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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V40 크로스 컨트리 - D4 디젤-8단 자동변속기의 궁합 일품

볼보 V40 크로스 컨트리 - D4 디젤-8단 자동변속기의 궁합 일품

스웨덴의 볼보는 2009년 중국 질리자동차에 인수된 이후 요즘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다. 연 평균 두 자릿수를 넘는 판매 호조 덕분이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무려 전년 대비 52% 판매가 급증했다. 볼보의 연간 판매 규모는 45만대 남짓으로 작은 자동차 업체다. 영업이익률도 2%가 채 안 된다. 하지만 왜건과 세단, 스포츠 유틸리티차(SUV)의 장점을 합쳐 만드는 크로스오버(CUV)에는 일가견이 있는 브랜드로 꼽힌다. 자연을 사랑하고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스칸디나비안 문화와 1년의 40%를 눈 속에서 살아야 하는 척박한 스웨덴의 환경이 볼보를 왜건과 크로스오버의 명가로 만들었다. 실제 볼보 전체 판매량에서 이들 차량의 비중이 80%가 넘는다.

이런 볼보가 개발비가 부족하다고 해서 급성장하는 소형 크로스오버 시장을 가만히 두고 볼 리 없다. 소형 해치백 V40에 최소한의 투자비로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짜냈다.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한 해치백에 크로스 오버를 가미한 포지셔닝이다. 이렇게 탄생한 차가 바로 ‘V40 크로스 컨트리(Cross Country, 이하 V40 CC)’다. 본격적인 소형 크로스오버의 자리는 ‘XC’ 이름을 달고 등장할 차세대 모델에 남겨 두고 우선 크로스오버 룩으로 외관을 손본 V40 CC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V40 CC의 겉모습은 기본적으로 V40과 동일하다. 이름에 걸맞게 험로를 더 잘 달릴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V40과 차이점은 앞·뒤 범퍼와 옆면의 두툼하게 덧댄 프로텍터다. SUV 같은 강인한 인상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험로에서 진흙이나 자갈 등에 차체가 긁히는 것을 막아준다. 여기에 서스펜션을 손봤다. 지면에서 차체 바닥까지의 거리인 지상고를 12㎜ 높였다. 혹자는 ‘겨우 12㎜’라고 할 수도 있지만 운행을 해보면 이 차이 때문에 바닥을 긁히지 않는 경우가 꽤 있다. 여기에 18인치 V40 CC 전용 휠과 한 사이즈 큰 타이어를 끼워 SUV처럼 무장을 했다.
 지붕에 달린 루프 캐리어 매력 만점
루프 캐리어를 달아 적재공간을 넓혔다.
내부는 V40과 대동소이하다. 기본적으로 같은 인테리어지만 V40 CC 전용의 구릿빛 알루미늄 트림과 고급스런 실버 질감의 동승석 로고로 차별화를 꾀 했다. 세심한 마무리가 돋보이는 브라운 색상의 시트도 V40 CC의 고급감을 높여주는 요소다. 야구공 같은 도톰한 바느질(스티칭)로 한껏 멋을 부렸다. 다른 볼보 모델에 비해 폭이 다소 좁은 감은 있지만, 가죽의 품질도 훌륭하고 몸을 아늑하게 감싸 안아 의자에 앉는 느낌(착촤감)이 뛰어나다.

편의장비도 풍부하다. 동급에선 따라올 경쟁자가 없다. 앞자리 열선은 기본이다. 소형차인데도 뒷자리에 열선을 더했다. 도로 표지판을 인식하는 LCD 계기판과 자동으로 전조등을 조절하는 액티브 하이빔·라이트도 달렸다. 첨단 안전장비도 가득하다. 전방의 보행자까지 감지해 충돌 충격을 줄여주는 시티 세이프티, 사각지대 경보장치(BLIS), 레이더로 차간 거리를 조절해주는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에 차선 이탈 방지 장치(LKA)까지 달렸다. 특히 LKA는 차선 이탈을 경고하면서 스스로 스티어링을 조절해 차선 안으로 차체를 밀어 넣는다.

