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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처럼 ‘불(Bull) 마켓’ 이어진다

만리장성처럼 ‘불(Bull) 마켓’ 이어진다

중국 주식시장이 거침없이 올라 상하이종합지수가 5000선을 넘었다. 과열 우려가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상승 흐름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사진은 베이징의 금융사 앞에 세워진 황소 조각상.
지난 1~4월 중국 상하이 증시 거래 대금은 6조5900억 달러로 세계 최대 증권 거래 시장인 뉴욕 증시(5조6900억 달러)를 가볍게 제쳤다. 중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 규제를 풀고, 본토 유동 자금까지 증시로 몰리면서 ‘불 마켓(Bull Market)’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외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5000포인트 돌파한 상하이 증시가 역사적 고점(2007년 10월 16일, 6124포인트)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중국 증시가 너무 올랐다는 견해 또한 만만치 않다. 더욱이 2007년 6000포인트를 넘었던 지수가 불과 1년 만에 2000포인트 대로 추락한 학습효과 때문에 투자를 주저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다. 최근에도 상하이 증시는 하루에 5% 안팎의 급등락이 이어지는 등 변동성이 크다.

‘이번엔 다르다’는 전문가들의 얘기를 믿어도 될까? 너무 오른 것은 아닐까? 지난 5월 26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차이나 포럼 2015’에 참석한 한·중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불 마켓은 상당 기간 계속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포럼은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주최했다. 2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주제 발표와 토론 내용을 4가지 주제로 정리했다.
 중국 증시 왜 강세인가?
지난 5년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000~3000포인트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지루한 횡보장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초 3000포인트를 돌파했고, 지난 4월 초 4000포인트, 6월 초에는 5000포인트를 넘어섰다. 최근엔 4900선 안팎을 오르내린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외국인 투자 개방과 후강통 제도에 따른 해외 자본 유입이 촉매제가 됐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2~3%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웡톈 흥업증권 투자전략 애널리스트 “중국 증시의 급등세는 중국 경제 성장 방식의 전환에 따른 국민의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왕한 흥업증권 거시경제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제의 구조 변화와 정부 정책에 주목했다. “중국은 생산과 금융이 급속히 통합되고 있고, 노동력 증가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근로자의 수준이 매우 높아졌다. 또한 중국의 신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와 아·태자유무역지대 확장, 그리고 급성장하는 내수시장을 등을 감안할 때 중국의 경제 전망은 밝다.”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도 주목해야 한다. 왕한 애널리스트는 “시진핑 정부는 증시 부양을 통해 경제 구조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경제는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 혁신적인 고부가가치 기업이 많이 나와야 하고, 고급 엘리트의 혁신 능력이 발현할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웡톈 애널리스트 역시 “사회적 부의 재분배라는 측면에서 지금의 강세장은 중국 정부가 바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 마켓이 끝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본다.”
 2007년처럼 급락 가능성 없나
지난 10년간 세계 주요국 증시 중 중국만큼 변동성이 큰 곳은 없었다. 웡톈 애널리스트는 “중국 본토 A주 시장의 변동성은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정도라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2009년 이후 이 같은 변동성이 줄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도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도한 투기는 억제할 것이지만, 직접 불 마켓을 조정할 확률은 매우 낮다. 언론을 통해 리스크 경각심을 고취한다거나, 레버리지에 대한 통제, 기업공개(IPO)나 리파이낸싱 강화 등 간접적으로 관여할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런 시그널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판중닝 화하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중국 증시가 급등했다고 하지만, 현재 주가 수준은 세계 평균 수준에 불과하다”며 “글로벌 시장과 비교하면 A주의 주가수익 비율(PER)은 홍콩·일본·대만 등과 비슷한 수준이고 선진국 시장에 비하면 낮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본토의 대표 지수인 CSI300(호심300) 지수는 지금보다 약 20% 상승한 5500포인트 선에 올라설 것이고, 더욱 낙관적으로 본다면 (사상 최대인) 6200포인트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정석훈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해외 운용팀장은 중국의 풍부한 유동성에 주목한다.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외국인 투자금과 부동산 시장에서 증시로 물꼬를 튼 내수 자금 등 풍부한 자본을 감안할 때, 지금의 강세장이 결코 과하지 않다는 얘기다.

중국 본토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할까?

“참신한 성장주를 발굴하라.” 웡톈 애널리스트의 말이다. 그는 “경제 전환기에 가장 많이 성장할 수 있는 대장주를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터넷플러스(+) 기업이나 신에너지자동차·환경보호·청정에너지·헬스케어·레저 등과 관련된 종목 중 사업 모델이 명확하고 현금화 능력이 우수한 기업을 발굴하라는 것이다. 또 하나의 투자 전략은 이른바 3저(저평가·저가·유통주가 적은 주) 종목 중에서 변화하고 있는 기업을 고르라는 것이다. “정책적 수혜가 많은 금융이나 부동산 관련 종목, 중국 일대일로 정책과 연관된 국유기업이나 제조업·자원주 등도 주목해야 한다.” 판중닝 펀드매니저는 ‘국유기업 개혁’ 관련 종목과 ‘일대일로 정책’과 연관된 인프라 기업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수출 중심에서 내수 주도 성장으로 경제 구조가 바뀌고 있는 중국의 큰 그림을 파악하라고 강조했다. “경제구조 조정과 소비 향상에 따라 미디어·전자·통신·소비 관련 종목도 주시해야 한다. 특히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인더스트리 4.0’ 정책에 따라 자동화 기업, 사물인터넷 관련 기업 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환경보호 관련 기업이 향후 수익 종목으로 떠오를 것이다.” 정석훈 에셋플러스 자산운용 팀장은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기업을 찾아야 한다”며 “급등한 중국 본토 증시가 부담스럽다면, 미국이나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되면 중국 투자금 유출될까?
다양한 견해가 있지만, 국제금융계에서는 이르면 오는 9월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본다. 이 경우 중국은 물론 신흥국의 외국인 투자금이 급속히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이에 대해 웡톈 애널리스트는 “가설에 불과할 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다가가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중국 내 투자금이 일순간 빠져나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에 유입된 투자금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성격이 강하다.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핫머니가 중국을 포기하고 나갈 것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다만, 부동산이나 금리 민감 업종에서는 투자금이 미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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