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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섭의 한의학 칼럼 - 삼시세끼? 꼭 세 번 먹어야 하나

정윤섭의 한의학 칼럼 - 삼시세끼? 꼭 세 번 먹어야 하나

삼시세끼 어촌편.
최근 [삼시세끼]라는 케이블TV 프로그램이 인기다. 프로그램 제목처럼 이들의 고민은 오로지 삼시세끼다. 하루를 오로지 먹을 궁리로 보낸다. ‘자급자족 유기농 라이프 프로젝트’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요리가 어설픈 배우 이서진씨와 일꾼인 가수 옥택연씨가 출연한 ‘농촌편’과 아줌마 뺨치게 요리를 잘하는 차승원씨와 바깥양반으로 불리는 유해진씨가 출연한 ‘어촌편’에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 농촌편은 세 끼를 꼬박꼬박 차려먹는 경우가 많았지만, 어촌편은 귀찮으면 한 끼 정도는 대충 먹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세 끼를 먹어야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식사에 관한 수고가 턱없이 줄어든 요즘 도시생활에서, 온전한 세 끼는 안타깝게도 두둑한 살집과 떨어진 체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현대인들은 영양·칼로리·시간·소화가 모두 차고 넘치는 과잉 수준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과감하게 삼시세끼의 굴레를 벗고 공복 다이어트로 가벼워져야 한다. 우리가 음식물을 먹는 순간 오장육부는 바로 고달파진다. 위는 삼킨 음식물을 분해·소화시키고, 장은 영양소를 소화·흡수·배출하느라 갑자기 분주해진다. 그 사이 간은 해독과 살균, 췌장은 소화효소와 호르몬 분비, 심장은 혈액을 공급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삼시세끼 농촌편’의 이서진씨와 옥택연씨처럼, 도대체 먹은 것을 소화시키는 것 외의 일은 할 수 없을 정도로 기진맥진 상태가 된다. 그런데 우린 소화가 되자마자, 심지어 소화도 되기 전에 쉴 새 없이 먹고 마신다.

이제 속도 생활도 좀 비우고 쉬어야 한다. 레몬 디톡스, 해독 주스, 우엉차, 커피관장 같은 디톡스 요법과 16시간 공복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간헐적 다이어트까지 살 빼는 방법은 눈물겨울 정도다. 다만, 어느 정도 감량에 성공해도 계속하긴 너무 부담스러워 십중팔구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지독하지 않은 다이어트 방법은 없을까? 의외로 매우 쉬운 방법이 있다. 하루 중에서 가장 식욕이 당기지 않는 끼니를 포기하고 하루 식사를 2번만 하는 방법이다. 보통은 단 5분이라도 더 달게 자고픈 마음에 주춤대다가 출근 준비시간도 모자라고 점심식사와의 간격이 짧은 직장인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과감히 아침식사를 포기하고 간단히 차 한잔이나 과일주스 한잔만 마셔도 영양학적으로 충분하다. 점심과 저녁식사 중에서 가장 활동량이 많은 때에 제대로 된 식사를 느긋하게 즐긴다면 충분히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 물론 나머지 한 끼니는 여느 식사량의 반 정도가 되도록 조절해야 한다.

아침은 따뜻한 차나 주스로 뇌를 깨우고, 점심식사를 제대로 된 한상차림으로 먹는 방법도 좋다. 저녁은 식단에서 빠지기 쉬운 웰빙푸드인 견과류, 올리브유, 브로콜리, 블루베리, 과일 등으로 영양의 균형을 맞춰서 간단히 먹는다. 저녁에 가족모임이나 회식이 예정돼 있다면 점심을 가볍게 먹는 식으로 상황에 따라 조절하는 방법도 있다. 삼시세끼에 경도된 사람들은 이렇게 먹고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회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가벼운 한 끼 식단을 실천해 보면, 몸이 가볍고 아침에 피로감이 감소하는 게 느껴진다. 체중 조절은 날씬하고 매력적인 외모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병 없이 건강하게 살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다. 하루 한 끼니를 버리고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게 좋다. 한 끼를 버리면 하루가, 아니 당신의 인생이 가벼워진다.
정윤섭 - KAIST 화학공학과와 원광대 한의학과를 나왔다. 대한 한방약침학회 정회원이며 성인병·다이어트 전문 병원 미소진 한의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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