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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레온 피부 만든다

카멜레온 피부 만든다

공작 깃털이 무지개 빛을 띠도록 하는 것과 같은 광선과 물리적 특성이 자연 속의 모르포 나비, 비단벌레 등에서도 발견된다.
공작보다 더 화려한 조류는 거의 없다. 공작 수컷은 발을 구르며 큰 소리로 울어댄다. 볏 달린 머리를 곧추세우고 길다랗게 늘어진 꼬리털을 부채처럼 펼쳐 보일 때는 걸어 다니는 무지개 같다.

우아한 공작 깃털의 가장 환상적인 측면 중 하나는 청색-녹색-금색의 무지개 빛으로 빛나는 색깔이다. 빛이 공작에 부딪히는 각도와 시선의 각도에 따라 색깔이 변한다. 그것은 깃털의 실제 색소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보다는 섬유 모양 구성요소의 나노 구조 때문이다. 그것이 빛에 관여해 사실상 공작의 꼬리털이 우리 눈을 현혹하도록 한다.

‘구조색(물체의 구조에 의해 나타나는 색)’이라는 이 같은 현상은 모르포 나비 같은 다른 생물에서도 볼 수 있다.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최근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 엔지니어 팀이 새로운 소재의 디자인을 학술지 ‘옵티카’에 발표했다. 약간의 힘만 가해 색깔을 바꿀 수 있는 소재다. 그들은 그것을 ‘카멜레온 형 피부’로 부른다.

개발팀은 120나노미터(㎚, 1㎚는 10억 분의 1m) 두께의 실리콘 한 겹에 능선을 줄줄이 새겨 넣어 그 소재를 만들었다. 참고로 사람 머리카락 한 올의 굵기는 10만㎚ 안팎이다. 능선들을 일정한 각도로 깎는다. 능선의 대열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할 때 정확한 광선의 파장, 즉 특정한 색깔만 반사한다. 실리콘을 굽히거나 펼치면 능선 간의 간격이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면서 색깔이 변한다.

개발팀이 만들어낸 첫 소재는 녹색에서 황색·오렌지색·적색으로 바뀔 수 있는 색깔을 만들어냈다. 연구팀은 거의 어떤 색이든지 만들어내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고 믿는다.

연구팀은 테스트 목적으로 그 소재를 1㎠만 만들었다. 다음 단계는 상업적으로 응용 가능하도록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논문 공동작성자 코니 J 창-해스네인이 말했다. 거기에는 문제가 없다. 그런 역량을 가진 시설들이 이미 존재한다고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이 소재가 아주 얇고 유연하기 때문에 잠재력이 거의 무한한 듯하다. 명백한 응용 분야는 위장용이다. 주변환경에 따라 색깔을 바꿀 수 있는 소재로 감싼 전차나 기타 군용차량은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디자인을 개조해, 예컨대 소재에 약간의 전하를 가하는 방법으로 색깔을 바꿀 수 있다고 창-해스네인이 말했다. “장차 그렇게 할 작정이다.”

초민감성의 읽기 쉬운 센서 개발에 이 실리콘 디자인을 적용할 수도 있다고 창-해스네인은 주장한다. 센서들이 다리와 비행기 날개 같은 물체에서 평소엔 감지하기 어려운 ‘구조적 피로’ 정도를 색깔의 변화로 알려준다.

“어떤 구조는 스트레스나 압력을 받으면 팽창하거나 수축할 가능성이 있다”고 그녀가 말했다. “그런 표면에 부착된 신축적인 ‘피부’가 늘어나거나 쪼그라든다.” 그에 따라 색깔이 변하게 된다.

-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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