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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배당주 펀드 대안투자로 주목! 국내는 ‘채권혼합형’, 해외는 ‘주식형’ 대세

국내외 배당주 펀드 대안투자로 주목! 국내는 ‘채권혼합형’, 해외는 ‘주식형’ 대세

‘메르스’ 여파로 지난 한 달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무려 9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배당주 펀드는 1조 넘게 유입되면서 상기된 분위기다. 국내외 경기 불안요소 등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국내외 배당주 펀드가 대안투자로 인기를 끌고 있다.지난 6월 중순, 서울의 한 증권지점을 방문한 고현석(41·서울 강남구) 씨는 고민에 빠졌다. 새로 주식계좌를 개설해 주식 투자를 하려 했지만, 연초같이 증시가 좋은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뉴스를 접할 때면 국내 경기가 곧 무너질 것만 같다. 연초부터 주식에 투자에 큰돈을 벌었다는 친구 말을 듣고 확신에 차 왔건만 왠지 불안하기만 하다. 그래도 뭔가 투자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배당주에라도 직접 투자해보고 싶지만, 겁이 난다. 그래서 펀드라도 찾아봤다. 배당주 펀드가 눈에 띈다. 역시 지점 직원이 추천하는 바와 같다. 생각보다 수익은 크지 않지만, 안정적이고 은행예금에 넣어두는 것보다 3배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 일단 가입부터 했다.

주식 초보 고 씨는 배당주 펀드를 활용한 간접투자를 택한 것이다. 과거 펀드 투자를 통해 상당한 손실을 봤거나 주식투자 실패의 경험 때문에 투자자들은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그래서일까. 우량 기업에 투자해 정기적인 배당 수익을 얻는 배당주펀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은행 예·적금 수익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주식시장도 가격제한폭 확대(15%→30%)와 메르스 사태 등 내수경기 불안, 미국 금리 인상 예고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졌다. 아무래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배당주펀드에 쏠릴 수밖에 없어 보인다.
 뭉칫돈 몰리는 배당주 펀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112개 배당주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6월 5일 기준)에 유입된 자금은 모두 1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한국은행이 올해 첫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난 3월부터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고, 추가로 인하한 지난 5월에만 8000억원에 이르는 ‘뭉칫돈’이 들어왔다.

배당주 펀드는 시장에서 사업 구조가 확실한 우량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기업 가치가 급격하게 성장하는 것은 아니어서 시세차익은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필수소비재나 과점 기업 등 경기 흐름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경기방어주’ 종목 보유 비중이 높다. 당연히 원금 손실 확률은 낮고, 비교적 높은 수준의 배당이 이루어져 시중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실제 배당주 펀드 중 연초 이후 손해 난 배당주 펀드(최저 수익률 1.48%)가 하나도 없다. 전체 평균 수익률이 10.43%(6월 5일 기준)로 시중금리는 물론이고 국내 주식형 펀드(8.97%)까지 앞서고 있다. 특히 투자 자들이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채권 혼합형 배당주 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 가운데 채권혼합형 배당주 펀드는 이미 대세로 자리 잡는 추세다. 연초 이후 채권혼합형 배당주 펀드에만 약 1조원(6월 5일 기준)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됐다. 전체 자산 중 60% 이상을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40% 미만을 주식(가치주 중심)에 배분하는 ‘KB가치배당 40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은 연초 이후 6000억원이 넘는 돈이 들어왔다. 채권 비중이 50% 이상인 ‘한국밸류10년투자 배당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와 ‘KTB배당플러스찬스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에 올해 맡겨진 돈만 2800억원에 달할 정도다.

새 배당주 펀드 상품도 채권혼합형이 대세다. 올해 4월에 출시된 ‘KB가치배당20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은 채권을 70% 이상 투자하는 상품으로 두 달만에 17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지난 5월 말 유진투자증권이 출시한 ‘유진챔피언배당주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도 70% 이상을 국내 금융채 등 우량채권에 배분한다.
 아시아·중국 배당주 펀드도 출시
반면 해외증시에 투자하는 상품의 경우 투자자들은 주식형도 마다치 않는 분위기다. 이미 선진시장에서는 배당투자가 오래전부터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문화라는 인식도 자금이 몰리는 데 한몫했다. 지난해 8월 출시해 해외유럽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알리안츠유럽배당증권자투자신탁[주식_재간접형](H)’ 펀드는 올해 초부터 2000억원 넘는 자금을 모았다.

유사한 방식의 ‘KB유럽배당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도 올해 들어 200억원 이상 자금이 몰렸다. 그리고 투자 범위를 전 세계 증시 고배당주로 넓힌 ‘슈로더글로벌배당프리미엄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 펀드도 올해 들어 100억원 가까이 유입됐다. 올해는 배당성향이 높은 선진국에 이어 아시아·중국 배당주 펀드도 시장에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수년째 이어져 온 중국 당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 거래인 ‘후강퉁’까지 중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도 중국의 경우 자본시장이 덜 발달했지만, 배당성향은 높다고 본다.

특히 지난 2월 KB자산운용이 출시한 ‘KB통중국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주식)’에 자금이 몰렸다. 이 상품은 중국과 홍콩 증시에 상장된 종목 가운데 배당성향·사업구조·성장성 등을 분석해 투자한다. 출시 4개월 만에 1700억원의 자금을 끌어들였다. 출시 이후 3개월간 수익률도 30.62%에 달해 다른 중국 본토 펀드보다 두드러지고 있다. 박인호 KB자산운용 리테일본부 이사는 배당주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것과 관련해 “과거 시중금리가 5%인 시절에는 채권혼합형 배당주 펀드를 찾지 않았지만, 금리가 1%대로 떨어지면서 수요가 몰리는 상황”이라며 “국내외 경기 불안요소 등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국내외 배당주 펀드가 앞으로 대안투자로 인기를 끌 것”이라고 했다.

- 김영문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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