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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엔진으로 무장한 현대자동차 ‘쏘나타’]국산차에서 맛보는 다운사이징의 묘미

[7개 엔진으로 무장한 현대자동차 ‘쏘나타’]국산차에서 맛보는 다운사이징의 묘미

현대차가 7월 2일 서울 반포동 플로팅아일랜드에서 ‘2016년형 쏘나타 신차 발표회’를 열고 2.0 가솔린, 1.6 터보 등 총 7가지 모델을 발표했다.
현대자동차의 대표 차인 쏘나타가 엔진 라인업을 7개로 확장했다. 디젤과 가솔린 터보, LPi,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종류도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1.6L 가솔린 터보와 1.7L 디젤은 배기량은 작지만 성능은 뒤지지 않으면서 효율성은 높다. 다운사이징의 묘미를 제대로 살렸다.

2016년형 현대 쏘나타는 7개의 심장을 가지고 등장했다. 이전부터 있던 2.0L 가솔린, 2.0L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LPi 외에 1.7L 디젤, 1.6L 가솔린 터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추가됐다. 디자인도 세 가지로 차별화했다.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고객 선호도를 맞추기 위해 차종을 대폭 늘렸다. 차종 다양화는 현대의 기술력과 시장 대응력이 발전했음을 단번에 보여준다. 동시에 현대가 처한 절박한 현실을 드러낸다.
 3가지 디자인에 7가지 심장
쏘나타가 처음 데뷔한 1985년, 국산차는 차종이 13개에 불과했다(수입차는 아예 없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국산차 52종, 수입차 165종이 경쟁을 벌인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객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켜야 한다. 현대의 대표 차종이자 대한민국 국민차로 불리는 쏘나타의 명성도 예전만 못하다. 만들어 놓기만 하면 대박이 나던 예전과 달리, 최신 모델인 LF쏘나타는 신차 효과도 그리 길지 않고 판매도 줄었다. 특효약 처방이 필요한 때다. 가장 좋은 특효약은 약점 보강이다. 가격 대비 가치가 높은 점, 편의성과 넓은 공간은 쏘나타의 강점이다. 대신 단조로운 파워트레인(동력장치)과 보통에 그쳤던 효율성은 쏘나타의 약점이었다.

그동안 쏘나타, 아니 현대차는 동력 성능보다는 인테리어나 디자인, 편의장비 등으로 소비자를 현혹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파워트레인은 단기간에 확대할 수 없는 부분이라 현대도 속이 탔을 것이다. 7종류의 쏘나타는 현대의 약점이 보강되었음을 뜻한다. 앞으로 파워트레인 다양화에 있어서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리라 예상된다.

가장 관심이 가는 차는 1.6L 가솔린 터보와 1.7L 디젤이다. 쏘나타 만한 중형차에 2.0L보다 작은 엔진을 얹은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시대가 바뀌었다. 다운사이징 확대로 쏘나타와 비슷하거나 더 큰 차에 2.0L보다 작은 엔진을 얹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쏘나타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배기량이 줄어든 사실만 가지고 성공적인 다운사이징이라 단정짓기는 이르다.

힘과 효율이 적절하게 뒷받침돼야 한다. 1.6L 가솔린 터보는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는 27.0kg·m다. 2.0L 자연흡기 가솔린의 168마력과 20.5kg·m보다 12마력, 6.5kg·m 크다. 공인 복합연비(16인치 휠)는 L당 13.4km로 2.0L의 L당 12.6km보다 높다(변속기는 2.0L는 6단 자동, 1.6L 터보는 7단 더블클러치). 배기량이 작아서 내야 할 세금도 줄었다. 수치만 놓고 본다면 굳이 2.0L 엔진을 고를 이유가 없다. 1.7L 디젤은 최고출력 141마력, 최대토크는 34.7kg·m다. 쏘나타 라인업에서 2.0L 다음으로 토크가 크다. 공인 복합연비(16인치 휠)는 L당 16.8km다. 동급 차보다 좋은 연비다.

