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SPORTING EVENTS | 2022 월드컵 카타르가 못 치르면 누가?

SPORTING EVENTS | 2022 월드컵 카타르가 못 치르면 누가?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을 유치한 다음 날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 도하에서 한 소년이 모의 트로피를 안고 있다.
카타르는 4년 전 2022 월드컵 개최권을 땄다. 그러나 봉인을 뜯은 봉투에서 그 국가 이름이 적힌 종이가 나온 순간부터 그 결정은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카타르는 축구 역사도 대단치 않고 살인적인 여름철 기온으로 유명한 중동의 사막 국가다.

뇌물 비리와 인권 침해 주장만이 아니라 대회 기간을 겨울로 옮기려는 계획으로 혼란이 초래되면서 여러 축구계 인사들은 세계 최대의 스포츠 행사 중 하나인 월드컵을 카타르가 개최할 능력이 있을지 의구심을 갖게 됐다. 게다가 이제는 카타르가 중동에서 테러단에게 자금을 댄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더욱 재고의 여지가 커졌다.

아직은 국제축구연맹(FIFA) 이 월드컵 개최지를 다른 곳으로 옮길 조짐은 없다. 테오 츠반 치거 FIFA 집행위원을 포함한 축구계의 일부 인사가 개최지 변경을 거론했지만 그들이 카타르의 개최권을 박탈할 권한은 없다. 뉴욕 지방검사 출신으로 FIFA 윤리위원회 수석조사관인 마이클 가르시아는 월드컵 유치 과정의 비리 혐의를 조사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 결과는 원래 11월 발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발표 결정은 전적으로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에게 달려 있다.

2022 월드컵 개최지 변경 압력이 증가하고 있고 애초에 블래터 회장 자신이 카타르의 유치에 반대했기 때문에 개최지가 다른 나라로 옮겨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전례도 있다. 1986 월드컵을 유치한 콜롬비아는 대회가 열리기 4년 전 경제적인 이유로 개최권을 포기했다. 그러자 1970 월드컵을 개최한 적이 있는 멕시코가 콜롬비아를 대신해 1986 월드컵을 개최했다. 2022 월드컵에서 그런 상황이 재연된다고 해도 대회 개최에는 큰 문제가 없을 듯하다. 카타르 대신 월드컵 개최 의사가 있는 나라가 여럿이기 때문이다.

주요 후보는 다음과 같다.




미국후보 1순위는 단연 미국이다. 미국은 유치 입찰에서 카타르에 이어 2위를 했고, 경기장이 많아 대회 개최에 필요한 모든 기반시설이 이미 다 갖추고 있다. 아울러 미국은 비교적 최근 월드컵을 개최한 경험이 있다(1994년 대회를 유치했을 때 세계 축구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 이래 미국에서 축구의 인기가 크게 높아졌다. 따라서 미국이 2022 월드컵을 개최하면 FIFA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특히 미국에는 FIFA의 후원 파트너가 많기 때문에 매우 유리하다. 또 블래터 FIFA 회장이 2022년 대회 입찰 당시 미국을 지지했다고 알려졌다. 또 북미에서 월드컵이 열린다면 블래터의 대륙 순회 개최 계획과 맞아 떨어진다.




호주호주도 2022년 대회를 유치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단 한 표밖에 얻지 못해 꼴지를 기록했다. 그러나 축구의 최대 행사인 월드컵이 호주나 오세아니아주에선 한 번도 개최된 적이 없기 때문에 세계 전체의 균등한 축구 성장을 원하는 FIFA에 호주가 호소력을 가질 수 있다.

호주는 필요한 경기장 시설 요건을 짧은 시간에 갖추는데 별 문제가 없겠지만 그중 다수는 럭비와 호주식 풋볼용 경기장이다. 원래의 입찰에서 그 때문에 논란이 있었다. 호주식 풋볼리그가 그들의 경기장 사용을 허용할지 여부가 문제였다. 월드컵이 호주식 풋볼 리그 시즌과 겹치기 때문이다. 그외에 2022 대회 개최권 입찰 과정에서 호주 역시 비리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2002 한일 월드컵 조추첨식. 한국과 일본은 2022녀 카타르가 월드컵을 개최하지 못하면 대회를 다시 유치할수 있을지 모른다.




