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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의 사랑이 역사 바꿨다

한 남자의 사랑이 역사 바꿨다

짐 오버거펠은 사망한 남편의 법적 배우자로 인정받기 위한 투쟁에서 마침내 승리했다.
지난 6월 26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동성결혼이 헌법에 의해 미 전역에서 보장되는 권리라고 결정한 판결문을 발표했다.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은 “결혼은 사랑, 신의, 헌신, 희생, 가족에 대한 최고의 이상의 구현”이라며 “그 어떤 결합도 결혼보다 뜻 깊을 수는 없다”고 다수 의견에 서술했다.

2년 전 미국 연방정부 대 윈저 소송 판결문이 나왔을 당시 짐 오버거펠과 존 아서는 20년 간 동거한 사이였다. 2013년 6월 26일 법원은 결혼보호법의 일부 조항에 위헌판결을 내렸다. 이 소식을 들은 오버거펠은 당시 루게릭병으로 병상에서 죽어가던 아서와 포옹하고 입맞춤했다. 그들이 살던 오하이오주는 2004년에 동성결혼을 금지했지만 둘은 메릴랜드주처럼 동성결혼이 합법인 주를 찾아가 결혼하기로 결심했다.

실행에 옮기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아서의 이동에 필요한 의료용 전세 비행기는 가격이 비쌌다. 오버거펠은 페이스북을 찾아가 사연을 얘기했고, 가족과 지인들의 도움으로 운송비 1만3000달러를 지불했다. 두 사람은 7월 11일 마침내 결혼에 성공했다.

아서는 결혼한 지 3개월 만인 2013년 10월 사망했다. 얼마 후 민권 변호사가 아서를 찾아왔다. 그는 오하이오주가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사망진단서에 아서가 미혼으로 기재된다는 사실을 전했다. “우리의 존재를 인정받지 못했다”고 오하이오주에서 나고 자란 오버거펠은 말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원고인단을 모아 오하이오주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결국 대법원까지 이어졌다. 오버거펠은 소송이 진행되는 몇 달 동안 많은 사람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피플지에 전했다. “이는 미국이 성숙했고 사람들이 평등을 지지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지표였다. 놀라우면서도 행복했다.”

윈저 판결문은 결혼보호법 중 동성 부부를 사회 복지 대상자로 인정하지 않는 조항을 폐지했다. 26일 발표된 판결문은 오버거펠이 아서의 사망진단서에 배우자로서 기재될 수 있으며, 동성 연인이 미 전역에서 결혼할 권리를 가졌음을 명시했다. “아서와 나는 단지 우리 개인을 위해 소송을 시작했다. 우리의 결혼, 우리의 관계를 위한 싸움이었다. 이제는 우리 둘을 넘어 훨씬 거대하고 중요한 일이 됐다”고 오버거펠은 ABC 뉴스에 말했다.

오버거펠은 대법원 심리를 위해 지난 4월 법정에 섰다. 그는 원고이자 동성결혼 합법화 투쟁의 상징이었다. 언제 판결이 나올지 몰라 6월 한 달 내내 법정을 들락거렸다. “법정에서 판결이 나오는 순간을 지켜보고 싶다. 판사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내 귀로 들어야겠다.” 당시 오버거펠은 ABC뉴스에 이렇게 말했다.

마침내 원하는 판결을 이끌어냈지만 오버거펠은 멈추지 않는다. “결혼 평등은 대단한 진전이고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 우리 사회의 완전한 평등을 위한 투쟁에 계속 전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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