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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센터장들이 보는 삼성전자 - 2분기까지 ‘맑음’ 하반기엔 ‘글쎄’

리서치센터장들이 보는 삼성전자 - 2분기까지 ‘맑음’ 하반기엔 ‘글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기자들에게 갤럭시S6엣지를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가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지난해 3분기 4조600억원으로 3년래 최저 실적을 보인 이후 두 분기 연속 영업이익 회복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7일 1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 47조원, 영업이익 5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애당초 증권가 예상 영업이익(5조4000억원)을 5000억원가량 웃도는 수치다. 회복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5조2900억원보다 11.53%나 증가해 향후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매출 규모는 크게 줄었다. 지난해 4분기 52조7300억원에서 47조원으로 10.87% 감소했다. IT업계는 1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여서 통상 매출이 떨어진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고도 올해 1분기 매출 규모는 적은 편이다. 지난해 1분기(53조원)와 재작년 1분기(52조8700억원)보다도 적고, 2012년 1분기(45조2700억원)보다 조금 나은 정도다.

성수기인 4분기보다 비수기인 1분기 영업이익이 많은 것은 각 사업 부문이 나빠진 영업환경에도 꾸준히 영업이익을 올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편 매출이 줄었음에도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은 1분기 삼성전자가 원가 절감이나 비용 절감에 주력한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실적 발표는 삼성전자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경쟁자 애플의 실적 호조가 발표되고 중국 저가폰의 공세가 강해지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급속히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21일 어닝쇼크를 나타낸 3분기 잠정실적 발표 뒤 삼성전자 주가는 108만3000원으로 떨어졌다. 하반기에 들어선 뒤인 6월 3일 주가가 148만4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4개월 만에 27%나 하락한 것이다.

이후 주가는 가파르게 회복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개선됐다는 발표 이후 주가가 반등했다. 올해 1분기 실적이 좋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예상이 시장에 번지면서 지난 3월 18일엔 150만3000원으로 주가가 뛰어올랐다. 지난해 저점과 비교하면 5개월이 조금 못돼 38%가량 껑충 뛰어올랐다.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대장주가 10개월 만에 V자형으로 가격이 급변동한 것이다. 이에 따라 코스피 지수도 지난해 말 1800선까지 떨어졌다가 올 초 2000선을 회복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가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의 지난해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전체 상장사의 매출은 1821조원으로 전년에 비해 0.43% 감소했다. 순이익은 6.96% 급감했다. 하지만 이 중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장사 매출은 0.91%, 순이익은 7.1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코스피가 지지부진했던 주요 이유가 삼성전자의 부진 탓이 크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1분기 삼성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는 올해 한국 주식시장을 전망까지도 밝혀주고 있다.
 주가 100만원대 위협받다 반등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삼성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대부분 오는 2분기까지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갤럭시 S6의 신제품 출시 효과, 반도체 부문 흑자 전환이 하반기까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로 봤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시장 예상을 뛰어 넘을 정도로 마진이 좋아진 것은 D램과 낸드플래시 라인을 전환하고 모바일 제조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한 덕”이라며 “실적 개선 효과에 따라 올 2분기 주가가 완만한 고점을 찍을 것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실적 개선은 2분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봤다. 매출도 개선될 전망이다. 비메모리 부문과 갤럭시 S6 글로벌 출시에 따라 매출이 가시적으로 늘어날 거란 예상이다. 양 센터장은 그러나 “하반기까지 호조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분기별 실적에 따라 달라질 순 있지만, 판매순이익이 3분기까지 증가하다 4분기엔 다소 정체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주가는 2분기에 연중 고점을 이룬 뒤 3분기에는 유지되고 4분기에는 떨어진다고 봤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2분기 실적이 너무 좋아서 상대적으로 3~4분기 실적이 나빠 보일 것으로 봤다. 2분기 실적이 고점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엔 어느 정도 실적을 유지해도 상당히 나빠 보일 거란 예상이다. 이런 점이 삼성전자의 하반기 주가 상승세의 발목을 잡을 거란 얘기다. 이 센터장은 “2분기엔 반도체와 스마트폰에서 큰 폭의 매출 신장세가 예상된다”며 “매출은 과거에 비해 회복은 되겠지만 완전히 회복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갤럭시S6 등 모바일 제품이 출시되면 그에 따라 직접적인 매출 신장은 보일 수 있지만, 여전히 애플과 중국 저가폰의 공세가 거세 3분기 이후까지 매출 신장세를 이어가긴 어렵단 전망이다. 전체적으로 삼성전자의 실적이 크게 나빠질 가능성은 작지만 이런 점이 주가에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반영되지 못할 거란 분석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보인 실적 하락세가 1분기를 기점으로 확실히 멈췄고 오는 3분기까지도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향후 2~3년 동안 이러한 성장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열어뒀다. 다만, 삼성전자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3년까지 5년간 성장을 이뤘던 모습이 이번에도 재현될지는 물음표로 남겨놨다. 조 센터장은 “2013년 3분기에는 3개월간 영업이익이 10조원 이상 나왔는데, 올해부터 장기 성장이 시작되려면 이번에도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그러려면 모바일 부문이든 반도체 부문이든 경쟁자 애플을 완전히 제압할 정도로 시장지배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풍부한 유동성에 주가 중장기 상승 가능성도
허문욱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주식시장의 환경이 좋다고 보고 이럴 때 삼성전자가 좋은 실적을 내면 중장기적으로도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미국을 중심으로 선진국 경기가 좋고, 미국이 금리 인상을 좀 더 미룰 것으로 보면, 인도와 중국 등 신흥국도 양적완화 등으로 대응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에 따라 한국 자본시장에도 장기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해 질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처럼 실적이 좋은 전통산업 등의 주가가 오른다는 얘기다. 금리가 인하되고 유가도 저렴한 편이어서 삼성전자를 위시한 각종 대장주들이 코스피 시장을 이끌어 올해 코스피 지수가 2200선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 허 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실적 상승세와 주식시장의 유동성 장세 등을 감안하면 최근까지 외면받았던 전자·조선·철강 등 전통산업으로도 투자의 온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입고 먹고 즐기는 등의 가벼운 산업과 코스닥의 신기술만 보던 투자자들도 이번 기회에 전통산업에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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