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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펀드③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 펀드] 매출 늘어날 중소형주에 집중 투자

[명품펀드③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 펀드] 매출 늘어날 중소형주에 집중 투자

최근 국내 중소형 펀드 가운데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 펀드의 약진이 눈에 띈다. 중소형 자산운용사의 상품이라는 한계에도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6월 18일까지 이 펀드의 수익률은 40%에 이른다. 2011년 4월 4일 설정 이후 4년 동안 누적수익률은 158%에 달한다. 국내 중소형 펀드의 지난 5년간 평균 수익률(87%)보다 높다.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 펀드는 설정 규모가 작아 그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높은 성과를 내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자금 유입이 늘고 있다. 지난해 418억원이 들어온 데 이어 올 들어서는 6월 10일까지 1634억원이 유입됐다. 현재 펀드 설정액은 2160억원이다.

이렇게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미래 성장성이 큰 중소형주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주식운용1팀 김민호 매니저는 “지금 당장의 매출보다 앞으로 매출이 늘어날 것 같은 기업에 투자한다”며 “현재나 과거 실적에 30점을, 미래 가치에 70점을 부여해 종목을 고른다”고 말했다. 성장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한다는 점에서 가치주 발굴에 집중하는 기존 중소형주 펀드와 차이가 있다.
 주가 2만5000원 미만인 종목 주로 담아
이 펀드는 중소형주 가운데 주가가 2만5000원 미만인 비교적 싼 주식에 주로 투자한다. 저가란 의미의 ‘로우프라이스(low price)’를 펀드 이름에 붙인 것도 이 같은 운영 전략을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김 매니저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약 1800개 종목 가운데 약 1400개 종목의 주가가 2만5000원 미만”이라며 “규모는 작지만 이 중 숨은 알짜 회사들도 많다”고 말했다. 6월 10일 기준으로 이 펀드가 투자 중인 상위 10개 종목은 씨젠(펀드 편입 비중 3.45%)·제일모직(3.2%)·셀트리온(2.2%)·인트론바이오(2.11%)·산성앨엔에스(1.88%)·한국사이버결제(1.56%) 등이다.

물론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종목 91개 중에 주가가 2만5000원을 넘는 종목도 많다. 제일모직이나 셀트리온과 같은 대형주에도 투자한다. 김 매니저는 “주가가 2만1500원이 넘는 기업도 전체 포트폴리오의 30% 정도”라며 “일부 대형주도 있지만 2만5000원을 넘는 중소형주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을 찾을 때 매출 성장률이 얼마나 되느냐에 가장 주목한다. 매출이 늘어난다는 것은 곧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시가총액이 1000억~3000억 원 수준으로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고 이익이 증가하는 기업이 편입 대상이다. 편입 후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대부분 차익 실현에 나선다.

예컨대 산성엘앤에스와 현대리바트가 차익을 실현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은 골판지 제조업체인 산성엘앤에스를 지난해 5월 4000~6000원 대에 매수했다. 산성앨엔에스는 최근 마스크팩을 발판으로 화장품 기업으로 변신했다. 마스크팩 판매량은 2013년 1500만장에서 작년 7500만장으로 늘었다. 매출이 늘면서 주가도 올랐다. 올해 3월 4만~5만원대에서 이익을 실현했다.

6월 10일 종가 기준으로 산성엘앤에스 주가는 9만1800원이다. 지난해 1월 1만2000~1만3000원대에 매입한 가구기업 현대리바트도 지난 2012년 현대백화점에 편입되고 주택경기 호조로 가구시장이 성장하면서 주가가 올랐다. 올 들어 일부 이익을 실현하고 보유 중이다. 6월 10일 현대리바트 주가는 5만 2100원이다.

저가 종목에 투자하는 이유는 뭘까. 일반적으로 저가주는 대부분 개인이 사고 팔기 때문에 기업에 대한 정보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이렇다 보니 실제로는 성장성이 큰 기업이지만 정보비대칭이나 기업을 제대로 알지 못해 실제 가치와 주가 간 괴리가 큰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전략을 쓰는 글로벌 펀드가 실제로 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의 로우프라이스 펀드다. 피델리티 자산운용은 지난 2009년 펀드 설정 당시 보유한 종목의 80%는 주당 10달러 이하 종목에 투자했다. 이 펀드는 설정 이후 연평균 14%에 달하는 성과를 내면서 운용자산이 47조원을 상회하는 초대형 펀드로 성장했다.

‘중소형주 투자가 앞으로도 유망한가’라는 질문에 김 매니저는 “중소형주 장세는 중장기적으로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 고성장에 힘입어 그동안 크게 성장했던 국내 대형주들의 이익 성장은 과거만큼 기대하기 어려워졌고, 대기업 위주로 커온 한국 경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커야 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정부도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우호적인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바이오·제약주 투자 비중 늘려
현재는 중국 소비 관련주를 비롯해 바이오·제약주·지배구조 관련 기업·배당주 등의 중소형주를 펀드에 편입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 추세에 따라 이와 관련된 바이오·제약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상위 10개 보유 종목에 이름을 올린 분자 진단기 제조업체 씨젠이나 의약용 단백질 제조업체 인트로바이오 등에 투자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다만, 투자 종목의 상당수가 저가 중소형주로 구성돼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현대인베스트먼트는 신용등급을 투자적격인 등급(BB+) 이상 종목으로 한정해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김 매니저는 “펀드 설정액 3000억원이 되면 투자자들의 자금을 더 이상 받지 않을 것”이라며 “중소형주 위주로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펀드 매매 회전율이 높아 매매 비용이 많이 발생하고 기존 투자자들의 자금을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어 “변동성이 큰 만큼 적극적인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며 “보수적인 성향의 투자자라면 주식 비중이 30% 이하인 로우프라이스 채권혼합형 펀드를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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