 눈길만이 아니다. 겨울철에는 눈이 오지 않더라도 윈터 타이어가 필요하다. 온도가 낮아지면 타이어의 물성이 딱딱해질 수밖에 없다. 고무의 특징이다.



왜 겨울에 윈터 타이어를 끼워야 하는가신차에 장착돼 나오는 사계절 타이어는 겨울에 제대로 접지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윈터 타이어는 낮은 온도에서도 접지력을 유지할 수 있는 고무 화합물을 사용해 접지력이 우수하다. 더구나 타이어의 트레드가 훨씬 복잡하게 구성돼 눈길에서는 눈을 움켜쥐는 성능을 발휘한다. 대신 고무가 부드러워 마모는 사계절 타이어보다 빨리 진행된다.

주로 스포츠카에 달려나오는 여름용 타이어는 겨울철에는 완전 쥐약이다. 이 타이어로 겨울에 주행하면 눈이 오지 않아도 아스팔트에서 무섭게 미끄러진다. 온도가 낮아지면 여름용 타이어의 물성이 사계절 타이어보다 더 딱딱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에는 눈이 적게 오더라도 윈터타이어로 교체하는 게 바람직하다. 독일이나 일본의 북부지방에서는 겨울에 윈터 타이어를 교체하지 않고 주행하다 사고가 나면 보험 처리에서 페널티를 적용한다.

서울 같은 대도심은 아파트 거주가 대부분이다. 윈터 타이어로 교체하면 기존에 사용하던 타이어를 보관할 장소가 마땅치않다. 대형 타이어 판매점에서는 실비만 받고 기존 타이어를 보관해준다. 역으로 겨울철이 지나면 윈터 타이어를 보관해준다. 통상 타이어 얼라이먼트(조정 작업)와 보관비를 포함해 연간 10만∼15만원 정도 비용이 발생한다. 윈터 타이어 가격은 사계절 타이어보다 10∼30% 비싸다.



- 피렐리
는 1872년 엔지니어였던 지오바니 피렐리가 이탈리아 밀란에서 창업했다. 세계 처음으로 자전거용 타이어와 전신 케이블을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1901년 자동차 타이어 시장해 진출했고 이후 모터 스포츠와 함께 커왔다. 모터스포츠 역사는 1907년 프랑스 파리-베이징 로드 레이스에서 우승한 이래 13년에는 F1 전신인 프랑스 그랑프리에서 우승하며 F1과 인연을 맺었다. 2011년 F1에 복귀해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졌다. 피렐리는 지난해 매출액 9조2000억원으로 일본의 브리지스톤, 프랑스의 미셰린, 미국 굿이어, 독일 컨티넨탈에 이은 세계 5위다. 한국타이어는 7위, 금호타이어는 10위권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넥슨, 띠어리크래프트 게임즈와 ‘프로젝트 로키’ 퍼블리싱 계약 체결

2카드고릴라 선정 1분기 최고 인기 카드사는 ‘신한카드’…2위는 어디?

3미국투자이민 공공 프로젝트가 답∙∙∙국민이주㈜, 27일 해외 유학이민박람회 참가

4스마일게이트 오렌지플래닛, 올해 상반기 19개 스타트업 선발

5CJ ENM, 빌보드와 MOU 체결…“K-POP 글로벌 영향력 확대 기대”

6LG유플러스, 1020대 겨냥한 실속형 스마트폰 ‘갤럭시 버디3’ 단독 출시

7中, 1분기 경제성장률 5.3%… 예상치 상회

8대구은행, 중소·사회적기업 대상 퇴직연금 수수료 감면 확대

9스마트폰처럼 맘대로 바꾼다...기아, ‘NBA 디스플레이 테마’ 공개

실시간 뉴스

1넥슨, 띠어리크래프트 게임즈와 ‘프로젝트 로키’ 퍼블리싱 계약 체결

2카드고릴라 선정 1분기 최고 인기 카드사는 ‘신한카드’…2위는 어디?

3미국투자이민 공공 프로젝트가 답∙∙∙국민이주㈜, 27일 해외 유학이민박람회 참가

4스마일게이트 오렌지플래닛, 올해 상반기 19개 스타트업 선발

5CJ ENM, 빌보드와 MOU 체결…“K-POP 글로벌 영향력 확대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