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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노벨상’ 제1회 선학평화상 주인공은 아노테 통 대통령과 모다두구 굽타 박사

‘한국의 노벨상’ 제1회 선학평화상 주인공은 아노테 통 대통령과 모다두구 굽타 박사

고 문선명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의 유업인 세계평화와 ‘인류 한가족’이라는 평화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제정된 ‘선학평화상’의 1회 수상자가 결정됐다. 그 주인공은 아노테 통 키리바시 대통령과 인도의 모다두구 굽타 박사다.
제1회 선학평화상 공동 수상자 아노테 통 키리바시 대통령과 인도의 모다두구 굽타 박사.
제1회 선학평화상 공동 수상자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에 공론화한 아노테 통(Anote Tong, 63) 키리바시공화국 대통령과 동남아시아 빈민 구제와 식량위기 해결에 공헌한 인도의 모다두구 굽타(M. Vijay Gupta, 76) 박사가 선정됐다. 선학평화상위원회(위원장 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에 따르면, 통 대통령은 기후변화가 야기할 위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합의를 이끌어 낸 글로벌 리더다. 통 대통령의 모국인 키리바시공화국은 남태평양에 위치한 33개 산호섬으로 이뤄진, 인구 10만 명의 작은 섬나라다. 평균 해발 고도가 2m로 매우 낮은 탓에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섬들이 점점 물에 잠겨 2050년이 되면 전 국토가 수몰될 운명이다. 아노테 통 대통령은 2003년 키리바시공화국의 5대 대통령에 당선된 이래 3선 연임하는 동안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국제사회의 해결책 마련을 촉구 해왔다.

통 대통령은 2010년에는 각국 정상들을 키리바시로 초청하여 타라와 기후변화협약회의(TCCC)를 개최하고 암보선언을 채택했다. 암보선언은 주요 선진국 대표들과 기후위기 취약국가들이 기후변화의 원인과 해결에 관한 18가지 사안에 합의하고 즉각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 선언이다. 이 선언은 2010년 멕시코에서 개최된 UNFCCC 칸쿤회의 때 선진국들이 키리바시를 비롯한 기후위기 취약국들을 지원하는 계기가 되었다.

선학평화상 위원회에 따르면, 통 대통령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미래세대를 위해 희생적으로 해양생태계 보호에 앞장서는 모범을 보였다.
 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와 복지에 기여
지난 6월 8일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선학평화상 수상자를 발표하는 홍일식 위원장.
통 대통령은 2006년 국제보존협회(CI)회의에서 자국 내 산호수역인 피닉스 제도를 보호하는 ‘피닉스 제도 보호구역(PIPA)’을 선포했다. 또 2008년엔 약 40만㎢ 에 달하는 피닉스 제도 해양 구역을 어획 및 기타 채굴이 금지되는 ‘해양보호공원’으로 선언했다. 이는 자국의 현실적 이익을 포기하는 결정이기도 했다. 인근 해역을 해양보호공원, 보호구역으로 설정하면 상업적 어업 행위가 일부 제한되기 때문이다.

통 대통령은 또, 30년 내 수몰될 위기에 처한 키리바시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존엄한 이주(Immigration with Dignity)’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는 삶의 터전을 잃은 절망 속에서도 존엄한 인권을 지켜야 한다는 뜨거운 인간애가 반영된 프로그램으로 간호사, 선원, 원예전문가 등 다양한 전문 직업훈련과 어학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통 대통령은 이런 공로로 2012년에는 피터 벤츨리 해양상, 힐러리상(기후평등 부문) 등을 수상했고, 노벨 평화상 수상자 후보로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통 대통령은 “선학평화상 수상을 통해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더 널리 알리고 해결책 마련의 지혜를 모을 수 있어 기쁘다”며 “UN 같은 국제기구도 아닌 한국에서 기후변화가 세계 평화를 위한 중대한 과제임을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고무적이다”고 밝혔다.

공동수상자 굽타 박사는 인도의 어업 과학자로 ‘청색 혁명의 설계자’ 혹은 ‘동남아시아 빈민의 성자(聖者)’로 불린다. 미래 식량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수산양식기술개발에 평생을 매진해 생산량 증대 혁명을 일구어냈기 때문이다.

굽타 박사는 수산양식이 미래의 식량문제를 해결할 열쇠라고 보고 1960년대부터 동남아시아의 고온 다습한 기후와 저지대 침수환경에 적합한 어종을 연구·개발해왔다. 특히 1980년대 말부터 방글라데시의 탁하고 얕은 물에서도 살 수 있는 ‘틸라피아’와 ‘실버 바브’ 등의 어종을 발견, 1986년 17만 톤에 불과했던 어업 생산량을 2005년 85만 톤으로 늘리는 데 공헌했다. 2000년부터는 세계 기아의 최전선인 아프리카 지역에 맞는 양식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쏟고 있다.

굽타 박사는 ‘빈민들의 성자(聖者)’로도 불린다. 가난한 사람들이 적은 비용으로 쉽게 운용할 수 있는 양식법을 개발해냈기 때문이다. 한 연못에서 다양한 품종의 물고기를 양식하는 ‘혼합양식법’과 어업·농업을 통합하는 친환경 ‘양식농업 통합방식(IAA)’을 빈곤 층에 보급해 빈곤층의 영양상태 개선과 자립이라는 기적을 일구어냈다.

굽타 박사는 “이번 수상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갈 에너지가 생겼다”며 선학평화상위원회에 감사를 표했다. ‘굶주림과 가난을 줄여 평화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 평생의 목표’라는 소신도 밝혔다.

선학평화상은 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와 복지에 기여한 인물과 단체를 발굴하기 위해 고 문선명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와 한학자(72) 여사가 추진해 제정됐다. 이에 따라 부트로스 갈리 전 유엔 사무총장 등 15명을 위원으로 하는 선학평화상위원회가 구성됐고, 각국의 저명인사와 세계적 학술단체와 비정부기구 등 전 세계 1200명에게 후보자 추천을 의뢰해 66개국 182명의 후보자를 추천받아 지난 1년 동안 심사한 끝에 이번에 공동 수상자를 선정하게 됐다. 홍일식 선학평화상위원회 위원장은 “인류의 미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아노테 통 키리바시 대통령과 모다두구 굽타 박사를 제1회 공동수상자로 선정하게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 선학평화상은 이러한 미래지향적인 평화의 롤 모델을 발굴하여 인류공동체의 미래 평화를 빚어내는 상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상금 100만 달러로 단일 상으로는 최대 규모인 선학평화상 시상식은 오는 8월 28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다.

- 조명조 포브스코리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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