또 한가지 차별점은 앞유리 열선이다. 안개가 자주 끼거나 서리가 내리는 것 같은 악천후에서 요긴하게 쓸 수 있다. 눈이나 서리에 앞유리가 얼어붙더라도 5분 내에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지붕에는 달린 루프 캐리어는 경쟁 모델에 없는 V40 CC 만의 매력이다. 필요할 때 손쉽게 적재공간을 늘릴 수 있다. V40 CC는 실내 공간이 소형 해치백인 V40 그대로라 아무래도 한 가족이 캠핑을 떠나기엔 적재공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무려 500L 적재공간을 가진 캐리어를 달아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볼보가 직접 만든 순정이라 견고할 뿐 아니라 사용이 무척 간편하다. 이 장비는 V40의 단점은 보완하고 V40 CC만의 특징을 잘 살린 볼보만의 절묘한 상품기획이라 할 수 있다.

V40 CC는 1.6L D2 디젤부터 사륜구동(AWD), T5 2.0L 터보 가솔린까지 동력장치에 따라 다양한 모델이 있지만, 한국에는 전륜구동 디젤 D4 한 가지만 들어온다. 2.0L D4 디젤은 최고 190마력, 최대토크 40.8 kg·m의 화끈한 동력성능을 자랑한다. 여기에 일본제 아이신 자동 8단 변속기와 짝을 이룬 덕에 공인연비(복합)가 16.4km/L로 상당히 뛰어나다. 숫자만으로도 만족스럽지만, 실제 주행하면 더 놀랍다. 볼보가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두고 ‘드라이브-E’라고 이름을 붙인 이 동력장치만으로도 상품가치가 몇 배는 올라간 느낌이다.

엔진 회전수 1750rpm부터 40.8 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D4 엔진은 시종일관 생기가 넘친다. 초기에 아주 약간 멈칫하는 느낌이 있지만,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도 차급에 어울리는 수준으로 잘 억제돼 있다, 반응속도도 만족스러워 가솔린 엔진이 전혀 그립지 않다. 백미는 자동 8단 변속기다. 도요타 계열의 아이신이 엔진을 가로로 배치한 앞바퀴 굴림 차에 쓸 수 있도록 개발한 차세대 변속기다. 자동 6단을 대체한다. 저속에서의 기어비는 더욱 촘촘해 가속력이 좋아졌고 전체 기어비는 더 넓어져 연비를 좋게 한다. 이런 변속기만으로도 가속 성능은 2.5%, 연비는 6.6% 개선이 됐다. 여기에 볼보의 맛깔스러운 감각이 더해졌다. 변속 속도도 빠를 뿐더러 급가속을 위해 아랫단으로 변속을 할 때 엔진 회전수를 맞춰주는 ‘다운시프트-레브-매칭’도 척척 해낸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가 부럽지 않은 부분이다. 종종 퉁퉁거리는 DCT에 비해 변속 충격도 거의 느낄 수 없다.
 1750rpm부터 최대토크 쏟아져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공식 데이터가 7.5초다. V40 D4의 7.2초보다 0.3초 뒤진다. 높아진 차체로 인한 공기저항의 증가와 한 사이즈 늘어난 타이어의 영향이다. 실제 계측기로 세 번 측정한 결과 7.8초가 나온다. 지붕에 달린 캐리어의 공기저항 영향이다. 가속 페달을 꾹 밟으면 시속 160km까지 단숨에 치고 올라간다. 힘은 넘치지만 그 이상의 속도는 많이 부담스럽다. 캐리어의 공기저항이 거세진다. 시승 중에 시속 210km로 제원상 최고속도에 도달할 수 있었지만 헬리콥터의 날개가 돌아가는 듯한 소음이 커진다.

코너에서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으면 전자식 LSD 기능인 ‘코너트랙션 컨트롤(CTC)’이 작동해 앞바퀴 굴림 특유의 언더 스티어(스티어링을 돌린 것보다 덜 회전하는 현상)를 줄여준다. 스티어링의 느낌도 자연스러워 경쾌하게 굽이 길을 돌아나간다. 핸들링에 있어서는 합격점이다. 아쉬운 부분은 오히려 직진 가속이다. 가속성능은 훌륭하지만, 급가속 때 차체가 오른쪽으로 흐르는 토크 스티어가 발생한다. 4L 가솔린 엔진에 가까운 40kg·m의 토크를 쏟아내는 D4 엔진을 감안하더라도 좀 더 세련된 감각으로 다듬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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