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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호황기 맞은 호주 부자들

부동산 호황기 맞은 호주 부자들

호주 부동산 업계가 아시아 투자가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호황기를 맞았다. 가장 큰 수혜자는 헤리 트리거보프(Harry Triguboff, 위 사진)다. 그는 시드니를 거점으로 부동산과 아파트를 개발해 부를 쌓았다. 현재 그의 자산은 56억 달러(US달러)로 추정된다. 일년 새 13억 달러를 불린 재산 덕분에 그의 부자 순위도 올랐다. 작년 호주부자순위 6위를 기록했던 그는 올해 2위로 성큼 올라섰다. 아시아 투자가들은 그가 소유한 메리톤(Meriton)을 눈 여겨 보고 있다. 메리톤은 헤리 트리거보프가 50년 전 설립한 고급 아파트 단지다. 단순한 아파트가 아니라 호텔식 서비스가 제공되는 아파트다. 헤리 트리거보프가 메리톤의 주식을 매각할 가능성을 내비치자 아시아 투자가들의 투기 열풍이 과열됐다.

헤리 트리거보프와 달리 부동산 개발업자 바론은 일 년 새 18단계 하락해 올해 호주 부자 순위에서 밀려났다. 부동산조사업체 세빌스(Savills)는 싱가포르계와 중국계를 포함한 외국인 부동산 투자가들이 전년 대비(2014년 6월 30일 기준으로 올해) 60% 이상을 호주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는 도시형 오피스텔이나 쇼핑몰 같은 부동산이 많아 고수익 저위험 시장으로 인식된다. 부자순위 19위에 오른 마리세 알터는 태평양 권역 쇼핑 센터에 몇 개의 큰 몰을 가지고 있는데, 11개 몰에서만 거둬들인 수익이 12.5억 달러다. 마리세 알터는 마이크 캐논부룩스, 소프트웨어 전문회사 아틀라시안의 설립자인 스캇 파퀴하르, 패스트푸드업계의 제왕 잭 코윈 등을 포함한 6명과 함께 올해 처음 호주 부자순위 50걸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현재 호주에는 억만장자가 총 9명이 됐다.

수년간 달러화 대비 호주달러는 6.5%대의 디플레이션 늪에 빠지며 많은 부자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 철광석을 채광하는데도 많은 부침을 겪었다. (박스기사1 참고)카지노대부 제임스 파커의 재산은 거의 20억 달러가 줄었다. 마카오의 도박꾼들이 예전처럼 돈을 쓰지 않는 것이 그 원인으로 꼽혔다.
 마리세 알터 등 7명 50위에 새로 진입
이번에 부자순위에 새롭게 진입한 이는 총 7명이다. 식자재 및 목축업계 거물 포니퍼리치, 부동산 개발업자 샘 타라시오, 호주 부자 7위 앤토니 패레츠의 여동생들인 피오나 지맨더와 헤로이스 와이즈리츠(이 3명의 형제자매는 가문의 재산을 나눠 갖고 있다) 이외에도 아틀라시안의 캐논부룩스와 스캇 파퀴하르, 잭 코윈이 각각 순위에 들었다.

4명은 명단에서 빠졌다. 수퍼 에이마트를 운영하는 레그 고위는 아웃도어 제품과 스포츠 용품의 낮아진 소비추세로 인해 주가의 30%가 하락했다. 로이드 윌리엄스는 허드슨 콘웨이 건축사업영역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있고, 테리 스노우도 캔베르 항공과 상업구역의 줄어든 고객 수에 타격을 입었다. 광산업계에 투자한 기업가이자 호주의 국회의원인 클리브 파머도 올해 부자순위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작년 부자순위에 오른 3명은 별세했다. 지난 해 30억 달러의 자산으로 9위에 올랐던 렘시헬스케어의 설립자 폴램시, 건축 억만장자 렌 퍼커릿지, 이안 노만이 눈을 감았다. 이안 노만과 함께 전자제품상점과 가구체인을 소유한 하베이 노만(Harvey Norman)의 공동 창업자 게리 하베이는 올해 18위를 기록했다.
 출혈경쟁에 절규하는 철광석 부자들
지난 해 철광석 가격의 폭락은 근래 가장 예측하기 어려웠던 ‘부의 몰락’이었다. 호주 부자 1위 지나 라인하트는 소유하고 있는 로이힐광산 건설 때문에, 호주 부자 10위 앤드류 포레스트는 높은 채무비율로, 클리브 파머는 중국계 파트너와의 법적 공방으로 발목이 잡혔다. 특히 클리브 파머는 올해 부자순위에 오르지도 못했다.