한국/일본한국과 일본은 2002년 아시아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월드컵을 공동 개최했다. 두 나라 모두 2022 대회를 단독으로 유치하려고 했다. 입찰 결과는 한국이 3위, 일본이 4위였다. 대회 기간에 임박해 개최가 결정되더라도 한국이나 일본은 2022 대회를 예정대로 아시아에서 치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블래터가 공동 개최를 더는 원치 않는다고 말했지만 두 나라가 다시 함께 대회를 유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타 후보군2018년 월드컵이 러시아에서 열리기 때문에 카타르가 개최권을 박탈당할 경우 2022년 대회가 다시 유럽에서 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잉글랜드와 독일은 준비 기간이 짧더라도 대회를 개최하는 데 별 문제가 없다. 대형 축구 전용 경기장이 많고 주요 스포츠대회를 개최한 경험도 풍부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개최된다면 2022년 대회를 예정대로 아시아에서 치를 수 있지만 중국은 처음부터 유치 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이 중국의 대회 유치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

아르헨티나도 월드컵 유치를 원한다. 그러나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열린 제1회 월드컵 대회의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30년 아르헨티나가 우루과이와 공동으로 대회를 개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2022년 대회까지 치르기는 어려울 듯하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왼쪽)과 게르하르트 하이베르크 노르웨이 IOC 위원. 오슬로는 2022년 동계 올림픽 유치 신청을 철회했다.



아, 오슬로 너마저...



최근 2022 동계 올림픽 유치 신청을 철회하면서 베이징과 알마티 두 도시만 후보로 남아중국 베이징과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공통점은? 아직도 2022 동계 올림픽을 개최하고 싶어하는 마지막 남은 두 도시라는 사실이다. 10월 1일 노르웨이 오슬로가 가장 최근 대회 유치 신청을 철회했다. 과다한 비용을 우려한 노르웨이 정부가 오슬로의 재정 지원 요청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2014 러시아 소치 동계 올림픽에 510억 달러라는 막대한 비용이 들었다는 사실이 그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오슬로 이전에 세 도시(스웨덴 스톡홀름, 폴란드 크라쿠프, 우크라이나 리비우)가 유치 신청을 철회했다. 리비우는 지속되는 우크라이나 내전과 그에 따라 불어난 군사비용으로 지난 7월 유치 신청을 철회했다. 크라쿠프는 유권자의 70%가 올림픽 유치를 거부하면서 지난 5월 경선을 포기했다. 스톡홀름은 스웨덴 정치인들이 비용 부담을 거부하자 지난 1월 신청을 철회했다. 그 전에는 스위스 생모리츠, 독일 뮌헨이 2022년 동계 올림픽 유치를 포기했다. 이처럼 2022년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려는 도시가 줄어들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위상 추락으로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질베르펠리 IOC 수석국장은 지난 7월 이렇게 말했다. “IOC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 때문에 훌륭한 도시들이 유치를 포기했다. 올림픽 개최가 이뤄지는 방식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IOC가 유치 도시의 재정 확충 방법에 관해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동계 올림픽 유치 도시에 IOC가 7억 5000만 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며 유치 도시는 적자를 면하거나 수익을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소치 동계 올림픽에 사상 최고의 비용이 들었지만 사실 그 대부분은 장기적인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사용됐다.

IOC는 지난 7월 2022 동계 올림픽 유치 최종 후보로 세 도시(오슬로, 알마티, 베이징)를 선정하면서 오슬로에 최고의 기술 점수를 부여했다. 노르웨이는 동계 올림픽에서 어떤 나라보다 메달을 많이 땄다. 또 1952년 동계 올림픽이 오슬로에서, 1994년 대회가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열렸다. 베이징은 2008년 하계 올림픽을 개최했기 때문에 2022년 동계 올림픽을 유치한다면 하계와 동계 게임 둘 다를 개최하는 첫 도시가 될 것이다. 알마티는 2011년 동계 아시안게임을 개최했지만 2014년 동계 올림픽 유치에는 실패했다. -MEAGAN CLARK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LGD가 해냈다…‘주사율·해상도 조절’ 세계 첫 OLED 패널 양산

2‘전기차 올림픽’에 LG가 왜 출전?…“영향력 상당하네”

3“포르쉐 안 부럽잖아”...중국 시장 홀린 스웨덴 폴스타

4미국 주택에 스며든 삼성전자 가전…건설사 ‘클레이턴’에 패키지 공급

5포스코그룹, 이차전지소재 사업 강화…‘실리콘 음극재’ 공장 준공

6 서울대·울산대·원광대 의대 교수들, 주 1회 휴진…‘의료 공백’ 심화 조짐

7페퍼저축은행, 제2회 페퍼저축은행배 전국장애인양궁대회 성료

8“극한의 기술 혁신”…삼성전자, TLC ‘9세대 V낸드’ 양산

9SK그룹 경영진 머리 맞대고 ‘리밸런싱’ 고민…최창원 “전열 재정비” 주문

실시간 뉴스

1LGD가 해냈다…‘주사율·해상도 조절’ 세계 첫 OLED 패널 양산

2‘전기차 올림픽’에 LG가 왜 출전?…“영향력 상당하네”

3“포르쉐 안 부럽잖아”...중국 시장 홀린 스웨덴 폴스타

4미국 주택에 스며든 삼성전자 가전…건설사 ‘클레이턴’에 패키지 공급

5포스코그룹, 이차전지소재 사업 강화…‘실리콘 음극재’ 공장 준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