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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바이오텍의 줄기세포 연구] 배아 줄기세포로 망막 치료 효과 확인

[차바이오텍의 줄기세포 연구] 배아 줄기세포로 망막 치료 효과 확인

시술중인 분당차병원 안과 송원경 교수팀(왼쪽)과 RPE 시술 모식도.
차병원그룹의 생명공학 벤처업체인 차바이오텍이 분당차병원 송원경 교수팀과 배아 줄기세포 유래 망막 치료제의 임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황반변성 환자 4명에게 배아 줄기세포 치료제를 투여하고 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4명 중 3명의 시력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회지인 ‘스템 셀 리포트’에 게재됐다. 배아 줄기세포 유래 치료제를 이용한 임상 결과가 발표된 것은 미국 바이오업체 오카타 테라퓨틱스(옛 어드밴스드 셀 테크놀로지)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아시아에서는 최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배아 줄기세포 치료제는 차바이오텍과 오카타테라퓨틱스가 공동으로 연구·개발한 치료제다. 2011년 국내 최초로 식약처로부터 배아 줄기세포 치료제 임상허가를 받았다. 배아 줄기세포는 불임 치료 과정에서 폐기되는 수정란에서 추출했다. 이를 망막세포로 분화시켜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 2명과 스타가르트 황반부 이영양증(청소년기 실명) 환자 2명의 눈에 직접 주사했다. 그 결과 3명의 환자에게서 시력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국제 기준인 ETDRS시력표에서 1개의 글자만 읽을 수 있던 환자가 13개의 글자를 읽는 등 사람마다 9~19개의 글자를 더 볼 수 있는 시력 개선 효과가 나타난 것. 시술 후 부작용은 일반적인 안과 수술이나 면역 억제제 사용 때 나타나는 수준이었고 배아 줄기세포 투여시 우려되는 종양형성이나 면역 거부 반응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송원경 분당차병원 교수는 “이번 임상은 배아 줄기세포 망막 치료제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이었지만, 이를 통해 환자의 시기능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배아 줄기세포 치료제의 효능을 검증할 임상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환자에게 주사한 줄기세포는 5만 셀 정도의 저용량이지만, 향후 10만~20만 셀 수준으로 용량을 늘려 투입할 경우 좀 더 높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배아 줄기세포 유래 망막색소상피세포가 스타가르트병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된 상태기 때문에 임상 2상이 완료되면 상용화가 가능하다”며 “이르면 2018년 품목 허가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지난해 6월 스타가르트병의 치료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국내에서 개발 중인 동종 배아 줄기세포 유래 망막상피 세포치료제를 개발 단계 희귀 의약품으로 최초 지정한 바 있다.

한편, 지금까지 배아 줄기세포 유래 치료제를 이용한 임상 결과를 발표한 곳은 차바이오텍과 오카타 테라퓨틱스뿐이다. 오카타 테라퓨틱스는 지난해 10월 차바이오텍과 같은 망막 치료제로 진행된 UCLA 안과팀의 임상 결과를 저명 의학 저널인 ‘란싯’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실험 대상 환자 18명 중 10명의 시력이 호전되는 것을 확인됐다.
☞ 스타가르트병 : 8~15세 사이에 양쪽 눈의 황반부 변성으로 인해 서서히 시력 저하가 일어나는 유전 질환이다. 1909년 독일의 안과 의사인 칼 스타가르트에 의해 처음 보고됐다. 국내 유병 인구는 약 200명이다. 재활 등을 통해 시력이 나빠지는 것을 늦춰주는 방법이 있으나, 아직 뚜렷한 치료 방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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