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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프레지던츠컵에 나올 만한 한국(계) 선수는] 미국팀 케빈 나 인터내셔널팀 안병훈

[2015 프레지던츠컵에 나올 만한 한국(계) 선수는] 미국팀 케빈 나 인터내셔널팀 안병훈

케빈 나. / 사진:중앙포토
120여일 남은 올해 프레지던츠컵에서 보고 싶은, 볼 수 있을 한국 혹은 한국계 선수는 누구일까? 오는 10월 6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프레지던츠컵은 한국에서 개최된 어떤 골프 대회보다도 규모가 큰 인터내셔널 골프 이벤트다. 대통령이 명예의장을 맡는 만큼 대회의 격이 높다. 일본은 지난 1957년 오늘날의 월드컵인 ‘캐나다 컵’을 도쿄 인근의 가스미가세키골프클럽에서 개최했다. 각국에서 대표 선수 2명씩 출전하는 이 대회에서 일본팀 대표로 나온 나카무라 도라키치와 오노 고이치가 미국팀을 꺾고 우승하자, 그들은 국민 영웅이 됐다. 이를 계기로 일본은 세계 골프에서 비중 있는 지위를 차지하게 됐고, 일본 국민사이에서는 골프붐이 일어났다.

월드컵이 가진 국제 골프대회로서의 중요성을 인지한 중국에서는 광저우 센첸에 10개의 골프장이 모여 있는 골프 복합단지 미션힐스가 개장하면서 2007년부터 3년동안 미션힐스월드컵을 개최했다. 그 이후 중국으로 진출하려는 해외 자본이 몰리고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유러피언투어인 볼보챔피언십, PGA투어 정규 대회인 HSBC챔피언스가 매년 열리고 있다.

골프산업 관점에서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서 미국팀과 인터내셔널팀이 맞붙는 프레지던츠컵을 개최하는 건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도 미국 최고 선수들의 경기를 새벽의 중계방송이 아니라 현장에서 보는 생애 처음의 기회일 것이다. 일반 대회였다면 선수 한두 명을 초청하는 데도 엄청난 돈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조던 스피스, 버바 왓슨이나 리키 파울러같은 선수를 초청하는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미국 선수뿐만 아니라 인터내셔널팀에 속하는 아담 스콧, 제이슨 데이, 어니 엘스, 챨슈웨첼과 같은 호주와 남아공의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데서도 대회의 위상을 알 수 있다. 일본과 중국에서 개최한 월드컵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렇다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향연을 벌일 일주일간 한국 선수, 혹은 한국계의 어떤 선수가 출전할 수 있을까?

인터내셔널팀 단장인 닉 프라이스는 최근 몇 달간 선수 선발에 관해 걱정이 많았으나, 최근 큰 시름을 덜었다. 한국과 중국의 올림픽 메달리스트였던 안재형과 자오즈민 부부의 외동 아들 안병훈이 유러피언투어에서는 최대 메이저에 속하는 ‘BMW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세계 랭킹을 132위에서 56위까지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안병훈은 인터내셔널팀에 자동 선발될 선수 후보 9위에 올랐다.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최경주 부단장을 빼고 선수가 한 명이라도 있어야 흥행에 기대를 걸어볼 상황에서 안병훈은 절묘한 시점에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게다가 그는 탁구 스타 자오즈민의 아들이란 점에서 중국 골퍼들의 관심을 끌어올 흥행 요소도 충분하다.
 탁구 스타 부부 안병훈 깜작 우승
안병훈. / 사진:중앙포토
닉 프라이스 인터내셔널팀 단장은 경기가 끝난 후 곧바로 보도자료를 냈다. ‘안병훈 선수가 거둔 우승은 정말 놀라웠다. 그는 굉장히 인상적인 젊은 선수다. 이런 큰 대회에서 압박감을 이겨내고 나이답지 않게 차분하고 침착한 태도로 생애 첫 우승을 거뒀다. 이번 여름 다가올 메이저 대회들에서 특히 주의 깊게 지켜 볼 생각이다. 오는 10월 프레지던츠컵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해 팀원으로 참여하게 된다면 그에게도 무척 특별한 일일 것이다.’

