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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렉서스 NX200t] 점잖고 중후한 렉서스는 잊어라

[도요타 렉서스 NX200t] 점잖고 중후한 렉서스는 잊어라

‘부드러움·정숙함·고급스러움’. 도요타의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이런 강점을 살린 렉서스의 차들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꽤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장점이 때로는 발목을 잡을 때도 있다. 너무 중후한 이미지로 젊은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일이 벌어진다. 역동적인 성능과 디자인을 앞세운 유럽의 모델에 대응할 무기가 필요하다. 결국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문제는 그 폭이다. 변화의 폭이 너무 크면 기존의 장점이 사라지고, 소심하게 변해서는 어설픈 흉내내기에 그칠 확률이 높다.
 젊은 감각으로 중무장
직관적 조작이 가능한 센터페시아. / 사진:한국도요타자동차 제공
지난해 출시한 렉서스의 콤팩트 SUV(스포츠유틸리티차) NX가 그 기준이 될 수 있다. 젊고 스포티한 디자인과 역동적인 드라이빙 성능을 강조한 모델이다. 국내에는 지난해 말 하이브리드 모델인 NX300h가 먼저 선을 보였고, 올 상반기 가솔린 터보차저 엔진을 장착한 NX200t가 뒤이어 출시됐다. 시승한 모델은 NX200t다. 하이브리드 모델과 비교해 내외관의 디자인은 큰 차이가 없다. 라인을 가다듬어 조금 더 스포티한 느낌을 내도록 한 정도다. 대신 전혀 다른 메커니즘의 내연기관을 장착해 새로운 느낌의 주행감을 선사했다.

넓고 편리한 수납이 가능한 트렁크 / 사진:한국도요타자동차 제공
디자인에 대해서는 평가가 까다로웠던 모델이다. 타사의 자동차와 비교해 독특한 형태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3개의 층으로 구성된 헤드램프와 안개등이 강인한 인상을 준다. 다소 어색하게 튀어나온 앞부분과 둥그렇게 마감된 뒤가 잘 조화를 이루지 못한 느낌이다. 여기에 역동성을 강조하는 옆라인이 추가가 됐다. 전체적으로 개성이 넘치고 젊어진 것은 분명하다. 다만, 그 방향성이 옳았는지에 대해서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았다. 차를 보는 각도와 빛의 방향, 운전자의 기분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느껴진다. 어떨 때는 멋스럽다는 생각이 들고, 또 어떤 때는 어딘가 어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운전자가 보는 관점에 따라서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 있는 디자인이라 판단된다. 실내 인테리어 역시 외관과 비슷한 콘셉트다.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의 배치가 젊은 감각을 뽐낸다. 조목조목 따져보면 세련미가 느껴지는 부분이 많다. 특히 버튼의 위치와 기능이 직관적으로 사용하기 쉽도록 잘 배치됐다. 무엇보다 렉서스 특유의 고급스러움이 잘 녹아 있다.

렉서스 NX200t에서 주목해 봐야 할 부분은 역시 성능이다. 얌전하기로 소문난 렉서스가 얼마나 폭발적으로 달릴 수 있는지, 그 주행감은 어떤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이 차는 4기통 1998cc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다. 최대 238마력의 출력과 35.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수치상으로는 2000cc급 가솔린 엔진이라 믿기 힘들만큼 넘치는 힘을 가졌다. 직접 경험해본 주행감은 훨씬 더 훌륭했다. 최고출력은 4800rpm(분당 엔진 회전수), 최대토크는 1650rpm에서 걸리는데 초반에 치고 나가는 힘이 느껴진다. 저속부터 고속 모든 구간에서 힘이 고르게 분배되는 느낌이다. 역동적으로 달리면서도 렉서스 특유의 정숙함과 부드러움을 잃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핸들과 서스팬션 역시 폭발적 속도를 충분히 제어할 수 있을 만큼 견고하다.
 잘 달리고 정숙성까지 갖춰
적당히 드라이빙을 즐기면서, 또 안락한 SUV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문제는 경제성이다. NX200t는 크기로 보면 스포티지나 투싼 보다는 조금 크고, 싼타페나 쏘렌토보다는 약간 작은 느낌의 중형 SUV다. 기본형이 5480만원부터 시작하며 고급형을 선택하면 6180만원으로 가격이 올라간다. 진부한 국산 SUV에 싫증을 느낀 운전자들이 한번 고려해보기에는 꽤 가격차가 크다. 거기다 L당 공인연비(복합)도 9.5km로 좋은 편이 아니다. 역동적 주행에 초점을 맞춘데다 풀타임 4륜구동을 장착해 연비에서 다소 손해를 봤다. 물론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하면 연비를 높일 수는 있지만 차량 가격이 더 비싸고, 주행감도 NX200t와는 다르다. 렉서스 NX200t는 분명히 강점이 많은 차다. 기존 렉서스 브랜드의 장점을 잘 살리면서도 적절히 단점을 보완했다. 막상 ‘어떤 소비층이 이 차를 살까?’라는 질문에 선뜻 답이 떠오르지 않는 것이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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