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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의 대변신 - 글로벌 종합 운용사로 큰 걸음 내디뎌

미래에셋의 대변신 - 글로벌 종합 운용사로 큰 걸음 내디뎌

대체투자를 늘리고 있는 미래에셋이 서울 광화문에 짓는 포시즌호텔 조감도.
12월 5일 기준 주식형 펀드 설정액 12조2000억원으로 업계 1위, 채권형 펀드 7조8000억원으로 1위, 대체투자 펀드(부동산·실물·사모펀드) 6조9000억원으로 1위, 혼합형 펀드 4조8000억원으로 1위(금융투자협회, 투자일임 제외). 모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성적표다. 2000년대 초부터 국내에 적립식 투자 문화를 이식해 온 미래에셋은 최근 주식형 펀드를 넘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종합 운용사로 거듭나는 중이다. 보통 운용사들은 주식이나 채권 둘 중 하나에 더 큰 힘을 쏟게 마련이다. 둘 다 잘하기가 쉽지 않고, 아무래도 한 곳에 전력을 집중하는 게 효율적이어서다. 하지만 미래에셋은 주식과 채권의 비중이 거의 비슷하다. 대체투자 펀드의 비중도 국내 운용사 중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운용 자산의 분산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해외 부동산 투자에도 적극 나서
출범 이후 미래에셋은 줄곧 주식형 펀드의 강자로 불렸다. 2009년 말까지만 해도 미래에셋이 운용하는 자산의 65%는 주식형 펀드였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방향을 틀었다.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여러 외부 변수에 적응할 체제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전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까지 감안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이에 따라 꾸준히 안정형 상품인 국내 및 해외 채권 펀드와 부동산 펀드, 사모펀드(PEF) 등 대체투자분야를 키워왔다.

금융투자협회 펀드 통계 기준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국내 최대 채권 펀드 운용사다. 특히 해외 채권 펀드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본사와 해외 법인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 세계 12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우수한 운용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미래에셋이 2006년 시작한 해외 채권형 펀드인 글로벌다이나믹펀드는 국내 운용사가 직접 40여 개국에 투자하는 유일한 글로벌 채권형 펀드다. 이 펀드는 출시 이후 8년 동안 연평균 수익률이 13%에 달한다. 높은 안정성을 무기로 최근 설정 규모가 1조4000억원을 넘어 섰다.

미래에셋 주식형 펀드 중 하나인 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펀드는 미국에서 판매 중인 아시아 펀드 중 수익률 1위에 올랐다. 1500조원에 달하는 미국 펀드 시장을 공략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올해만 수탁고가 4000억원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연금펀드 분야에서 가치주주포커스펀드, 고배당포커스펀드 등이 최고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배당프리미엄펀드는 2014년 국내 히트펀드로 선정될 정도로 인기몰이를 했다.

대체투자 분야에서의 성장도 돋보인다. 2011년 세계 골프산업의 대명사 타이틀리스트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타이틀리스트 인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에셋의 브랜드 인지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계기가 됐다. 올해 9월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입주 중인 워싱턴 오피스빌딩을 인수했고, 글로벌 금융 및 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른 중국 푸동의 고층 오피스빌딩도 국내 기업 중 최초로 확보했다. 호주 시드니와 한국에서 세계 럭셔리 호텔브랜드 1위인 포시즌과 협업하기로 한 것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래에셋이 미국과 홍콩 등 해외 12개 법인과 네트워크에서 설정·운용 중인 펀드 수탁고는 연초 이후 1조6304억원 늘어 처음으로 80억 달러(약 8조6000억원)를 돌파했다. 2008년(811억원)과 비교하면 100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미래에셋은 2005년 해외 현지에서 직접 운용하는 ‘미래에셋아시아퍼시픽스타펀드’를 출시한 이후 국내 최초로 역외(시카브)펀드인 ‘미래에셋글로벌디스커버리펀드’를 2008년 룩셈부르크에 설정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 한국 금융의 새로운 판로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실제 해외 시장에서의 상품 경쟁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아시아그레이트 컨슈머펀드’ ‘이머징그레이트컨슈머펀드’ 등 14개 펀드가 세계적으로 공신력 있는 펀드평가사 글로벌 모닝스타로부터 5성 등급을 받았다. 5성 등급은 성과와 위험 요인 등을 고려해 3년 이상 운용된 상위 10% 이상의 우량 펀드에 부여한다.

미래에셋은 국내 주식형 분야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강력한 리서치 능력을 바탕으로 모델포트폴리오(MP)를 구성하고, 펀드매니저들이 운용하는 펀드는 MP를 70% 수준에서 복제하도록 했다. 개인적 판단을 최대한 자제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주식 매매회전율 70~80%선을 유지하도록해 간접 비용도 최소화한 것도 최근의 변화다. 이와 같은 운용시스템이 정착되자 수익률 개선 등 구체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연금펀드 분야에서의 성과는 탁월했다. 국내에 투자하는 연금펀드 중(개인연금·퇴직연금 포함) 수익률 상위 1~3위(연초 이후)는 모두 미래에셋이 운용하는 상품이다. 미래에셋은 이 같은 성과를 발판으로 연금분야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가겠다는 각오다.
 연금펀드 분야 경쟁력 더 키운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에셋은 금융위기 이후 변화된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운용역량 강화, 펀드를 넘어선 자산배분 역량 강화, 연금 은퇴시장에서의 확고한 우위 확보라는 세 가지 전략 목표를 세우고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2013년 한국 가계의 자산 비중에서 보험과 연금이 처음으로 은행 정기예금을 추월했고, 향후 금융의 컨버전스는 연금이 될 것”이라고 연금시장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정상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미래에셋은 주식·채권 뿐만 아니라 부동산·PEF 등 투자자가 요구하는 다양한 상품과 투자 솔루션을 제공할 수 역량을 갖춘 국내 최고의 자산운용사로 발돋움했다”며 “투자 전문가들이 안정성이 높고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우량 자산 확보를 위해 글로벌 투자전문가들과 경쟁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 좋은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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