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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박사의 힐링 상담 | 외동아이 문제 갈등 극복] 믿고 인정하고 칭찬하라

[후박사의 힐링 상담 | 외동아이 문제 갈등 극복] 믿고 인정하고 칭찬하라

사진:중앙포토
“어떤 말을 해주는 게 아들에게 도움이 될까요?” “자녀가 하나다 보니 혹시라도 사회성이 결여될까 싶어 여러 활동을 시키며 비슷한 또래들과 어울리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아이들끼리 싸우면 어떡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그는 6살짜리 외동아들을 둔 40대 초반의 가장이다. “아들이 아직 어린 나이다 보니 사소한 다툼이 종종 일어나는 건 당연한데, 그 문제를 처리하는 성숙한 방법은 제겐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피해를 입혔다면 차라리 편할 텐데, 다른 애들이 제 아들에게 잘못한 경우가 더 난감해요. 남의 집 아이를 나무라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잘못한 게 없는 아들에게 무조건 참으라는 것도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가장 좋은 건 그쪽 부모님이 나서서 자기 아이를 훈육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요즘 같은 교육 풍조로는 그것도 기대하기 어렵네요. 어떡해야 아이에게 상처를 주기 않고, 억울한 마음이 생기지 않으면서 성숙한 자세로 훈육할 수 있을까요?”
 어느 누구의 문제가 아닌 모두의 문제
우리나라에서 한 자녀 가정 비율은 이미 50%를 훌쩍 넘었고,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로 1.2명이 안 된다. ‘외동아이 문제’는 어느 누구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다. 외동아이라서 독선적이 될까 걱정이고, 경쟁심이 없어질까 근심이다. 외동아이라서 버릇이 없어질까 걱정이고, 나약해질까 근심이다. 하나만 낳아 기르는데, 걱정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하나뿐인 자식인데, 특별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당연하다. 어떻게 하면 외동아이를 강인하고 야무지게 키울 수 있을까? 인간은 혼자일 때 강인해지고, 자기 식대로 할 때 야무지게 된다.

외동아이의 장점은 무엇인가? 외동아이는 맏이와 막내의 두 모습을 가지고 큰다. 믿음직한 응석받이라고 할 수 있다. 외동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상상력과 창조력이 풍부하다. 외동아이는 능력있는 어른들 틈에서 큰다. 성인과의 관계에서 자기주장이 강하고 독립적이며 유능한 성격으로 발달한다. 그렇지만 부모의 과잉 보호는 아이를 의존적이고 무기력하게 만들고, 부모의 자유방임은 아이를 독선적이고 버릇없이 만들고, 부모의 엄격한 훈육은 아이를 경직되고 주눅들게 한다.

외동아이의 단점은 무엇인가? 의논할 형제가 없고, 경쟁할 자매가 없다는 것이다. 함께 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협동심·설득력·인내력 등 다양한 대인관계 능력을 터득할 수 있다. 아이는 경쟁하면서 발전한다. 하지만 경쟁심을 키우려고 다른 아이와 비교하면 안 된다. 경쟁심은 인류학적 유전인자에 내재해 있다. 단점은 충분히 보완될 수 있다. 아빠가 형제가 되고 엄마가 자매가 되는 것이다. 부모가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다. 여러 친구를 사귈 기회를 만들어주면 더욱 좋다. 부모가 생각이 다르면 아이는 혼란에 빠진다. 역할분담이 필요하다. 앞서 걸어가는 아빠, 항상 곁에 있는 엄마가 돼야 한다.

외동아이에게 특히 중요한 것은 칭찬과 인정이다. 부모의 긍정적인 기대는 아이의 능력을 결정한다. 아이에게 자부심과 자신감을 심어 준다. 부모는 아이에게 자주 이렇게 말해야 한다. “나는 네가 뭘 할는지 모르지만 잘 할 줄 믿는다. 너는 해낼 것이다. 너는 대단한 아이다.” 칭찬하기는 야단치지 말라는 것이 아니고, 원하는 대로 놔두라는 것도 아니고, 비위를 맞추라는 것이 아니다. 칭찬과 인정은 두 가지를 전제로 한다. 무조건적인 사랑과 기본적인 신뢰감이다. 특히 무조건적인 사랑이 중요하다. 모든 정신질환의 원인은 어릴 적 사랑박탈에서 온다. 그런데 많은 부모는 아이에게 조건부 사랑을 한다. “잘해야 돼! 그렇지 않으면 혼난다.” 조건부 사랑에서 큰 아이는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잘 하지 못할 때 죄의식에 떨어진다. 이런 아이는 불안정한 성격으로 자라난다. 기본적인 신뢰감도 중요하다. 모든 신뢰감은 책임감에서 나온다. 부모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야 한다. “나는 네가 어른이 될 때까지 하늘로부터 잠시 너를 떠맡았다. 나는 네가 최고의 너를 만날 때까지 키워줄 것이다. 나는 네가 어른이 될 때까지 100% 책임질 것이다. 세상살이는 어렵지만 어떠한 난관도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줄 것이다. 나는 네가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자, 이제 그에게로 돌아가자. 그에게 탁월한 처방은 무엇일까? 첫째, 아이의 능력을 믿어보자.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는 말이 있다. 사소한 다툼은 잘못 처신해서 생길 수도 있지만, 아무런 잘못 없이도 일어난다. 운동장에서 노는 아이들을 보면, 손이 근질거리는 아이가 공연히 다른 아이를 못살게 구는 것을 볼 수 있다. 싸우다 보면 다른 아이에게 피해를 입힐 수도 있고, 내 아이가 당할 수도 있다. 여기에 어른들은 이유를 붙이고 합리화하며, 다양한 논거를 편다. 그런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아버지가 아니라 아들이라는 것이다. 친구와 싸우는 것도, 화해를 하는 것도 아이의 몫이다. 그동안 아이가 잘 성장했다면, 아이의 대인관계 능력을 믿어 보자.
 아이의 대인관계·잠재능력 믿어라
둘째, 부모가 개입하지는 말자. 아이는 부모에게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고 살아간다. 부모가 안 놀아줄 때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을 때 자신에게 결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몸과 마음과 말로써 거듭 사랑을 확인시켜 주어야 한다. 매일 이렇게 말해야 한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자부심과 자신감이 큰 아이는 웬만한 일에 상처받지 않고, 쉽게 억울해 하지도 않는다. 자주 이렇게 되뇌게 하자. “나는 내가 좋다.” 매일 이렇게 외치게 하자. “나는 할 수 있다.” 그동안 아이를 잘 훈육했다면, 아이의 잠재능력에 맡겨 보자.

셋째, 함께 전략을 세우자. 한가한 주말, 아빠, 엄마, 아이 셋이서 함께 진지한 토론을 해 보자. ‘다른 집 아이에게 안 당하는 비법’을 연구하는 거다. 물론 아이의 창조적인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 부모가 훌륭한 역할모델이 될 수 있다. 함께 멋진 전략을 짜 보자. 모든 성공은 모방과 전략에서 온다. 도덕경에 이런 말이 있다. ‘작은 일을 어렵게 해결하는 자는 큰 일을 쉽게 해결한다.’
후박사 이후경 -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 건강 대표.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임상집단정신치료] [후박사의 마음건강 강연시리즈 1~5권] [후박사의 힐링시대 프로젝트] 등 1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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