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업 부문의 안정적인 성장세... 식품업체 최초로 중국 직소시장 진출... 미국법인 안정화 위해 국내 인력 적극 파견

지난 4월 21일 서울 인사동에 풀무원 ‘뮤지엄김치간(間)’이 문을 열었다. 남승우(63) 풀무원 총괄 사장이 뚝심 있게 지켜온 김치박물관이 새롭게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남 사장은 개인이 운영하던 김치박물관을 1986년 인수해 삼성동 코엑스 단지 내에서 운영해왔다. 김치박물관은 국내 최초 식품박물관으로 김치 문화의 독창성을 알리는데 일조했다. 풀무원은 이번 박물관 재개관에 총 23억원을 들였다.

투명 경영을 강조하는 남승우 사장의 철학은 확고하다. 지난 2008년부터 매년 토크쇼 형식의 ‘열린 주주총회’를 여는 것도 그 일환이다. 매년 주주들과 공개토론회를 갖는 자리가 부담될 법도 하지만 남 사장은 “이미 시작한 이상 계속해야지 별 수 있느냐”며 웃어넘긴다. 그는 올해 3월 열린 주총에서 풀무원 미국 법인의 경영악화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한 주주로부터는 “미국법인을 접고 중국법인에 집중하라”는 지적을 듣기도 했다. 국내 기업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다. 남 사장은 이 자리에서 “풀무원은 인간과 자연을 사랑하는 로하스 기업이라는 기업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꾸준한 지속 가능 경영을 실천했다”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해 무엇보다도 공정·투명 경영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 사장의 투명 경영에 힘입어 지난해 10만원 초반을 맴돌던 주가는 최근 20만원을 돌파했다. 풀무원은 지난해 매출 1조6781억원, 영업이익 53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3%, 14.7% 증가해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해외사업의 부진에도 두 자릿 수 성장률을 기록을 견인한 남승우 사장은 올해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100대 CEO 조사에서 식음료 부문 2위에 올랐다.

풀무원식품을 비롯해 푸드머스·ECMD·풀무원건강생활 등 국내 사업의 안정세도 돋보인다. 남 사장은 국내 사업 성장에 힘입어 미국·중국·일본 등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 일환으로 지난 4월 국내 식품업체 최초로 중국 방문판매시장에 진출했다. 풀무원건강생활은 오는 6월부터 중국 현지에서 방문판매와 유사한 ‘직소(直銷) 영업’을 통해 건강식품과 화장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무점포 직접판매’를 내세우는 중국 직소시장은 연간 22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풀무원은 ‘바르고 안전한 먹거리 제공’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워 중국 직소시장에 도전한다. 이미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의 법인매출이 연평균 80% 이상 성장하고 있어 직소시장 진출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판단이다.

지난해 순손실 173억원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한 미국 사업도 타개책을 찾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남 사장은 “턴어라운드를 위해 국내 인력을 적극 파견하고 있다”며 “해외시장에 완전히 안착하기까지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본다”고 밝혔다. 풀무원은 미국법인이 턴어라운드 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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