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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가로막는 장벽 생각보다 높지 않다”

“여성 가로막는 장벽 생각보다 높지 않다”

박소영 페이게이트 대표는 1998년 회사를 설립한 이래 꾸준히 보안결제 기술을 개발해왔다.
여느 나라가 다 그렇듯 한국에서도 교육, 패션, 미용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면 업계의 주류는 대체로 남성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공대’로 대표되는 공학 계통엔 여성이 하나의 독특한 캐릭터로 자리 잡을 정도로 찾아보기가 어렵다. 공학을 기반으로 하는 IT 업계도 마찬가지다. 한국여성벤처협회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여성이 창업한 벤처 기업 수는 총 2939개로 전체의 8.1%에 불과했다. 4%였던 2006년보다는 늘어났지만 2014년 전체 신설법인 중에서 여성이 설립한 법인이 차지한 23.3%엔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총 2939개 업체 중에서도 정보처리 및 소프트웨어로 분야를 한정하면 289개 업체가 전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IT강국이라 불리는 한국의 IT 업계에서도 여성의 목소리는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1998년 보안 결제업체 페이게이트를 설립해 한국의 금융결제 소프트웨어 분야를 선도해온 박소영 대표에게 IT 업계의 여성 인력에 대해 물었다.


페이게이트의 여성 직원은 어느 정도인가.마케팅과 경영지원, 홍보팀 쪽은 여성 인력의 비중이 50% 정도로 꽤 높다. 개발실에도 과거에는 여성 직원이 있었지만 현재는 없다. 인력 풀은 과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신입사원이 조금 늘어난 것 같다.


IT 업계 문화가 남성 중심적이라고 느낀 적이 있나.아무래도 인력이 전반적으로 남성이다보니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술 문화 같은 경우에 여성인 내가 참여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그런 문화에 100% 다 참석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여성이어서 더 잘 기억해주거나 이해해주는 부분도 있어 전반적으로 불이익이 크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한국 IT 업계는 타 업계와 비교할 때 어떤가.아직 한국 스타트업 업계에 여성 인력이 많은 상황은 아니다. 창업 초기에 여성 인력이 전체 5~10% 정도였는데 현재 역시 유사하거나 아주 조금 더 늘어난 수준으로 보인다. 다만 실무를 하면서 느끼는 바는 여성이라서 겪는 장벽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이다. 보다 많은 여성이 장벽을 두려워 말고 업계에 진출한다면 남성 중심 문화도 개선되리라고 본다.


많은 여성이 IT 업계에 진출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업계와 개인 양측의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 업계는 여성 인력이 늘어남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여성의 복지 마련 및 남성 중심의 문화 전환에 대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고, 개인의 경우 여성 인력이 적다는 이유로 업계에 지나친 두려움을 갖거나 다른 업계를 선택하는 일이 더러 있어 안타깝다. 스타트업 진출을 희망하는 여성들이 조금 더 적극적인 자세로 업계에 나서길 바란다. 이 업계엔 여성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아직까지 구조적인 차별은 없다고 생각한다. 보다 많은 여성이 진출할수록 여성 인력 처우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업계 전반의 문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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