철광석은 철의 원료다. 철광석 시세가 톤당 70달러로 1년 만에 절반 가까이 폭락한 것이 전혀 놀랍지 않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철의 수요가 감소했다.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경제 성장이 둔화된 탓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철광석 생산업체는 경고를 무시하고 철광석 채광을 강행했다. 그리고 이는 싼 가격에 철을 공급할 수 있는, 예컨대 영국-호주계 대기업 BHP빌리턴(Billiton), 리오 틴토(Rio Tinto), 브라질계 대기업 발레(Vale)와 같은 대형 철광석 생산업체만 살아남게 되는 출혈적 저가경쟁으로 이어졌다.

이들 세 업체는 현재 중동 원유시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취하는 행태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싼 값에 철광석을 공급해 비싼 가격을 책정할 수 밖에 없는 경쟁사를 시장에서 몰아내는 것이다. 이론상, 경쟁사를 시장에서 몰아낸 후에는 자연스럽게 가격이 회복된다. 하지만 철광석과 원유는 다르다. 원유는 손쉽게 생산을 중단할 수 있는데, 이는 원유가격은 회복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철광석 광산은 생산을 중단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문을 닫은 광산이 다시 열기 위해서는 생산을 중단하는데 걸렸던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개장 이후 문을 닫은 광산이 소규모 광산 몇 군데에 불과한 이유다.

장기적 전망은 어둡다. 현재는 BHP빌리턴 소속으로 웨스턴 마이닝사에서 CEO를 역임했던 휴 모건은 철광석 시장의 시장주기를 30년으로 예측한다. 휴 모건은 1970년대 철광석 생산 업계에 몸담고 있었다. 1970년대는 일본의 급증하는 철강수요를 맞추기 위해 지금처럼 과잉공급현상이 있었던 때다.

건설경기가 호황일 때 개장한 로이힐 광산, 영국과 미국 합작의 브라질 소재 미나스리오 광산 등에서 채광이 한창이기 때문에 다가올 1년은 철광석 가격이 여전히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UBS는 올해 철광석 가격을 톤당 66달러, 시티그룹은 58달러로 예측했다.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라
‘농산업 열풍(dining boom)’은 아시아 지역 중산층이 육류, 유제품 등 식품소비의 다변화를 꾀하며 촉발됐다. 호주의 광업열풍이 한 풀 꺾임에 따라 나타난 이 농산품 열풍은 과대평가 된 부분이 상당하다. 전문가들은 호주의 농업 규모와 비용효율을 고려하면, 호주의 농산업은 아시아의 식품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작년 중국, 일본, 한국과 체결한 무역 협정 만큼은 호주 농부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지금 호주 내 부자들은 이런 사업 기회에 투자하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광산의 여제(女帝)인 지나 라인하트는 지난 12월 2건의 큰 계약을 체결했다. 지나 라인하트는 호주 서부권역 대형 우유 생산업체와 합작을 맺고, 일본을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와규(일본 화우) 목장을 샀다. 호주 서부권 킴벌리 지역 대규모 목축농장 두 곳에 각각 50%의 지분을 투자해 사업상 최초로 영농에 투자하기도 했다.

보석, 향초 업계에서 탁월한 사업 성과를 보인 호주 부자 38위 브렛 블런디는 아시아의 수요 증대가 호주 북부권 목축 산업에 큰 변화를 줄 것이라고 본다. 호주 북부권 농장에 세 번째로 투자한 그는 총 10만 마리의 소와 140만 헥타르의 농지를 소유하고 있다. 호주 북부지방의 많은 목장생산업자들이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적합한 관개시설을 갖출 수 있는 충분한 재력을 가진 그는 오히려 생산성을 높였다.

호주부자 10위 앤드류 포레스트는 철광석 가격이 급락하는데 따르는 보험으로 호주 서부권 최대육류생산업체 하베이 비프(Harvey Beef)를 지난 5월 매수했다. 호주부자 15위 마이클 힌츠는 작년 호주 내 농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1억2500만 달러에 이르는 지분을 확보했다.

다른 투자가들도 아시아발 농산업 열풍에 간접적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호주 부자 7위 안소니 프랫은 아시아로 수출하는 식료품을 확대하기 위해 가족기업인 비지(Visy)사의 포장업 부문을 이용해 역량을 증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 유사한 예로, 호주 부자 9위 린지 폭스(Lindsay Fox)의 회사에 소속된 인력은 절반 이상이 아시아에 배치돼 있다. 이에 린지 폭스는 운송 및 창고 서비스의 수요가 증대함에 따른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 LUCINDA SCHMIDT, HEATHER JACOBS, NICOLE LINSAY, WENDY PUGH, TIM TREADGOLD 포브스 기자

- 번역 임채연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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