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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 희비 엇갈린 4대 그룹 간판기업 3분기 실적 - 삼성전자·현대차·SKT ‘울고’ LG전자 ‘웃다’

Issue | 희비 엇갈린 4대 그룹 간판기업 3분기 실적 - 삼성전자·현대차·SKT ‘울고’ LG전자 ‘웃다’

국내 대표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에 몸살을 앓고 있다. 실적 부진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3분기 어닝시즌이 마무리된 가운데 국내 간판 기업들이 우울한 성적표를 내놨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3년 만에 가장 초라한 실적을 내놨다.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경기 악화와 환율 타격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은 마케팅 경쟁 감소 등 영업 환경 개선에도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4대 그룹의 간판 기업 중 LG전자만이 유일하게 큰 폭의 신장세를 보이며 체면을 차렸다. 문제는 앞으로다. 기업별 기상도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글로벌 경기 악화와 경쟁 심화,환율 문제 등 악재가 수두룩하다. 4대 기업의 실적 악화는 앞으로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며, 뾰족한 대안을 찾기도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5조 원을 밑돈 것은 2011년 4분기(4조 6700억 원) 이후 약 3년 만이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IT모바일(IM) 부문의 영업이익이 1조7500억 원으로 뚝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IM 부문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6조7000억 원을 벌어 들인 효자 중의 효자였다.

삼성전자보다 일주일 앞서 실적을 내놓은 현대자동차 역시 부진했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1조648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101억 원)에 비해 18% 급락했다. 2010년 4분기 (1조2370억 원) 이후 15분기 만에 최저치이다. 영업이익률도 9.7%에서 7.7%로 대폭 하락했다. 현대차는 3분기 내내 환율 변동의 망령과 파업에 시달렸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가 회복될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고, 환율 여건도 불리해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실적이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삼성電·현대車 ‘쌍두마차’의 부진
자료: 금융감독원
SK텔레콤도 전기 대비 1.7%, 전년 동기 대비 2.7% 줄어든 5366억 원의 3분기 이익을 밝혔다. SK텔레콤의 실적을 두고는 시장의 평가가 다소 엇갈린다. 업계의 치열한 경쟁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와 마케팅 비용 감소에도 이익 폭이 크지 않았다는 의견이 맞선다.

이런 가운데 LG전자만이 확실한 이익 증대를 실현했다.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4613억 원. 전년 동기 대비 111.8% 급증했다. LG전자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은 ‘G3’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폰의 판매 호조 덕분이다. 3분기 LG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1680만대로 15.9%나 늘었다. 여기에 제품 구성을 다양화하면서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은 2013년 1분기 이후 최고인 3.9%로 올랐다.

이들 기업의 올해 4분기~내년 2분기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 기업마다 여건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신제품 출시나 제도적 변화 등 일회성 요인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4분기 모바일·가전의 전통적 성수기를 맞아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주력 상품인 스마트폰이 고가·중 저가 시장에서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 증권 팀장은 “IM 부문에서 그동안 브랜드 이미지에만 의존해 안이하게 대처했던 부분이 있었던 만큼, 내년 출시될 플렉서블(가변형) 제품의 성과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중국 기업들에 대응하기 위해 성능 좋은 중저가 제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그렇지만 시장에서는 삼성 전자가 중저가 시장을 확장할 경우 마진율 하락 및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예상되며, 고가 시장만 고집할 경우 시장점유율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평가한다. 결국 삼성전자의 포지셔닝 전략이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내년 실적은 올해 보다도 더욱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SK텔레콤도 시장의 기대를 부응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수수료 지급과 기타 용역비 증가 등으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에 따른 수혜가 일부 상쇄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내년 예상 영업이익은 분기당 5800억~5900억 원, 연간 2조 3000억 원 정도로 예년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통신산업 특성상 비용이 줄고 가입자들의 데이터 사용이 늘어도 눈에 띄는 이익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단통법 시행 이후 불필요한 휴대전화 교체가 줄면서 일부 비용 절감이 나타날 것”이라며 “LTE 가입자 증가 등 데이터 사용 금액은 증가 추세”라고 말했다.

 꾸준한 성장 이룰 동력 부족
증권가에서는 3분기 시장의 기대를 만족시킨 LG전자에 대해서도 다소 엇갈린 전망을 내놓는다. LG전자가 G3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입지를 닦았기 때문에 상승 사이클을 재현할 수 있다는 의견과 스마트폰 시장이 축소되고 있어 LG전자의 선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팽팽하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이 강화되고 마케팅 비용도 효율적으로 집행되면서 시장의 우려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노근창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스마트폰 수요 감소는 사실상 막기 어려운 상황에서 애플 아이폰·삼성 갤럭시와 경쟁해야 하는 LG전자의 부담이 크다”며 “G3 이후 플래그십 모델의 안착 여부에 주목해야 하는 만큼 올해보다 더욱 어렵고 고단한 한 해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의 경우 4개 회사 가운데 그나마 상황이 좋은 편이다. 미국·유럽·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잇따라 신차 출시를 기다리고 있고, 원화 강세도 일부 완화돼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내년 현대차의 실적이 3년 만에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4분기에는 조업 차질이 전혀 없는 가운데 미국에서 쏘나타, 중국에서 ix25, 유럽에서는 i20가 속속 출시될 예정”이라며 “4분기에는 영업이익률이 다시 9%대로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는 내년 4월 투산 후속 모델과 8~9월께 아반떼 후속 모델을 국내에 내놓을 예정이라 추가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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