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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감동시키는 기업문화 가꿔야

직원 감동시키는 기업문화 가꿔야

경험을 사는 시대다. 단순히 제품의 디자인이나 성능만 보고 구매를 결정하지 않는다. 제품이 소비자의 삶에 어떻게 어우러질지 상상이 더해진다. 나는 공대 출신이다. 숫자로 확고하게 정리하는 게 편하다. 경험은 수치로 재단하기 어렵다. 고객 경험을 전달한다는 게 사실 쉽지 않다. 소위 말하는 ‘느낌적인 느낌’을 고객에게 전달하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최근 이러한 고객 경험에 대한 해답을 행복한 직원에서 찾았다. 얼마 전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출장지 근처에 있는 작은 카페를 들르곤 했다. 처음 방문한 날부터 직원이 내 이름을 크게 부르면서 커피를 건넸다. 작은 카페가 가진 생동감의 비결을 깨달았다. 진동벨이 아니라 인간적인 매력이 가득한 직원들이 고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기계적으로 업무를 보는 직원들의 서비스에서는 훌륭한 고객 경험을 찾기가 힘들다.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어 하나의 업무를 처리하려고 서너 명의 상담원과 힘겹게 통화를 해본 경험이 있다면 기계적인 처리의 문제점을 쉽게 이해할 것이다. 이는 직원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까지 사회 전반에 만연해있는 기업적 업무 체계, 즉 효율성을 중시하는 기업의 문화 때문이다.

이전에 한 글로벌 벤처 기업에 몸 담았었다. 그곳에서 배운 가장 소중한 가치는 ‘배려’다. 사무실이 사무실 같지 않았다. 가장 일하기 편한 구조와 환경을 중시했다. 사무실 색상, 구조, 휴게실 등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애쓴 흔적이 확연히 보인다. 기존의 관료주의적인 사무 공간을 확 깨부수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이다. 주말에 가끔 아들이 사무실로 놀러왔다. 이곳 게임룸을 좋아해서다. 주말에 아이와 함께 회사로 놀러다녔다. 게임룸에서 콜라와 피자를 먹으며 같이 놀던 기억이 난다. 회사에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놀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회사에 대한 애정과 함께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커진다.

이런 문화는 시장을 선도하는 정보통신(IT) 기업에서 공통적으로 보인다. 직원을 배려하는 문화는 구글뿐 아니라 애플·페이스북·SAP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지향하고 있다. 이들은 직원들이 가장 큰 자산임을 일찍부터 깨달은 조직이다. 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유능한 직원은 탁월한 실적을 내게 마련이다.

찰리 채플린의 영화 [모던타임즈]를 보면 직원들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공장에서 자신이 맡은 일만 반복한다. 잠시 겨드랑이가 가려워 긁다가 흐름을 놓친 찰리는 관리자에게 혼이 나고, 그에게 대꾸를 하다가 또 흐름을 놓치는 상황이 반복된다. 대단한 블랙 코미디라 생각한다. 시스템의 부품으로 전락한 인간이 겪어야 하는 비인간적인 산업구조를 꼬집은 것이다. 물론 시대의 흐름이었다. 과거 제조 기반의 사회에서는 이런 방식이 더 효율적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젠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의 많은 부분이 자동화되며 편리한 인프라가 갖춰진 세상이다. 직원에게 기계적인 방식을 강요하기보다 그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시하기 위한 고민을 한다. 그럼으로써 조직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더욱 열심히 업무에 임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고객이 더 나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숫자로 보여주기는 어렵다. 하지만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필요한 문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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