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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의 리더 ㅣ 김대환 미래에셋증권 WM본부장 - “글로벌 분산 투자로 30년 노후 대비”

자본시장의 리더 ㅣ 김대환 미래에셋증권 WM본부장 - “글로벌 분산 투자로 30년 노후 대비”

사진:오상민 기자
‘한 가지 자산에 머물지 마십시오. 은퇴 후 30년을 위한 연금은 글로벌로 다양한 자산으로 배분해야 합니다. 익숙한 것과 이별하십시오. 세계가 고객들의 노후를 위해 일합니다. 글로벌 자산 배분으로 앞서가는 준비된 연금전문가.’ 미래에셋증권의 광고 멘트 중 일부다. 여기에 미래에셋증권의 WM(Wealth management)본부가 하고 싶은, 해야 하는 일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대부분의 금융회사 WM은 투자자들을 위한 상품 추천, 절세 방법 등과 같은 자산 컨설팅 중심의 서비스를 한다. 미래에셋증권의 WM은 조금 다르다. 김대환 미래에셋증권 WM본부장은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처럼 은퇴 이후에 필요한 자금을 미리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컨설팅 해주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연금사업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말 기존 리테일 부문을 WM부문으로 바꿨다. 3월 26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증권센터원 35층 WM센터에서 김 본부장을 만났다.

김대환 본부장은 “요즘 30~40대 급여생활자들은 대출금 갚고 아이들 학비를 내면 저축할 돈이 없다”며 “남는 돈으로 투자하려 해도 1%대 저금리 시대에 투자할 곳도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에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1.75%로 낮췄다. 이에 따라 현재 은행의 예금금리는 2%대 아래로 내려앉았다. 1억원을 1년 동안 통장에 넣어도 이자소득세를 떼고 나면 이자는 10만원 남짓이다.

김 본부장은 “현금을 5만원권 지폐로 바꿔 집에 보관하는 부자가 더러 있다”며 “투자상품에 가입해서 연 3~5% 수익을 내도 세금 떼고 나면 별로 남는 것 없이 자신의 자산만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자들은 노후 자금이 충분하기 때문에 현금을 쥐고 있어도 되지만 돈을 모아야 하는 급여생활자들은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퇴직연금·개인연금은 선택 아닌 필수
그는 이미 고령화 시대에 진입한 만큼 60세 이후를 겨냥한 은퇴 자금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본부장은 “만약 40대인 투자자가 1억원의 돈을 노후자금으로 만들겠다고 목표를 잡고 20년간 굴린다면 얘기는 달라진다”며 “급여생활자에게 퇴직 연금이나 개인연금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05년 12월 업계 최초로 은퇴연구소를 설립하며 연금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말 이 회사의 퇴직연금 누적 적립금 규모가 3조40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1월에는 증권업계 최초로 확정기여(DC)형 적립금(운용관리기준) 1조원을 돌파했다. 2월에는 연금저축계좌 잔액이 5000억원을 넘어서며 1년새 4배 가까이로 늘었다.

미래에셋증권의 연금상품 특징은 글로벌 분산 투자다. 상당수 가입자는 1~2개 펀드에만 집중 투자하는 경향이 많다. 그는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한국 비중은 2%에 불과하고 98%는 해외”라며 “그동안 해외에 투자할 방법이 없던 게 문제였지 지금은 해외 시장이 열려있는 만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익률도 안정적이다. 퇴직연금은 보통 55세 이후 수령(55세 이전에 해지하면 수령액의 16.5%의 기타소득세를 내야 한다)이 가능한 장기 투자자산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수익률이 가장 중요하다.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비교 공시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13개 증권회사 가운데 DC형 퇴직연금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미래에셋증권으로 연 3.83%다. 상품을 고를 때 프라이빗뱅커(PB)들의 추천 상품이 아니라 자산 배분이 어떻게 이뤄지는지가 중요하다고 김 본부장은 말한다. 얼마 전 고객 한 명이 그에게 추천 상품이 뭐냐고 물었다. 그의 답은 “모르겠다”였다. 투자 목적이 있다면 어떤 상품이 좋으냐가 아니라 어떻게 배분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김 본부장은 “자산관리를 하려면 자산을 배분할 수 있는 도면을 그릴 줄 알아야 한다”며 “도면을 그릴 줄 모르는 투자자들을 위해 우리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도면을 그려주는 금융회사 PB들이 얼마나 잘 그려줄 수 있는지를 판단하고 투자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2005년 12월 설립된 퇴직연금 추진본부 초창기부터 참여해 현재 WM본부를 3년 째 맡고 있다. 10년 째 자산관리 부문에 몸을 담고 있는 그는 PB들의 역할에 대해 아쉽다고 말한다. 김 본부장은 “대부분의 PB들이 고객에게 상품만을 판매하려는 브로커리지(매매 중개) 역할에 그친다”며 “WM의 기본원칙을 지키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그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A대형 금융회사에서 근무하는 PB의 전화였다. 전화한 이유는 고객에게 브라질 채권을 팔았는데, 수익률이 떨어져 고객에게 매도하라고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라는 것이다. 최근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채권 수익률이 급락했다.

김 본부장이 PB에게 건낸 답은 간단했다. “자산 배분에 맞게 투자한 게 아니냐”라는 말이다. 그는 “대부분 PB들은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를 짤 때 브라질 채권은 금리가 높고 이자소득과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있어 포트폴리오에 많이 담는다”며 “그러나 상황이 나빠지면 불안해 하고 회사에서도 대체 상품으로 갈아타라고 압박하는 곳이 많다”고 전했다. 해당 PB 역시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DC형 퇴직연금 수익률 1위
김 본부장은 “브라질 채권을 장기적으로 본다면 단기적인 시장 상황은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애초 투자 목적이 있었다면 계획에 맞게 가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부자들이 많이 투자하는 곳은 중국 본토다. 이들은 단기로 투자하지 않는다. 중국의 삼성전자, 아모레퍼시픽이 될 만한 종목을 사고 들어가 기다리는 것이다.

투자자도 자산관리에서 어떤 상품이 좋고 나쁜지 보다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본인이 원하는 목표 수익률을 가져가야 한다. 그는 일반 투자자들이 부자들에게 배워야 할 점이라고 말한다. 김 본부장은 “이미 저성장·고령화 시대로 접어든 만큼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자산관리가 더욱 필요하다”며 “충분한 노후자금을 만들어 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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