이와 달리 지난해 말까지 출전의 기대를 한몸에 받던 배상문은 출전 못할 가능성이 크다. 병역 문제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배상문은 지난 2013년부터 미국 영주권을 얻어 병무청에서 국외여행 기간을 연장해왔다. 하지만 지난 1월 대구병무청으로부터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을 당했고, 현재 행정 소송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배상문에게 가장 희망적인 시나리오는 자력으로 인터내셔널팀에 들어갈 성적을 내고, 이를 바탕으로 고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 기회를 얻는 것이지만 연예인과 스타 등 특수층의 병역 문제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내 여론상 그가 출전하려면 숱한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올해 창설된 상무에 골프병으로 입대한다 해도 프레지던츠컵 기간은 전 세계 군인골프대회가 열리는 기간과 정확하게 겹치는 만큼 프레지던츠컵 출전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국 선수들은 지난 2011년 호주 멜버른 대회에서 최경주·양용은·김경태가 출전한 것이 최다 기록이다. 하지만 올해는 안병훈 외에는 한국 선수가 출전할 가능성이 작다. 현재로서 가장 순위가 높은 선수는 지난해 취리히클래식에서 우승한 노승열로 현재 세계 랭킹 129위이며 인터내셔널 선수 자격은 34위다.

미국팀에서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미교포 케빈나(한국명 나상욱)가 출전 가능성이 있다. 현재 세계랭킹 21위이자 미국팀 출전 자격은 16위다. 케빈 나는 올 시즌 2위 한 번에 톱10에 여섯 번이나 들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각종 인터뷰에서도 “올해 목표는 자력으로 미국 랭킹 10위에 들어 한국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하는 것”이라면서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그 뒤로는 지난 3월 노던트러스트오픈에서 PGA투어 첫 우승을 거둔 제임스 한(한국명 한재웅)으로 미국팀 선발 랭킹은 41위다. 2년 전 피닉스오픈에서 버디를 잡고 싸이의 강남스타일 춤을 췄던 그 선수다. 신한동해오픈과 미국PGA투어에 각 1승씩을 올린 존허(한국명 허찬수)는 62위다. 국적은 다르지만 한국인의 핏줄을 가진 선수가 국제 이벤트에 출전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흥행 요소다.

앞으로 프레지던츠컵까지 남은 대회는 메이저 대회 3개를 포함해 17개다. 미국팀의 선수 선발 포인트는 지난 2013년 BMW챔피언십을 기점으로 9월 7일 끝나는 플레이오프 페덱스컵 2번째 경기인 도이체방크챔피언십까지의 대회 성적을 누적 계산해 산출한다. 올 시즌 포인트는 2배수로 한다. 이튿날인 9월 8일 단장 추천인 캡틴스픽(Captain’s Pick)으로 두 선수를 발표한다.
 미국팀에서는 케빈 나, 제임스 한 물망
인터내셔널팀의 선발도 9월 7일까지 세계랭킹에서 유럽을 제외한 선수로 10위까지를 정하고, 이튿날 단장 추천 선수 2명이 발표된다. 단장에게 선발 권한이 주어지지만 무리수를 두면서 순위가 낮은 선수를 와일드 카드로 선발한 전례가 드물다는 점을 감안하면, 15위 안에는 들어야 한다. 타이거 우즈는 미국팀 선발 랭킹 138위지만 그가 아시아에서 가지는 의미와 흥행 요소를 고려할 때 그를 배려할 가능성도 없진 않다. 인터내셔널팀에서 현재까지 자동 출전 선수로는 남아공과 호주 출신 선수가 각 3명씩이고 한국·일본·태국·인도가 한 명씩이다. 선발 랭킹 11위이자 세계랭킹 57위인 남아공의 조지 쾨지, 12위이자 세계랭킹 60위인 호주의 마크 레시먼이 뽑힐 가능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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