1.6L 터보는 조용하고 매끄러운 가솔린 엔진의 장점이 그대로 살아 있다. 변속기는 7단 더블 클러치(DCT)를 얹는다. 가속은 힘차다. 1500~4500rpm에서 고르게 터져 나오는 최대토크 덕분에 속도를 가리지 않고 여유롭게 밀어 붙인다. 급가속을 할 때를 빼고는 엑셀을 밟은 뒤 몇 초 이후 출력이 전해지는 터보랙도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시속 150km 정도까지는 가뿐하게 속도를 올린다. 도로 사정만 허용되면 그 이상도 무리 없이 올릴 기세다.

DCT는 경쟁사 더블 클러치 대비 변속 속도는 중간 정도다. 툭툭 끊어지는 듯한 단절감보다는 부드럽게 이어지는 연결감에 초점을 맞췄다. 가속력은 2.0L 자연흡기 엔진보다 낫다. 18인치 타이어를 낀 시승차의 공인 복합연비는 L당 12.7km. 송도에서 인천대교를 넘어 왕복하는 50km가량 코스에서 트립 컴퓨터상 연비는 L당 9km을 오르내린다. 거리도 짧은데다 에어컨을 켜고 고속에서 급가속을 많이 해서 그런지 연비가 생각보다 낮게 나왔다. 정상적인 주행조건에서는 아마도 이보다는 높게 나올 것이다.
 1.6L 가솔린 터보와 1.7L 디젤 모델 주목
주행 모드는 스포츠·에코·노멀 세 가지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변속을 억제해 힘을 키운다. 각 모드 차이는 크지 않다. 차라리 패들 시프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낫다. 1.6L 터보는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젊은층의 취향을 맞췄다고 하지만, 가속력이나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기 위한 차는 아니다. 2.0L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하는 역할이다. 11월 중에 300대 한정으로 30주년 모델이 나오는데, 1.6L 터보를 고성능으로 꾸민 모델이라고 한다. 현대가 어떤 식으로 고성능을 표현할지 궁금해진다.

1.7L 디젤은 최대토크가 1750~2500rpm에서 나온다. 변속기는 1.6L 가솔린 터보와 마찬가지로 7단 DCT가 들어간다. 배기량은 작지만 최대토크가 좋아 힘이 예사롭지 않다. 엔진 반응도 빠르고, DCT의 가속감이 경쾌하다.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18인치 타이어를 낀 시승차의 공인 복합연비는 L당 16km다. 고속으로 달리고 급가속을 여러 차례 한 결과 연비는 L당 10km를 살짝 웃돈다. 돌아오는 길은 에코 모드로 정속주행을 했더니 L당 19km를 가리킨다. 운전 조건에 따라 연비 편차가 꽤 크다. 일상적인 주행이라면 공인연비에 근접하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

1.7L 디젤 모델은 힘과 연비 모두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정숙성이 두드러진다. 공회전 때에도 소음과 진동이 매우 억제돼있다. 스타트·스탑 기능은 가솔린 모델에는 없는 기능이다. 정지할 때 엔진이 멈췄다가 출발할 때 다시 시동이 걸린다. 시동이 꺼졌다 켜지는 과정이 매끈하게 잘 연결된다.

스타일은 두 차가 조금 다르다. 디젤은 일반 쏘나타의 기본 스타일을 따른다. 터보는 그릴과 범퍼 등의 모양을 좀더 스포티하게 다듬었다. 스티어링휠도 D컷 형태로 적용해 역동성을 강조했다. 실내 공간은 넉넉하게 잘 뽑아냈고 인테리어 품질이나 디자인도 수준급이다. 1.6L 터보의 가격은 2410만~2810만원이고 1.7L 디젤은 2495만~2950만원이다. 쏘나타의 기본인 2.0L는 2245만~2955만원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면서도 고민 또한 커지게 생겼다. 어떤 파워트레인을 선택해야 할지 정하는 일도 만만치 않은 고민거리다. 이런 행복한 고민은 늘수록 좋다. 디젤과 터보를 비롯해 네바퀴굴림, 고성능 모델 등 국산차의 라인업은 확장돼야 한다. 쏘나타는 시작일 뿐이다.

- 임유신 모빌리스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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