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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음식 프린트해 먹는다

우주에서 음식 프린트해 먹는다

지난 3월 1일 국제우주정거장(ISS) 밖에서 안테나를 설치하는 우주비행사 테리 버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년 안에 3D 프린터를 우주선에 도입할 계획이다. 우주비행사가 외계 행성에 영구 정착지를 짓고 스스로 음식을 프린트해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NASA의 3D 프린팅 책임자인 니키 버크하이저 부장은 뉴스위크에 그 기술이 우주 여행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장담했다.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우주비행사가 지상의 지휘나 물품 제공에 의존하지 않고 우주에서 수년 동안 탐사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지난해 5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3D 랩 패브&카페에 전시된 3D 프린팅으로 만든 물건들.
현재 우주 운송 비용은 0.45㎏ 당 1만 달러(약 1100만원)다. 만약 우주비행사가 가벼운 짐으로 우주를 여행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생활필수품을 프린트해서 사용할 수 있다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NASA는 현재 사상 최대의 로켓인 우주발사체(SLS)를 개발 중이다. SLS의 첫 시험비행은 2017년으로 예정돼 있다. 버크하이저 부장은 그 로켓에 3D 프린터를 탑재할 준비를 하고 있다.

버크하이저 팀은 지금까지 NASA 마셜 우주비행센터(미국 앨라배마주 소재)에서 3D 프린팅 기술로 몇 가지 로켓 부품과 작은 공구 하나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엔 구리를 사용한 3D 프린팅으로 로켓 엔진 부품을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그들은 훨씬 더 흥미진진한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화성과 달의 모래 대체물을 사용해 작은 집을 지을 수 있는 자재 부품을 만드는 일도 포함된다. 언젠가는 우주비행사가 스스로 프린터를 이용해 외계 행성 표면에 주거지를 건설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버크하이저 부장은 “우주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프린트할 수 있는 능력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구에서 살 땐 집에서 뭔가 고장 나면 홈데포 같은 가정보수용품점에 가서 부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우주에선 아주 작은 부품 하나라도 고장 나면 큰 문제가 된다.”

또 NASA는 3D 음식 프린팅을 연구하는 텍사스주의 한 업체를 지원한다. 그 회사는 이미 피자를 프린팅하는 원형 제작에 성공했다. 식품 포장지를 분해해 필라멘트를 만들어 3D 프린터로 전기회로판과 배터리 같은 유용한 도구를 만들 수 있는 재활용기기 개발도 진행 중이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2015 국제소비자가전쇼에서 3D 프린터로 출력한 음식이 선보였다.
버크하이저 부장은 3D 프린팅 기술이 상업화되면 머지않아 우주에서도 3D 프린팅이 얼마든지 가능하리라고 낙관한다. 이미 3D 프린터는 노숙자를 위한 숙소와 이식용 장기 제작의 수단으로 각광 받고 있다. 그는 “3D 프린팅의 상업적 개발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NASA는 그가 이끄는 우주 제조 프로젝트에 예산 300만 달러를 할당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사용하는 3D 프린터 원형은 소형 전자레인지만하다. 그 프린터로 최신 스마트폰 크기의 물체를 프린트할 수 있다. 원리는 일반 3D 프린터와 똑같다. 플라스틱 필라멘트를 잉크로 사용해 켜켜이 쌓아 물체를 만들어낸다. 디자인 지시 사항은 이메일을 통해 지상 관제소에서 프린터로 전달된다.

버크하이저 팀은 좀 더 견고한 도구를 제작하기 위해 금속 필라멘트 도입 기술을 연구 중이다. 그러나 우주정거장 내부의 극미 중력(microgravity)이라는 조건을 극복하는 과제가 완전히 해결되진 않았다. 3D 프린팅 압출 기법이 중력 영향을 받는 만큼 중력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3D 압출성형을 완벽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버크하이저 부장은 3D 프린팅 기술이 지구에서처럼 우주비행사가 우주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해주는 열쇠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능력은 우리가 우주에서도 지상에서처럼 활동하고 살 수 있도록 해준다. 우주에선 그런 자율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주에서 거주할 수 있는 비법이 바로 거기에 있다.”

- 번역 이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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